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월호 유가족

자작나무1 2017. 1. 7. 01:14

 세월호 유가족

 

 누군가는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말을 하고

누군가는 죽은 아이들을 팔아 고만 돈을 벌라고 욕을 하고

누군가는 북한 노동당의 지령으로 움직인다고 모함을  합니다.

 

 정말 모든 것을 다 치우고

한국사람들이 오지않는 외국에서

조용히 살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한국

보이지 않는 높은 벽들

그 벽들이 얼마나 높은지

그 높은 벽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지난 천일을 뒤돌아보면

세상이 캄캄해 보이고

눈물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결코 짧지않았던 천일

그러나 천일동안 이룬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배가 왜 침몰하였는지,

좀 더 신속하게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배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것은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천일동안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슴에도

어느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알고 싶었던 사실들보다는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아이들을 바다에

가슴에 묻은채

세상과 싸워나가는 일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괴물과 싸우는 일이었습니다.

 

 돈없고 힘없는 백성들에 군림하는 공무원들

정치는 수싸움이라면서

수가 적어 도와줄 수 없다는 야당

여소야대가 된 지금은

국민의 대변인인 야당은

국민의 뜻을 명확히 가져오라면서

우리들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차갑고 어두운 바다속에서 죽었는데,

우리들은 세상이라는 또다른 바다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천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 힘들고 지쳐서

도와달라고...

우리의 편이 돼달라고 이야기할 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천일을 넘어

또 다른 하루를 맞을 것이고

또 다른 천일을 위해

앞으로 나갈 것입니다.

 

 세상사람들의 냉대와 질시

이미 각오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서

아니, 너무 억울해서 그만 둘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이 세상은 어둡고 냉랭한 바다속이 아니라는 것을

빛을 이기는 어둠이 없다는 것을

어둠속에 묻힌 진실들은 꼭 밝혀져야 한다는 상식

맞아요

상식

그 상식이 이 세상에서 통용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 상식을 이루기위해

천일위에

또 다른 하루를 얹습니다.

 

 왜

나를 위해

죽은 아이들을 위해...

왜 그러면 안되나요....

 

 또 다른 우리의 아이들이

어처구니없는 일로

억울한 죽음을 막기위해서라도

죽음 이후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당하지 않기 위해

힘들고 괴롭지만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알든, 모르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진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외롭고 힘들더라도

우리의 갈 길을 갈 것입니다.

 

 좋은 세상

언젠가는 오겠지요.

또한

좋은 세상으로 가는

갈림길에는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리고 세월호의 진실을

공권력으로 막았던 사람들이 처벌되는

과정들이 생략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천일을 겪으면서

길바닥에서 뼈져리게 느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