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열아홉)

자작나무1 2013. 11. 22. 17:53

선비와 산적두목(열아홉)

 

 옥에 들어오는 죄수들은

보통 두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들어와서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있거나

다른 하나는 들어오자마자

자신은 억울하다고

자신은 결백하다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다.

 

 산적두목도

오늘 아침에 옥에 들어온 떠돌이 약장수도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

 

 아침에 옥에 들어온 떠돌이 약장수

 

 들어오자마자

시끄럽게 자신은 억울하다고 마구 소리를 지른다.

 

 백두산과 개마고원에서 캐낸

귀한 약초들을 혼합하여

만병통치약을 만든 것은 사실이고,

사람들이 확실히 만병통치약이라고 믿고 먹으면

모든 병이 근본적으로 나을 수 있는 약인데,

약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옥에 갇혔다고 언성을 높인다.

 

 또한 자신이

조선팔도 뿐만아니라

청, 러시아,

바다건너 대마도와 왜까지

약을 팔러 돌아다닌 사람인데,

이런 좁은 옥에 가둘 수 있느냐고...

한바탕 난리를 피운다.

 

 떠돌이 약장수의 큰소리에 싫증이 난 산적두목

너무 시끄러워 한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약장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그냥 참는다.

 

 오늘 하루

옥안은

떠돌이 약장수때문에

어수선하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