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7일 중국 상해 가족여행기... 넷쨋날
2014년 5월 3일 일요일
어제 아침에도 피곤했슴에도 새벽에 일어났는데,
오늘 아침에도 새벽 4시 30분에 눈이 떠진다.
어젯밤에도 피곤한 가운데 늦게 잤는데...
아마 시차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한국에서는 출근할 때에는 보통 5시 30분에 일어났는데,
그래서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것 같다.
한국시간 5시 30분, 중국 상해시간 4시 30분
어제처럼 조심히 일어나 부엌에서 여행기를 이어쓴다.
모닝커피 한잔 마시면서...
6시쯤 어머니가 일어나셔서 6시 30분에 어머니랑 아침산책을 나선다.
우리 가족들이 묵고있는 호텔 주변에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다.
키 큰 나무들에 큰 대나무까지...
남국의 숲
숲 안에는 중국식 정원이 잘 꾸며져 있다.
작은 연못에 처마가 뾰족하게 올라간 중국식 정자
한산한 정원에는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가 개를 끌고 산책을 하시고...
평화로운 중국 상해의 아침
호텔 앞 정원을 나와 플라타너스의 무성한 잎들로 도로 위를 덮은 길을 따라 1930 뭐라고 뭐라고 씌여있는 골목 안으로 들어선다.
낡고 허름한 건물들, 건물에서 가난이 똑똑 떨어진다.
외부에는 빨래들이 널려있고, 그 빨래들이 아침 햇살에 너울거리고...
저번에 박노해님의 알자지라 사진전에서 보았던 문구가 떠올려진다.
빨래는... 일상의 평화를 기리는 깃발이라고...
낡고 허름한 오래된 아파트의 모습들...
그 안의 일상들은 건물처럼 초라하지만은 아니리라
또 하나, 서울에서는 건물들이 내구연한이 지나면
무조건 허물고 재건축에 들어가는데...
상해는 오래된 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하는 모습에서
우리와는 다른 그들만의 안전의식이 조금은 별나보인다.
현재와 과거가, 부와 가난이 함께하는 도시, 상해
엄마와의 아침산책을 마치고 방으로 올라와 다른 식구들과 아침을 먹기 위해 3층의 식당으로 간다.
호텔에서의 조식 뷔페
상해에서의 화려한 여행은 계속 이어진다.
식빵에 잼과 버터를 듬뿍 바르고 치즈를 올려 우유와 함께 먹는다.
빵보다는 우유가 맛있다.
저번에 제주에서 조식뷔페를 먹었을 때에도
거기 우유는 시중에서 파는 우유보다 맛이 고소했다.
이번도 마찬가지이고....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커피까지 마신 후에 호텔을 빠져나와
호텔에서 가까운 티안지팡으로 간다.
티안지팡은 좁은 골목길에 작은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골목길 안으로 작고 예쁜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여있고,
미로같은 골목에 사람들로 복잡하다.
중국 건물의 일반적인 특징이 하나 있는데,
보통 1층은 상점이고, 2층부터는 가정집들이다.
또 하나의 특징,
윗층의 가정집들은 골목길 방향으로 일상의 깃발, 빨래를 널어놓아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가족들을 쫓아 골목길을 돌아다니고, 그 사이 틈틈이 사진을 찍는다.
예쁜 가게에 예쁜 상품들
작고 앙증맞은 상품들이 중국보다는 일본풍으로 보이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예쁜카페를 발견하여 가고자 했으나,
다른 가족들이 좀전에 커피를 마셨다고 하여 그냥 지나친다.
작디 작은 예쁜 이야기들로 가득찬 티안지팡을 나온다.
다시 호텔을 찾아가는 길
도로 양편으로 멋지게 자란 플라타너스 길을 걷는다.
넓은 도로와 하늘을 뒤덮은 플라터너스의 넓은 잎
이 길은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이틀 동안 오며가며 자주 보았던 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호텔에서 짐을 챙겨 체크 아웃을 하고 이틀 동안 머물렀던 호텔을 나온다.
지아산로드역에서 성중로역으로 가서 내 동생이 살고있는 천안호원(아파트)으로 온다.
들고 온 짐을 정리하고 라면과 유부초밥으로 점심 한끼를 때운다.
엄마와 작은 엄마는 집에서 낮잠을 주무시고 싶어했으나,
내 동생이 이곳에서 한 정거장 거리의 강남 수향마을에 가자고 해서
모두를 커피 한잔 마시고 또 다시 아파트를 나선다.
다시 성중로역에서 다음역인 치바오역에서 내린다.
역 위로 올라오니, 많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인구 많은 중국의 모습
많은 사람들의 틈에 끼여 치바오 수향마을을 찾아간다.
좁은 골목길에 많은 사람들로 걷기조차 힘든 길
길 양쪽으로 오래된 건물들
그 건물들 1층에는 상가와 음식점들이 골목길을 따라 죽 이어진다.
골목길이 좁아서 그런지 양쪽에서 풍겨오는 역한 음식 냄새가 진동을 하고...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골목길에 들어서지도 못할 것 같다.
어지럽고 복잡한 골목길을 지나 좁은 수로 위의 다리 위에 올라선다.
다리 위에도 사람들이 많고...
수로 양옆으로 길에 늘어뜨린 푸르른 버드나무가 멋있고
수로 양편으로 오래된 건물들이, 주로 식당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어느 시대로 돌아간 느낌
명청시대의 분위기... 고아한 정취가 새로와지는 분위기
하여튼 이색적인 모습에 빠져 한참을 쳐다보고, 사진을 찍는다.
현재와 과거의 모습들이 함께하는 상해
또 하나 든 생각
중국에서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상가지대가 들어서서
예원이나 치바오 일대에는 유서 깊은 관광지 이전에
먹자골목, 시장통을 이룬다.
중국 상술의 한 일면이 아닐까 싶다.
복잡하고 어수선한 시장통 같은 치바오 수향마을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기 위해 치바오역으로 간다.
역으로 가는 도로변의 나무들이 눈에 익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작은 어머니에게 나무 이름을 물어보니,
이팝나무라고 말씀해 주신다.
아, 맞어 이팝나무
5월이면 쌀밥을 튀긴 것같이 작고 하얀 뭉치로 피어나는 이팝나무꽃
작년 5월, 3박4일 대구, 합천, 함양여행 시 자주 보았던 꽃
그런데 이 곳의 이팝나무들은 꽃이 다 져서 나무 이름을 금방 알 수가 없었다.
여행 둘쨋날 아침에 엄마랑 내 동생 집에서 근처의 한인타운까지 아침 산책 시
도로변에 심어있던 나무들도 이 이팝나무이었다.
꽃이 져서 이팝나무를 쉽게 알아보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한국의 이팝나무들은 수형이 제 멋대로인데,
상해의 이팝나무는 둥근 원형처럼 자라 쉽게 알아볼 수 없었다.
치바오역에서 다시 성중로역으로 온다.
역에서 동생집으로 가는데 이팝나무들이 일렬로 서 있다.
좀 전에 이름을 알았다고 신기하게도 그 새 이팝나무들이 보인다.
나무 이름 하나 아는 것이 어쩜 하찮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그 하나만으로 주위의 나무들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기쁨이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내 동생과 사촌동생은 친구를 만나러 신천지로 나가고
나는 엄마와 작은 엄마가 6.25 때와 젊으셨을 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행기를 이어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