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Falco의 "Jeanny"를 듣고...

자작나무1 2013. 7. 8. 19:36

 

 

 

 

 Falco의 "Jeanny"를 듣고...

 

 제가 춘천에 살 때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어릴적 친구 하나가 있었어요.

 

 그 친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은 학교를 다닌

단짝 친구이었어요.

 

 그 친구는

비가 많이 내리는 저녁시간이면

자기집으로 놀러오라고

가끔 전화를 했어요.

 

 한여름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는 저녁날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그 친구집에 놀러가면

그 친구는

마루에서

감자를 믹서에 갈아

감자전을 부쳐주었어요.

 

 감자전에

소주 한병

 

 어두워지는 하늘 사이로

장맛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내리고...

우리는 옆에 있는 카세트를 통해

Falco의 "Jeanny"를

빗소리에 파묻히지 않도록

최대한 볼륨을 높여서 들었어요.

 

 오늘같이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그 친구와 함께 소주에 감자전을 먹었던

그 날 저녁시간들이 

그리운 여름날의 삽화로

문득문득 떠올라져요.

 

한껏 볼륨을 높이고

들었던

Falco의 "Jeanny"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