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원주여행... 박경리 문학공원
강원감영을 나와
강원감영 버스정류장에서 2번 관설동행 시내버스를 타고
단구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내렸어요.
버스에서 내려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박경리 문학공원을 찾아갔어요.
저는 이곳을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했어요.
제가 10권이 넘는 토지를 읽어보지도 못했고,
박경리 선생님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도 못했슴에도
이곳만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실은 이 곳을 방문하기 위하여
일부러 당일치기 원주여행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박경리 문학공원 올라가는 길 양옆에는
검은 돌담장이 쭉 세워져 있었어요.
검은 돌담이 제주도의 돌담길을 생각나게 했어요.
박경리 선생님은 장편소설을 쓰신 소설가이면서도
짧은 글들을, 시를 쓰신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처음 읽었는데
너무나 맘에 드는 글이었어요.
마지막 두 문장은
나중에 제 글로 옮겨 와야지 맘 먹었어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젊은 날에 대한 참회이네요.
이 시도 유명하죠.
저는 통영의 동피랑에서
벽에 씌여진 글을 읽은 적도 있어요.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욕심을 버린 노년에 가질 수 있는 마음이자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경리님의 유명한 장편소설 "토지"
차곡차곡 쌓아올린 토지책을 보면서
박경리선생님은 우리나라 문학계에서
높고 높은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들었어요.
글쓰기의 어려움
전혜린이었던가...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물어보았어요.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작가인 그 사람은
글 쓰는 일이 제일 어렵다고 대답하는 장면
많은 글을 쓰셨던 박경리 선생님에게도
글을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겠죠.
글이 써지지 않을때
초조해하고, 답답해하시면서
그 옛날 사마천을 떠오르지 않으셨는지...
남자로서 남자를 잃은
그럼에도 역사에 대해 글을 써야했던
글 쓰는 자의 숙명
박경리선생님도 글이 써지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서
그 옛날의 사마천을 떠올리면서
그 답답함을 이겨나가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야의 물을 먹는 오리 두마리보다
수수한 차림의
옆집 할머니같은 박경리선생님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