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4박5일 중국 상해, 소주 가족여행기... 셋쨋날(12.26)

자작나무1 2016. 1. 6. 21:04

 오늘은 소주로 여행을 떠나는 날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난다.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는 이미 일어나셔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계신다.

모닝 커피 한 잔 마시고, 씻고...

다시 커피 한 잔을 타셔 찐고구마와 함께 마신다.

작은 아버지를 시작으로 다른 가족들이 일어나시고...

다른 가족들은 찐고구마와 찐계란, 귤로 아침을 때우시고...

부지런히 서둘러 호텔을 빠져나온다.

 

 

 

 

 2호선 세기대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소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홍차오 화차점으로 간다.

엊그제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해 홍차오 공항에서 내렸는데,

그 공항하고는 한 정거장 차이가 난다.

홍차오, 붉은 다리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인과 수로가 많은,

그에 따라 다리도 많을 상해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하철에서 내려 홍차오 기차역으로 올라간다.

기차역이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

서울역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드넓은 규모에 높은 천정

대륙의 역은 그 규모부터가 상상 이상이다.

우리 가족 모두 역의 규모에 감탄을 한다. 놀람

미리 내 동생이 예약해 둔 기차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승강장을 내려가 기차에 오른다.

상해에서 남경까지 가는 고속철(09:42)

고속철도 새 것처럼 깨끗하고 의자와 의자 사이의 공간도  넓어

우리의 KTX보다 편하다.

중국에 이런 고속철이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중국의 발전을 이 고속철만으로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긴 큰 땅덩어리의 중국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겠지만...

출발

넓은 창으로 상해의 외곽 지역이 펼쳐진다.

좁고 넓은 수로들이 연달아 보이고, 넓은 논들도 자주 보인다.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풍경

수로 주위를 관광지화해도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다.

관광자원이 무궁무진한 중국

오랜 역사와 다양한 지형

그것이 빚어내는 풍경들...

관광 중국의 미래의 모습들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중간중간 단일 수종의 나무들로만 이루어진 작은 숲도 많이 보인다.

커다란 공장들과 웅장한 크기의 아파트가 연이어 나타나고...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면서 산이 없는 중국 동쪽의 대평원의 모습도 함께 떠올라진다.

중국 임어당과 허세욱 교수님의 책에서 읽었던 대목

서고동저 - 중국의 서쪽은 사막과 고원, 큰 산맥들로 이루어져 있고,

중국의 동쪽은 대평원을 이룬다는 글도 생각났다.

지난 5월의 상해 여행에서는 상해가 물의 도시,

수로가 사방으로 거미줄처럼 엮어진 그런 모습들을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이번에 새롭게 깨닫는다.

아침에 호텔을 나올 때 미세먼지, 연무가 많아 주위의 빌딩들이 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작은 아버지의 말씀이 상해에 물이 많아 연무가 더 심하다는 것이었다.

그래 맞어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도 아침마다 안개가 심했어

안개의 도시, 춘천

옆의 내 동생은 상해에서는 겨울에 석탄으로 난방을 해서

여름보다 겨울이 공기가 더 안 좋다고 말한다.

소주역에 도착

소주역도 상해 홍차오역처럼 크고 웅장하고 깔끔하다.

현대적인 역사의 모습

내 동생이 나가면 먹을 것이 마땅치 않다고 입구의 KFC에서

햄버거라도 먹고 가자고 제안을 한다.

그래서 KFC에서 햄버거와 치킨, 커피를 사 먹는다.

내 동생이 중국의 KFC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에그타르트를 판다고 해서

사달라고 해서 먹어보았는데, 부드럽고 달콤하고 맛있다.

중국 KFC의 에그타르트

이것저것 먹고 2층의 화장실에 들른다.

작은 어머니께서 중국에서는 화장실이 깨끗하지 못해

화장실에 갈려면 KFC나 맥도날드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신다.

入多出少

먹을 것은 많고 화장실은 적은 중국

역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5번 버스를 타고 반문으로 간다.

중국의 버스요금 20위안, 한국돈 400원

예전에는 10위안이었는데, 지금은 2배 올랐다고 한다.

버스요금은 우리나라에 비해 거저이다.

우리 가족을 태운 버스는 소주 시내를 가로질러 달린다.

창 밖으로는 수로와 수로 옆의 많은 나무들과 공원들

도로도, 인도도 넓어

한국의 고양시의 일산 신도시가 겹쳐진다.

전원도시 소주

우리 아버지의 말씀이셨을 것 같다.

