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빈집(둘)

자작나무1 2016. 1. 12. 16:02

 빈 집(둘)

 

 사람들이 떠난 빈 집에는

고요만이

적막만이 가득하다.

 

 먼지가 쌓이고 쌓여

두터운 두께를 이루고

그 두께 위로

가벼운 풀씨들이 날아와

잎을 틔우고

작은 꽃을 피운다.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밤에는 별빛이 내려오고,

창문은 깨져 나가면서

바람이 수시로 드나다닌다.

 

 비와 추위를 피해

들고양이들이 찾아들고

새들도 찾아와

바닥에 고인 물을 마신다.

 

 빈 집은 어느새

무너지고 깨지고 부서지면서

자연의 일부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