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청 2주년 기념음악회
형과 함께 서울역사박물관을 나와
서울시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형은 바쁜 일로 집에 들어가시고,
저는 서촌에서 돌아다니다가
시민청에서 3시에 열리는
시민이 함께하는 2주년 기념음악회를 보러 갔어요.
3시에 모스틀리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음악회가 시작되었어요.
저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음악소리도 좋았지만,
앞의 박상현지휘자님의 섬세한 동작과 풍부한 표정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일이
더 즐거웠어요.
모스틀리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경기병 서곡을 시작으로
테너 홍성훈님이 나오셔서 오 솔레미오라는 이태리 민요와 푸치니의 가곡을 불러 주셨어요.
얼굴은 좀 투박하시게 생기셨지만, 목소리도 부드럽고 고우셨어요.
노래후의 청중들에게 말씀을 하시고, 인사를 하시는 모습에서
대개 겸손하신 분이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 다음에는
시민홍보대사이신 전강식님과 박선주님이 나오셔서
타이타닉의 주제곡을 오카리나로 연주해 주셨어요.
오카리나 연주는 여러번 들었는데,
작고 목소리가 고운 새들이 노래하는 느낌이었어요.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공연이 있었고,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과 시민합창단,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나오셔서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셨어요.
합창이후에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곡이 이어졌고,
가수 소향님이 나오셔서
You raise me up과 꽃밭에서 노래를 부르셨어요.
소향님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셨어요.
소향님 다음에는
테너 류경필님이 나오셔서
스페인 곡 그라나다라는 노래와 무인도를 부르셨어요.
무인도는 김추자님의 노래로 좀 슬픈 느낌의 노래인데,
류경필님은 이 노래를 행진곡처럼 힘차게 부르셨어요.
그게 힘있고, 박력있어서 참 좋았어요.
전에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을 보면서도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노래라는 것이 하나의 완결체로 남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변주가 가능한 잠재태라는 사실을 또한번 깨달았어요.
힘있는 노래 다음에는
류경필님은 소향님과 함께 "The Prayer"라는 노래를 부르셨어요.
앞의 테너 홍성흔님도 그렇지만,
류정필님의 멋진 노래를 들으면서
성악을 하시는 분들은
노래에도 힘이 있어야겠지만,
실제 삶에 있어서도
어떤 당당함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당당함이 노래에, 노래하는 모습에 담겨 있어
노래들이 더 듣기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비틀즈의 명곡 Yesterday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앵콜곡으로 류정필님이 나오셔서 향수를 부르셨습니다.
이 노래는 원래 두 사람이 나오셔서 부르는 노래인데...
처음 노래를 부르면서 류정필님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류정필님이 노래를 부르고
다음 사람이 노래를 받는 대목에서
작은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뒤를 보고 열심히 지휘를 하시던 박상현님이
갑자기 뒤로 돌으셔서 마이크를 잡고
그 다음 부분을 노래불렀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한 반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위사람들도 그런 모습에 와하는 경탄을 했어요.
연주회가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이
그 부분에 대해 많이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시민청, 2주년 음악회 잘 보았습니다.
새해들어 첫날에는 가족들과 근사한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리고
지난 토요일에는 시민청에서 좋은 음악회를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올 새해가 시작부터 즐겁고 조금은 경쾌하게 시작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앞으로도 주말에 멀리 나가지 않는다면,
시민청에 들러 종종 이런 음악회를 봐야지 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