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오늘 오후에는 민주노총 주최로 노동자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집에서 점심을 먹고 대회가 열리는 대학로에 나갔어요.
집회시간보다 일찍 나가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공원 풍경을 제 사진기에 담았어요.
이곳도 단풍들이 많이 지고 있었어요.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오는 느낌
공원의 모습들을 제 사진기에 담으면서
계절이 바뀌어가는 모습들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키 큰 은행나무와 노란 은행잎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노란 은행잎이 참 고와 보였어요.
휴일 오후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계시거나 지나치고 계셨어요.
저도 예전에 주말에 오전 근무를 하고
오후에 시간이 남으면
마로니에 공원에 와서 오후 시간을 보냈던 일들이 떠올라졌어요.
책도 읽고, 공원에서 열리는 공연도 보고,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한가하게 주말 오후 시간을 보냈던 그 시절들...
그런 시절들이 문득문득 그리워졌어요.
가림막이 쳐진 공연장과
마루바닥 위의 둥그런 의자들이 맘에 들었어요.
역시 마로니에 공원은 달라도 다르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하얀 천막 위의 은행나무 두 그루는
몇일 후에나 단풍이 절정을 맞을 것 같았어요.
공원 한켠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최신 유행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어요.
제가 춤에 대해 잘 몰라서
그 학생들이 춤을 잘 추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다만, 흥겨운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추는 모습들은
그 학생들의 젊음과 함께 부러운 것이었어요.
춤추고 노래하는 삶
예전에는 그런 삶에 대해 몰랐는데,
아니 비생산적인 인생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가졌는데,
요즘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춤추고 노래하는 삶도 소중한 삶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굳이 경제적인 이해를 떠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맘껏 즐기면서 살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옆에서는
네 명의 젊은이들이 노래 공연을 펼치고 있었어요.
마로니에 공원이 마로니에 공원일 수 있는 이유
그것은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었어요.
가을이 깊어가는,
또는 가을이 지나가는
휴일 오후 시간을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알뜰하게 보낼 수 있어서
저 또한 행복한 시간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