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검은연탄 이야기(아홉)

자작나무1 2015. 9. 6. 12:32

 검은연탄 이야기(아홉)

 

 어제 춘천에 가서

어릴적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막차를 타고 서울로 왔어요.

 

 전철로 서울로 가는 전철 안에서...

 

 어릴적 저와 친구들의 모습들이

많이 떠올라졌어요.

 

 또한

어린 시절

제 여동생과 함께

부엌에 들어가

연탄불 위에서

국자에 설탕과 소다를 넣어

뽑기를 해먹었던 기억

다른 지방에서는 뽑기를

달고나로 부르더라고요.

 

 연탄불 위에 노란 냄비

라면에 김치국물을 부어 끓으면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

 

 어린 시절에는

그리 먹을 것이

요즘처럼 넉넉하지도 풍성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달달한 뽑기나

노란 냄비 안의 라면 하나면

충분했는데...

행복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먹을 것이 너무 많아서

뽑기나 라면 하나만으로

행복을 느끼기에는

많이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풍요 속의 빈곤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

나를 태운 지하철은

저의 과거 기억들을 뚫고

어둠 속을 뚫고

힘차게

상봉역을 향해 달려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