북경이나 연변에서 돈을 많이 벌면 청도에 가서 살고,

그 이상의 돈을 벌면 항주나 소주에서 산다는 말씀

따뜻한 도시, 항주, 소주, 계림

우리를 태운 버스의 운전 기사의 운전이 난폭하다.

툭하면 경적을 신경질적으로 울리고

도로에서도 마구 달린다.

버스에서 내린다.

앞에는 고성 모양의 고급스러운 호텔이 딱 버티고 있다.

호텔 담벼락을 따라 우리가 가려는 반문경구로 간다.

 

 

 

 

 

 

 

 

 

 

 

 

 

 

 입구에서 표를 사고...

문을 들어서자 아주 높다란 서광탑이 세워져 있다.

탑의 높이만으로 장관을 이룬다.

4년 전에 1박2일 경주, 부산여행을 하면서

경주 분황사에서 안압지로 가는 도중에

빈터의 황룡사지를 지나가면서

오늘날 황룡사 9층 목탑을 새로 복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던 일이 떠올라졌다.

서광탑 앞에는 넓은 호수가 있고, 호수 주변으로 목교가 설치되어 있다.

주변 정원에는 내가 좋아하는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연신 사진기에 나무 사진을 찍으면서 호수 주변을 돌아다닌다.

지난 5월의 상해 예원은 좁은 터에 작은 정자와 연못, 무성한 나무들로

꽉찬 느낌의 아기자기함이 있었는데,

여기는 넓은 호수에 나무 사이의 공간도 넓어 보는 눈도 시원하고 맘도 확 트인다.

곳곳에 정자를 비롯한 옛건물들도 많다.

상해 예원도 좋았는데, 이곳도 그에 못지않게 좋다.

멋진 곳에 와서 기분이 좋아진 나

호수 뒤로는 커다란 목조건물이 나타나고...

나무 사이의 산책길을 따라 고성으로 간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 때 세워진 유서깊은 성

전에 읽었던 정비석님의 손자병볍이 떠올라진다.

성 바깥으로는 해자 역할을 하는 수로가 놓여있다.

성이 높아서 성에서는 서광탑과 큰 호수, 무성한 나무들이 한눈에 잘 보인다.

시원한 전망

예원보다 이곳이 더 낫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성 위에는 정자 안에 찻집이 있고...

고성을 내려와 나룻배를 타러간다.

입구에서 표를 끊을 때 나룻배 타는 비용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중국 아줌마가 노를 젓는 나룻배에 올라탄다.

오늘은 고속철도 타고, 나룻배도 타고... 즐거운 여행이다.

좁은 수로를 따라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노 젓는 아주머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래를 잘 하시는지는 모르겠고, 목소리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맑고 높다.

우리가 노래를 다 듣고 모른 척을 하고 있으니까

우리 가족들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노래 솜씨에 따라 돈을 주어야한다고...

우리 어머니가 내 동생에게 돈을 주라고 해서

내 동생이 아주머니께 돈을 드리니까 좋아라 하신다.

또 다시 신나게 노래를 부르신다.

엉큼하면서도 순진한 중국인 아주머니

중국인의 상술

하긴 먹고 사는 것이 다 그렇지,

치사하고 아니꼬와도 그러면서 돈을 벌고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지...

살아가는 일의 힘겨움도 함께 느껴진다.

배를 타고 나와 호수를 따라 출구를 찾아간다.

가는 길에 새장 안에 구관조가 갇혀있다.

작은 아버지가 새장 가까이 가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까

중국말이 아니어서 그런지 모른 채 한다. 

또 다른 한켠에는 무성한 대나무가,

그 대나무숲 안에는 작은 정자가 숨은듯이 자리를 잡고 있다.

대나무가 잘 자라는 상해, 소주

볼 것 많은 반문경구를 나온다.

반문 앞 버스정류장에서 유2번 버스를 타고 사자림에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번호 앞에 유자가 붙은 버스는 이곳의 유명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버스라고 한다.

도로 옆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잎이 다 떨어져 근육질의 역도사의 모습으로 보인다.

버스에서 내려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허세욱 교수님의 "중국인, 중국문화 에세이"에서 중국의 5천년 역사는

좁디좁은 골목에 스며들어 있다는 글이 떠올라진다.

노천박물관... 골목길, 롱

 

 

 골목 안으로 들어가다가 중간의 정혜사라는 절에 들어간다.

그리 유명한 절은 아닌 것 같은데, 오래된 절의 모습이 보인다.

중국에 와서 도교 사원에도 가보고 싶은데,

그리 기회가 닿지 않는다.

 

 

 

 

 좁은 수로 앞에서 우로 돌아 도로 중간에도 작은 수로가 놓여

있는 도로를 건너 평강로로 들어선다.

