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 부산여행... 첫쨋날... 해운대
오늘은 부산으로 4박5일 여행을 떠나는 날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난다.
지난달에 설연휴 기차표를 예매하면서
늦게 가는 바람에 표가 없어 6시 55분 기차를 예매하였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일어나고...
씻고, 밥 먹고, 베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
기나긴 설 연휴의 첫날
집 앞 길은 어둠 속에 묻혀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조차 보이지 않는다.
신도림역으로 들어가고...
신도림역에는 새벽부터 어딘가로 나서는 사람들로 꽉차있다.
지하철로 영등포역으로 오고...
영등포역 대합실에도 사람들이 많다.
의자에 앉아 YTN 뉴스를 보면서 기차시간을 기다린다.
기차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가고...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호에 오른다.(06:55)
출발
나를 태운 기차는 부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대전까지는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고
대전부터 대구까지는 사가지고 온 과자와 사이다를 먹고
대구 이후에는 집에서 가져온 "한권으로 보는 중국사 100장면"을 읽는다.
밀양을 지나서는 키 큰 대나무들이 보이고,
양산시의 양산타워와 금정산이 한화면으로 보인다.
부산역에 내리고
가까운 식당, 함경면옥에 들어가 왕갈비탕을 먹는다.
갈비탕을 먹고, 부산역 버스정류장에서 해운대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한참을 기다린다.
부산은 남쪽 도시라 기온이 서울보다 따뜻한데,
그 대신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무척 춥다.
주머니 속의 장갑을 꺼내 끼고...
전에 경주에서 밤늦게 기차를 타고 부전역에 내렸는데,
그 밤에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었는지
상가의 간판들이 바람에 어쩔 줄 몰라하던 모습과 소리가 떠올라진다.
해운대를 거쳐 기장으로 가는 1003번 기장행 좌석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간다.
4년전에도 부산역에서 해운대로 가기 위해 이 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
그 날은 공교롭게도 부산에 많은 행사들이,
부산 국제영화제, 부산 해운대 미술제, 나눔행사
거기에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이 있는 희망버스 행사까지 겹쳐서
부산역에서 해운대까지 가는 길이 엄청 밀렸던 기억이 난다.
버스에서 내 옆의 할아버지가
부산역에서 해운대 가는 도로가 이 길 하나 밖에 없어서
더욱 길이 막힌다는 말씀도 떠올라진다.
나를 태운 버스는 지난해 가을에 들렀던 자성대를 지나
해운대로 향하고...
도로변에 남쪽 도시답게 커다란 야자수와 동백, 히말리야 시다가 눈에 띄인다.
해운대 해수욕장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내리고...
버스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달맞이고개로 간다.
내가 부산에서 좋아하는 곳, 달맞이고개
지난 4년 전에도 오늘처럼 이렇게 여행을 다닌 적이 있었다.
오늘 일정은 지난 4년 전의 여행코스와 같아서 그런지
그 날의 여행이 여행을 하면서 자꾸 겹쳐진다.
달맞이고개에서 내리고
가까운 카페 Hollys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신다.
지난번에는 이 카페 건너편의 Angel in us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나와
언덕 위의 해월정으로 간다.
달맞이고개의 중심 정자
날도 흐리고, 앞에 소나무들이 가려져 앞의 바다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정자를 내려와 언덕길을 내려간다.
오래된 벚나무들이 심어진 길
나는 달맞이고개에 자주 왔는데,
벚꽃이 한창일 때 온 적은 한번도 없었다.
길을 내려가면서 중간중간 바다가 보이고...
언덕을 내려와 미포 표지석을 지나고...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접어든다.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많은 모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매년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와 함께
모래를 붓는 작업이다.
해운대 주변의 난개발로 인해 해마다 모래사장이 줄여드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개발로 그것을 막으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날도 흐리고
바다 사진을 포기하고
반대편 호텔 앞의 나무들을 사진기에 담으면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간다.
커다란 동백, 제주에서 많이 보았던 먼나무 등등...
The Westin Chosun 호텔 앞을 지나 동백섬 공원으로 들어가고...
길 앞에 황옥 인어공주상이 보이고...
드넓은 해운대 해수욕장과 그 너머로 좀 전에 다녀왔던 달맞이고개가 보인다.
그런데, 날이 흐려 사진 찍기는 포기한다.
지난 4년 전 이곳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으므로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키 큰 해송과 동백으로 울창한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고...
바다 옆의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어 편하게 산책을 한다.
명품 산책길
간간이 바다전망대에 서고....
비록 흐린 날씨이지만, 옆에 바다가...
드넓은 바다가 보여 기분만은 좋다. 최고다.
중간중간 동백꽃이 피어 있는데, 대부분 지고 있는 상태이다.
계단길을 따라 등대 앞으로 나오고...
등대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역광이라 어두운 사람들의 모습들을 배경으로 등대사진을 찍고
그 옆의 APEC 누리마루 하우스 안으로 들어간다.
관람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 아래로 내려오고...
여기도 지난 여행에서 들렀던 곳이다.
누리마루 앞 정원에서는 건너편으로 웅장한 광안대교가 보이고...
고층빌딩으로 이루어진 해운대 주변이 이국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키 큰 소나무들과 잘 가꾸어진 정원을 산책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정원이 제일 맘에 든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 사진기에 담고...
가끔 동백꽃이 보여 한송이씩 내 사진기에 담는다.
누리마루 하우스를 나와 이번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방풍림으로 심어진 소나무 숲,
e파란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이 곳도 소나무숲이 좋다.
소나무 사이에는 커다란 동백이, 다른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소나무숲을 나와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
해운대 시장으로 간다.
예전에 해운대에 놀러오면 꼭 갔던 식당, 국밥집을 찾아간다.
시장 안의 리베라 호텔을 찾고, 버스종점 앞의 할매국밥집을 찾는다.
한여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돌아다니다가
이 집에 와서 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던 선지국밥
10여년 전이었는데, 그때의 가격이 2.500원이었다.
지금은 4,0000원
해운대에서는 알아주는 맛집이다.
그 식당이 아직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어서 기쁘다.
이런 작은 일들이 부산의 매력이고
내가 부산을 좋아하는
더 나아가 편애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선지국밥을 먹고나와 오늘 하룻밤을 묵을 여관을 찾아
해운대 여관촌 골목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