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

자작나무1 2015. 3. 21. 20:17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

 

 젊은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셨어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

 

 어른들은 그 술이 무척 달고 맛있다고

그 만큼 귀하고 귀한 술이라고 칭찬을 늘어놓으셨지만,

젊은 사람들은 솔직히 그 술이 별로였어.

쓰기는 왜 이리 썼는지 몰라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자주 마시기는 했지만,

어른들 말씀처럼 달콤하거나 맛있는 그런 술은 아니었어

오히려 싸다는 이유로 많이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파 고생만 시키는 싸구려 술이었어

 

 너무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맛

그저 그런 술맛

쓰기만 했던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

 

 젊은 사람들에게도

시간은 흘려갔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젊은이에서

어른으로

중년으로

빠르게

빠르게

지나갔어

 

 워낙 바쁘게 살아서

젊은 날에 무척 많이 마셨던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은 잊고 살았어

 

 솔직히 기억에 남을 만한 술은 아니었으니까...

 

 나이를 먹을수록

문득문득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이 떠올라졌고,

왜 그 당시 어른들이 자신들한테

아주아주 귀한 술이라고 이야기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어.

 

 젊을 때가 아니면 마실 수 없는 귀한 술

젊음이 지나가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수 천의 돈으로도 결코 살 수 없는

귀하디 귀한 술이었다는 사실을

젊은 시절에는 미처 알지 못했어

알 수가 없었어...

 

 나이를 먹을수록

그 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나이를 들면서 조금씩 조금씩 깨닫게 되었어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

 

 또한

젊었을 때에는

젊음이라는 이름의 술도,

사랑도,

젊음 자체도

왜 그리 쓴 맛이었는지...

알 수가

알 수가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