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을지로3가 커피 한약방
자작나무1
2016. 2. 14. 21:24
을지로3가 커피 한약방
을지로3가
비좁은 골목길 안에
숨은듯이 앉은 품새의
커피 한약방
골목길이 좁아서 그랬나
거친 시간들이 이 다방은 비켜갔어
서울이 경성이라 부르던 시대의 다방
그대로의 모습이었어
지난 시대의 가구들과
시간에 맞춰 댕댕거리는 괘종시계
어디서 구했는지
오래된 물건과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어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어수선하고
조금은 쓸쓸함이 묻어나던
그래
그런 것들이 과거의 모습이지
정돈되지 않은
정돈할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
LP판을 통해
올드팝
브레드의 If가 흘러나오는 다방
세상이 빠르게, 빠르게 돌아가더라도
어느 한곳은 그런 세상의 흐름과 무관하게
옛모습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모습에
문득 내 마음은 괜시리 고맙고
마음 한편이 든든해졌어
다방앞
조그만 나무의자에 앉아
담배 한개비 피우면서
문득
지난 과거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느낌이 들었어
내뿜는 담배연기가
현재나 미래가 아닌
지난 과거로 빨러들어갈 것 같은 느낌의
을지로3가 커피한약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