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박3일 고창여행... 둘쨋날... 선운산 산행기

자작나무1 2015. 5. 31. 11:39

 토요일(5월 23일) 오후에는 학교에서 한자시험을 치러서

운동장에서 주차관리를 하고

주차관리 후에 용산역으로 와서

광주 송정행 KTX(17:33)를 타고 정읍역으로 왔다.

정읍역에서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여관에 들어가 9시 뉴스를 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5월 24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7시 뉴스를 보고

KBS "영상앨범 산"을 본다.

이번 산행지는 부안 내변산

오늘 내가 갈려고 하는 선운산 건너편에 있는 산이다.

네 사람들과 안내인이 함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으로 들어가시고...

5월의 신록으로 가득찬 산의 모습이 보기 좋다.

어느 정도 오르니까 건너편으로 산중호수 직소보가 보인다.

그 장면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풍경 같이 보인다.

산을 내려온 사람들은 내소사로 간다.

천년 고찰 내소사

입구의 전나무숲이며, 천년이 넘은 나무며, 단청을 입히지 않은 대웅전이며...

TV를 보면서 내소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든다.

"영상앨범 산"을 다 보고 씻고 모텔을 빠져 나온다.

터미널 방향으로 걷다가 식당에 들어가 아침을 먹고...

정읍 버스터미널에서 고창행 직행버스를 타고 흥덕 버스터미널로 간다.

나는 예전부터 선운사를 좋아하여 자주 다녔는데,

항상 선운사를 갈 때에는

정읍에서 흥덕을 거쳐 선운사로 들어갔다.

그래서 조금은 낯익은 흥덕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선운사로 가는 공용버스를 갈아타고

한국 시인들의 하늘, 학교이신 미당 서정주 선생님의 고향마을을 거쳐

선운산 버스터미널에 내린다.

선운산은 정말 오래간만에 왔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주 다녔던 절인데...

버스터미널 옆의 카페에서 시원한 냉커피를 사 마시고,

개울 건너편의 송악 군락지로 간다.

항상 선운사를 올 때면 입구의 송악을 꼭 들러보고 가곤 했다.

바위 위에 붙어사는 송악

선운사의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같은 나무이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식물

그래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안내판에 따르면, 남해안과 서해안의 섬에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송악을 바라보고 있는 관광객들의 뒷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개울을 건너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에 선다.

 

 

 양편으로 나무들이 가지런히 자라고 있고,

5월 황금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절로 향하고 있다.

주위의 커다란 나무들을 사진기에 담고...

가끔 편백도 보인다.

보통 편백은 단일 수종으로 자라고 있는데,

이곳은 다른 나무들과 함께 서 있다.

남도 여행의 좋은 점 하나

내가 좋아하는 편백을 볼 수 있다는 것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선운사 방향으로 걷다가

오른편 석성암으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이 길에는 사람들이 아예 없다.

갑자기 시장통에서 조용한 길로 들어선 느낌

멀리 산 밑으로 커다란 나무들이 보이고...

텅빈 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산으로 들어가는 길

조금을 걷자 조그만 암자, 석성암이 나온다.

석성암에는 두 분의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절 앞 텃밭에서 채소를 돌보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아래에는 사람들로 복잡한데,

이 곳은 너무나 조용하다고 말씀을 드리니,

이 곳은 수행을 하는 곳이라 조용하다고 말씀을 하신다.

암자 앞의 마당으로 검은개가 지나서 대웅전 안으로 들어간다.

5월의 햇살이 따갑게 마당을 비추던 석성암

석성암을 나와 본격적인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물기가 바짝 마른 좁은 계곡길이 이어지고...

지그재그로 만들어진 길 따라 올라간다.

주위에 사람들이 없으니까 좀 무섭기도 하고...

능선에 닿으면 등산객들이 많이 보이리라...

한참을 오르니 위에서 등산객들이 한두분씩 내려오시고...