옆에는 예의 수로 아래 물이 흐르고,

그 옆에는 작고 예쁜 공방과 식당, 찻집, 상점이 길 따라 쭉 이어져 있다.

지난 5월에 다녀온 상해의 티안지팡 같은 길

좁은 길에서 많은 사람들로 복잡하지만, 옆에 수로가 있어 그런지

복잡한 길도 낭만적이고 운치있게 보인다.

나는 나대로 수로와 상점들을 사진 찍느라고 바쁘고...

도중에 가게 이름 아래 130years... 어쩌구 저쩌구 씌여있는 식당이 보여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만두 요릿집, 품상

2층으로 올라가 만두, 딤섬, 물만두, 춘권 등을 주문해서 먹는다.

특별히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 특유의 역한 향이 없어 그런대로 잘 먹는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걷는다.

좀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복잡한 길을 걷는다.

사람들로 가득찬 좁은 길 사이로 자전거가, 오토바이가 수시로 들락날락하고...

작은 아버지께서 이렇게 혼잡한 길에 자전거나 오토바이의 통행을 막을 것이지

그냥 방치해둔 이 지역의 행정당국에 불만을 토하신다.

복잡한 길, 길 중간중간 반가운 한국말도 자주 들린다.

한국에서 오신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신 것 같다.

내 동생과 함께 음료수 판매점 CoCo에서 주문한 음료수를 기다리고 있는데에도

앞줄, 뒷줄에도 한국말이, 한국분들이 눈에 띄인다.

반가움

CoCo에서 산 과일쥬스를 먹으면서 길을 걷는다.

CoCo는 지난 5월 달에 상해를 돌아다니면서 CoCo라는 음료수 가게를 자주 보아서

내가 내 동생에게 음료수를 사 먹자고 해서 사게 되었다.

맛은 그리 맛있지 않았다.

시원하지도 않고....

좁은 수로 위로 작은 배들이 지나다니고....

수로 옆으로는 능수버들이 능청스럽게 늘어져 있고...

수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수로로 인해 주변 풍경이 평화스러워 보인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수향마을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물을 잘 이용하는 중국과 일본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좁고 복잡한 길

그 길 사이로 무작정 들어오는 자전거와 인력거

해도해도 너무하다.

우리가 한참을 걷고 있는데 앞에서부터 길이 정체가 된다.

가까스로 앞으로 나가보니까 자전거끼리 충돌을 하였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의 길을 막은 채 서로 싸우고 있다.

그런 모습에 내 동생이 큰소리로

그럴 줄 알았다고... 사람들을 겁주면서 빠르게 지나가더니만,

결국 이런 사고가 났다고 쌤통이라고 말을 한다.

그러자 주위의 사람들이 내 동생의 이야기에 웃는다.

주위의 웃고 있는 분들은 거의 한국분일 것 같다.

사고 후에 자전거를 빼 주어야 하는데,

계속 늦장을 부리니까

내 동생이 한번 더 크게 말을 한다.

중국사람들은 곤조가 있어서 잘못을 해도 쉽게 인정을 하지 않는다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더더군나 양보가 택도 없다고 말 한다.

다시 한번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중국에서도 큰소리치며 사는 내 동생, 여걸

 

 임어당님과 허세욱님의 책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충과 효를 강조하는 중국

가정과 국가를 중요시하면서도

그 중간의 사회가 빠졌다는 이야기

가정에서의 효, 국가의 충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사회가, 사회의식이 없고

그러다 보니, 공공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체면이나 위신, 그것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하는 이야기이지

낯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좁은 골목길에서 사람들의 통행을 막은 채

무작정 입씨름을 하고 있는 자전거 운전자들을 보면서

오늘의 중국의 모습을, 중국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평강로를 나와 다시 소주역으로 가기 위해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버스정류장에서 소주역으로 가는 버스는 쉬이 오지 않고...

버스정류장 뒤로 좁은 자전거 도로로는 무수히 많은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쉴새없이 지나간다.

특히나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모는 여자분들도 많이 보인다.

오늘날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이끄는 디딤돌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물결을 보면서

오늘날 중국 경제 발전의 시작은 이 물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역동적인 중국의 모습

유2번 버스를 타고 소주역으로 간다.

거대한 소주역

 

 

 소주역에서 고속철(17:56)을 타고 상해 홍차오역으로 간다.

2호선 상해 홍차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세기대도역으로,

우리 가족이 이틀째 묵을 Ka CEO Hotel 32층으로 올라간다.

호텔방에서 씻고 여행기를 쓰다가 일찍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