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강원도 가족여행... 고성 왕곡마을(둘)
제가 사진을 찍은 지 3년 정도 되어가는데요.
사진을 찍으면서 빛바랜 정미소의 모습을
제 사진기에 담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대로 정미소를 만나기가 힘들었어요.
여주의 금모래은모래님이나 한결님은 자주 찍으셔서 올리시는데...
항상 부러운 마음으로 그 사진들을 바라보기만 했는데...
이곳에서 제가 바라는 정미소를 사진찍을 수 있어서
마음 뿌듯했어요.
시간이 지나가면서 남긴 상처,
색이 바래지고 낡아가는 아련한 모습들...
아날로그 감성이 풍부한 사진
물론 제 사진이 그 정도에 한참 못미치겠지만,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저와 산에 함께 다니는 형님은
여름날의 논들을 보시면
항상 벼들은 초복이 한살, 중복이 두살, 말복이 세살이라고
말씀을 하세요.
말복이 지났으니, 세살의 벼들이네요.
넓게 펼쳐진 벼들이 제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었어요.
이런 넓은 논들이 곳곳에 있어서
마을 가운데 정미소가 생기고,
전통적인 마을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기와집은 지난번 속초의 한옥마을에서 본 적이 있어요.
본 만큼 알 수 있다고...
이런식의 기와집은 함경도식 기와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추운 겨울이 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지붕의 한쪽을 길게 앞으로 늘어뜨려
그 안에 우사를 둔다고 하더라고요.
겨울철 난방비를 아끼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소와 식구들이 한 지붕아래서 사는 모습이
웬지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우리 가족이 하룻밤을 묵었던 초가 앞마당에는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었어요.
또한 초가 마당에는 머루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어요.
작은 초가임에도 마당에 다양한 나무들과 꽃들이 있어
작은 초가가 궁색하게 보이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