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병상에서의 가족식사

자작나무1 2016. 2. 19. 07:37

 병상에서의 가족식사

 

 저희 아버지께서 지난 2월 1일부터 지금까지 병원에 누워 계십니다.

그래서 일과 후에는 술을 마시지 못하고

병원으로 갑니다.

 

 엊그제 저녁에는

어머니가 도시락으로 저녁을 싸가지고 병원으로 오셨습니다.

아버지 병상에서

아버지, 어머니, 제 동생, 저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육회와 김치와

어머니가 새로 하신 오이 소박이

아버지는 육회에 배가 빠졌다고 말씀을 하셨고,

저희 어머니는 정신이 없으셔서

배를 꺼내놓고도 깜빡하셨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 동생은 이렇게 좁은 식탁에서

네 식구가 함께 밥을 먹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저대로 대방동 지하 단칸방에서

먹었던 저녁식사가 떠올려지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의 병원 입원으로

걱정과 불행이 교차하는 시기에

짧게나마 가족들이 함께 저녁을 먹는 시간은

짧았던 만큼 행복한 시간들이었고,

그런 행복한 시간들을

제 기억 속에 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저의 기억조차 변덕스러워서

오래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

글로 남겨 둡니다.

 

 우리 식구

네 식구의

행복했던 저녁식사 시간

 

 불행하다고 모든 시간들이 모두 불행할 수는 없겠지요.

불행 중에도 작은 행복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작은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그런 것들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