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1 2016. 12. 7. 08:25

 눈길

 

 어젯밤에는 살짝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는데

신도림역 주변은 눈이 다 녹았는데,

온수역 주변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인도를 따라 길게 눈길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눈길

고요하고 적막한

아늑한 길

눈길

그 눈길을 밟기가 무척이나 미안했습니다.

또한 오래전에 읽었던

노쳔명님의 "설야산책"에서

읽었던 한 문장이 떠올라지기도 했습니다.

 

 '눈이 내리는 밤은 성찬을 받는 밤이다'

 

 그 글을 떠올리면서

조용히 눈길을 지나갔습니다.

오늘 아침의 눈길은

하늘로부터 성찬을 받는

그래서 고맙고 감사한

성스러운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