내려오는 등산객들에게 이 길은 너무 사람이 없다고 말을 붙이니,

이 길은 정규 등산로가 아니어서 그렇다고 말씀을 해 주신다.

경삿길을 올라 마이재에 도착

마이재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계신다.

이른 점심을 드시는 분들도 계시고...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걷고...

길이 편하니까 마음마저 편안해진다.

많은 단체 등산객들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가시고...

얼마간 걷다가 도중의 바위턱에 앉아 사과 하나를 먹는다.

사과 하나 해치우고 다시 능선길을 걸으니,

수리봉 336m에 도착한다.

수리봉을 지나 능선길을 걸으니,

가끔씩 전망이 트이면서 멀리 바다와 변산쪽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록에서 녹음으로 어이지는 산 풍경들...

한참을 길을 따라 걸으니,

전망대가 세워져 있고,

전망대 위에 서니,

아래로 선운사와 산중호수, 도솔제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아래로 선운사를 바라보면서

절은 절만 둘러보면 반쪽 밖에 보지 못한 것이겠다는 생각

산에 올라와 절의 전체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산과 절이 하나인 모습

산 속에 감싸안긴 절의 모습을 함께 보아야만

제대로 된 절구경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포갠바위가 나오고...

잔모래로 미끄러운 경삿길을 내려오니,

넓은 임도길이 나타나고...

이정표에는 소리재와 참당암이 나타난다.

참당암이 등산로에서 좀 벗어난 길에 있어서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웬지 창담암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어

뭔가 반듯하고 깔끔한 이름이어서

임도길을 따라 창담암 앞으로 간다.

 

 

 창담암

이름처럼 반듯하고 예쁜 암자이다.

대웅전 앞의 연등

마당 가운데의 커다란 나무 한 그루

담장 아래에도 불두화와 배롱나무가 정갈히 심어져 있다.

암자가 참 마음에 든다.

선운산에서 내 마음에 드는 암자 하나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창담암에서 한참을 쉰 후에

임도를 내려와 소리재로 가는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좁은 오솔길

경사길이지만, 웬지 편안한 느낌으로 산을 오르고...

가끔씩 단체 산행객들이 산 위에서 내려오신다.

오름길을 오르니 소리재에 이른다.

소리재에서 용굴 방향으로 걷는다.

이 길에서는 오가는 등산객들이 많다.

천마봉, 낙조대에서 견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그래서 등산객들이 많은 것 같다.

오늘은 특히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산악회에서 오신 단체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한참을 걷다가 커다란 바위 위,

위로 소나무 가지가 펼쳐져 그늘을 만들어준 바위 위에서

두번째 사과를 먹는다.

앞으로는 푸른 산과 산 중간중간 튀어나온 바위들이 펼쳐지고...

이런 모습에서 선운산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육산 가운데 바위들이 박혀있는 산의 모습

 

 

 사과를 먹으면서,

일주일에 닷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퇴근 후에는 가까운 사람들을 꼬셔 술을 마시고,

주말에는 산에 다니고

일요일에는 사진정리와 산행기를 쓰면서 일주일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큰 욕심없이 하루하루 만족해하며 즐겁게 사는 일상

다음 주에는 어느 산에 갈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일상

사과를 먹고 바윗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니,

낙조대에 이른다.

MBC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최상궁이 자살을 했던 곳, 낙조대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중간중간 큰 바위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곳, 선운산

선운산의 매력에 또 한번 빠져본다.

낙조대 아래의 아이스께끼 사장님한테서 하드를 하나 사서

그 앞 평상에 앉아 먹는다.

산에서 먹는 시원한 하드

여름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낙조대에서 지척인 천마봉으로 간다.

천마봉 284m

천마봉 아래로는

커다란 바위들과 연등을 매단 내원궁

그 아래로 큰바위 위에 새겨진 도솔암 마애불이 내려다보인다.

