음악이야기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듣고...
자작나무1
2013. 4. 23. 19:45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듣고...
제가 20대 후반에 관리공단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같이 일하던 누나가 저에게 참 잘해 주셨어요.
월급날에는 밥도 사주시고,
퇴근 후에는 할일이 없다고 같이 놀러도 가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저에게 친절히 잘해주던
그 누나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누나는 제가 장애인이라고 잘 해 주신 것 뿐인데,
그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
누나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오늘 저녁에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들려왔어요.
그 누나가 특별히 좋아하던 노래
그 노래를 들으면서
그 누나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럼없이 저에게 잘 해주던 누나.
그 누나를 생각하면서
제가 누나를 좋아한다고 말을 안한 것이
잘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또한 제가 장애인이면서도
왜 비장애인만 좋아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 인생이 더 힘든 것은 아니었는지...
비오는 화요일 저녁시간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들으면서
그 누나를 떠올리고
이런저런 상념에 빠지게 되네요.
봄비는 내리고
술에 취해 정신없고,
누나 생각에 마음 아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