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남한산성(넷)... 소나무
남한산성은 여러 가지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부드러운 성벽길과 역사적인 건물들
곳곳에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든 포장길과 화장실,
성벽을 따라 펼쳐지는 넓은 전망
또 하나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있어요.
남한산성 곳곳에 잘 자라고 있는 잘 생긴 소나무들, 소나무숲
그래서 저는 남한산성하면 제일 먼저 푸른 소나무가 제일 먼저 떠올라져요.
남한산성 서문, 우익문
남한산성 북문, 전승문
제가 예전에 김 훈님의 "남한산성"이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어요.
조선시대 병자호란과 남한산성에서의 항전, 결국 삼전도의 치욕을 다룬 역사소설
치욕도 삶의 일부라고 일러주던
잔잔하고 깊이가 있었던 소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남한산성에 가고 싶었는데,
한참을 지난 오늘에서야 오게 되었네요.
성벽길을 따라 걸으면서 마음 속으로
김 훈님의 "남한산성"을 많이 생각했어요.
"허송세월하는 나는 봄이면 자전거를 타고 남한산성에서 논다.
봄비에 씻긴 성벽이 물 오르는 숲 사이로 뻗어 계곡을 건너고 능선 위로 굽이쳤다.
먼 성벽이 하늘에 닿아서 선명했고, 성 안에 봄빛이 자글거렸다.
나는 만날 놀았다.
옛 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나는 세계악에 짓밟히는 내 약소한 조국의 운명 앞에 무참하였다.
그 갇힌 성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덩어리로 엉켜 있었고, 치욕과 치존은 다르지 않았다.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들이지 못할진대,
땅 위로 뻗은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으리.
신생의 길은 죽음 속으로 뻗어있다.
임금은 서문으로 나와서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길은 땅 위로 뻗어 있으므로 나는 삼전도로 가는 임금의 발걸음을 연민하지 않는다.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갇힌 성 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고,
말들이 창궐해서 주린 성을 넘쳤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받은 자들의 편이다.
성 아래로 강물이 흘러와 성은 세계에 닿아 있었고, 모든 봄들은 새로웠다.
슬픔이 나를 옥죄는 동안 서둘러 작은 이야기를 지어서 내 조국의 성에 바친다.
김 훈님의 소설 "남한산성" 중 하는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