 

 

 

 선운산, 작은 산인데, 그럼에도 이것저것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어서

작은 산이 그리 작게 보이지 않는다.

작디 작은 이야기들로 풍성한 선운산

산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

한 1Km정도 걸으면 무엇인가가 나온다.

1Km 정도만 걸으면 고개가 나오고, 봉우리가 나오고, 절이 나오고...

그래서 한참을 걷고 또 걸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산행길이다.

거기에 전망도 좋아

고창 앞바다와 내변산, 선운사, 선운산의 산중 호수 등이 펼쳐져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천마봉을 내려와

긴 계단길을 따라 도솔암 방향으로 내려간다.

내원궁에서는 목탁소리와 함께 염불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도솔암에서 계단길로 천마봉으로 오르시는 분들로

좁은 계단길은 붐비고...

계단길을 내려와 작은 실개천을 건너 도솔암 입구에 도착한다.

도솔암을 지나쳐 도솔암 뒤 마애불 앞에 선다.

 

 

 

 커다란 암벽 위에 크게 그려진 마애불

동학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는 마애불

조선 후기 불심을 이용해 동학운동을 일으켰던 곳

마애불 옆의 기다란 소나무에 자꾸 눈길이 간다.

마애불을 내려와 도솔암으로 간다.

이곳에서 앞마당에 연등이 펼쳐져 있다.

연등 위로 보이는 선운산 봉우리들...

산사 암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예전에는 선운사에 오면 꼭 도솔암 마애불까지 왔던 기억이 난다.

하나의 순례처럼

선운사에서 편한 길을 따라 장사송을 지나고 도솔암을 거쳐

마애불에 이르던 길

그 길은 나에게는 아름다운 길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도솔암을 내려와 길 따라 걷는다.

멋진 소나무, 장사송을 지나고,

진흥굴에 들어갔다가 나와

선운사 방향으로 이어진

넓고 편안한 길을 걷는다.

 

 

 

 

 

 예전에는 선운사에 오면 항상 도솔암까지 왔다갔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의 길을 걸으면서

이 길은 한국에서 아름다운 길에 들 것이라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곤 했다.

아름다운 길

천천히 내려간다.

주변으로 돌을 쌓아올린 돌탑들이 보이고...

나무들이 우거진 길을 천천히 천천히 내려간다.

선운사 입구에 도착

앞의 편백이 보기 좋아 한참을 쳐다보면서 내 사진기에 담고...

많은 사람들로 복잡한 선운사 안으로 들어간다.

넓은 마당에는 연등들이 가지런히 매달려 있고...

내일 있을 부처님 오신 날 행사로 분주하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오고가며 장비들을 옮기고...

무대 앞을 꾸미느라고 좀 부산해 보인다.

나는 선운사를 좋아해서 자주 찾아왔는데,

선운사에서 내가 제일 맘에 들어하는 곳은

동백이나 꽃무릇, 오래된 건물들이 아니라

조금은 엉뚱하지만,

건물들 앞의 넓은 마당이다.

 

 

 

 이제까지 다녀 본 사찰 중에서 선운사 마당이 제일 넓은 것 같다.

호남의 넉넉함이 느껴지는 절, 선운사

그 마당이 보기 좋아

마루에 앉아 하염없이 쳐다봤던 선운사 앞마당

여름에는 붉은 배롱나무꽃과 함께해서

더더욱 보기 좋았던 마당

동백이 없어도, 꽃무릇이 없어도

아름다운 절마당이다.

그런데 오늘은 내일 행사 때문인지

그런 넓은 마당의 이미지가 잡히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선운사를 나와

선운산 버스터미널로 간다.

갑자기 배가 고파져

매표소 안쪽의 선운휴게소에서

수제초코파이와 사이다를 사 먹는다.

 

 

 매표소를 지나 생태숲을 거쳐 선운산 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방금 떠나려는 고창으로 가는 공용버스를 올라타고

고창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