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제주도 여행... 둘쨋날(6. 5)
6시30분에 일어난다.
일어나서 커피를 타 마시는데, 어머니가, 조금 후에 성주가 일어난다.
모닝커피를 마시고 콘도 앞, 한국콘도 중문 산책로로 아침산책을 나간다.
한국콘도 옆의 중문 롯데호텔, 리조트
지난 1월 우리 가족들의 제주여행 셋쨋날
내 동생의 안내로 다녀왔던
롯데호텔 산책로와 길이 겹친다.
길 옆의 무성한 나무들, 계곡 안은 원시림을 이룬다.
지난 제주도 가족여행에서도 제주의 나무들은
중국 상해의 나무들과 비슷하다는 느낌
먼나무, 녹나무, 팔손이, 소철, 동백
많은 나무와 많은 새들, 새소리
나무 아래로는 새소리로 시끄럽다.
제주 민요에 이런 노래가 있다.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요,
저녁에 우는 새는 님이 고파 울지요..."
바다 전망대 아래에는 역시 지난 1월 달에 다녀왔던
키 큰 야자수가 서 있는 중문 색달 해수욕장이 보인다.
아침산책을 마치고 콘도로 돌아와
어제 저녁 먹고 남은 돼지불고기로 아침을 먹는다.
오늘 두번째 믹스커피를 마시고 콘도를 나온다.
어제와는 달리 서부 일주도로로의 드라이브
많은 호텔들과 가로수로 멋진 나무들이 심어진 중문도로
내가 혼자서 제주에 온다면 경주에서 보문호를 외면하듯이
중문에 많은 유명 관광지가 있슴에도 철저히 외면을 할 것이다.
많은 돈으로 꾸민 모습에 별로 정이 가지 않는다,
조금은 생경한 모습의 중문
그럼에도 하늘을 메울듯한 가로수의 모습들은 장관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
나의 이중성
중문을 지나 산방산으로 간다.
특이한 모습의 산방산
운전을 하는 성주는 산방산을 뒤집어서 한라산 백록담에 거꾸로 꽂으면
그 크기가 맞아 쏙 들어간다고 이야기해 준다.
제주도 문화해설사, 성주
성주는 서울의 회사에서 갑작스런 퇴직 후 1년 동안 제주도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제주도에서의 1년이 자신이 선택한 유배생활처럼 답답했다고 이야기 한다.
요즘 유행인 제주도에서의 한달 살기,
그 이면에는 제주도의, 섬으로서의 답답함이 숨어 있는 것 같다.
현기영님의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많은 물로 이루어진 제주바다가 자신을 가두는 옥쇄 같다는 이야기
어머니와 성주는 입구의 카페에서 앉아 있기로 하고
나 혼자 절로 올라간다.
초입의 보문사를 지나고 좁은 계단을 따라 산방굴사로 올라간다.
지난 2월 2박3일 남도여행 시 둘쨋날
고산 윤선도 유적지서 비자나무를 보기 위해 산길을 올랐던 일들이 떠올라진다.
그 날 아침처럼 계단을 오르면서 땀이 돋기 시작하고...
주위의 무성한 나무들로 좁은 계단길은 어둡고,
전망이 틔인 곳에서는 아래의 용머리 해안, 하멜상선
서쪽으로는 넓은 벌판에 집과 들판과 산들이, 오름이 펼쳐진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들
제주도의 보물, 아름다운 자연
산방굴사에 도착
굴 안의 부처님
부처님 앞에는 약수도 있다.
굴 안이라 분위기가 축축하고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열심히 기도를 드리시고 계신다.
다시 올라왔던 계단길을 내려가고...
올라갈 때에는 땀이 솟을 정도로 힘들더니만,
내려갈 때에는 금방이다.
내려가니 어머니와 성주가 절 아래 카페 "EDAzang coffee"에 들어가 앉아계신다.
나도 제주 한라봉 아이스크림을 사서 안으로 들어간다.
예의 카페 사진을 찍고 어머니, 성주 옆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옛날 아이스께끼 맛
시원한 맛에 먹는다.
양이 적었던 것이 흠
카페를 나와 송악산 방향으로 달린다.
바다 위의 형제섬
바다 위의 분재작품 같다.
바닷길 옆의 많은 예쁜 카페들
제주는 어느새 카페 도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다음에 제주에 오면 첫번째로 카페 여행을 할 것 같다.
송악산 아래
마라도와 가파도로 가려는 사람들과 차들로 인해 시장바닥을 이루고 있다.
성주가 제주에서 일년 동안 살면서 가보았던 곳 중에서
송악산 정상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마라도가 가파도가 보이는 송악산 정상
나도 다음에 또 제주에 오면 송악산에 오르고 싶다.
제주
많은 명소들이 숨어있는 곳
그래서 제주에 올 때 마다 가고 싶어지는 곳들이 점점 많아진다.
복잡한 송악산을 지나 대정의 추사 유배지를 찾아간다.
넓은 평원, 밭담 사이로 농작물이 자라고...
앞의 단산, 뒤의 송악산
산들의 모습이 기괴하다.
중국 계림의 한쪽을 보는 것 같다.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제주에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
"대정 읍성은 조선 태종 16년(1416), 제주도에 대정현이 설치되고 2년 뒤에
축조됐다. 성벽의 둘레는 약 1,614미터이고, 높이는 약 5미터이다.
산과 계곡을 끼고 있는 다른 읍성과 달리 집과 밭들 사이에 있어
전쟁을 방비했다기보다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높은 울타리라는 느낌을 준다.
셩벽 앞에는 하르방 4기가 우리를 방긋이 쳐다본다. 최근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리지널이다. 어딘지 유머가 느껴지는 이 하르방은 제주시에
있는 것과도 다르고 성읍 쪽의 것과도 또 다른 대정 특유의 모습이다.
민중적 이미지가 훨씬 강하다고나 할까. 민화 같은 소탈함이 있다고 할까."
유 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중에서 P.379
대정 성지 입구의 돌하르방
추사 유적지 앞에는 검은 성벽이 길게 세워져 있다.
오늘은 월요일
내가 가고자 했던 추사유배지는 월요일 휴관이다.
성주는 성주대로 그런 것도 모르고 여기에 왔느냐고 한마디 한다.
성주는 어려서부터 그랬어
내가 조그만 실수나 잘못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지적을 했어.
그래서 친구이면서도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어.
추사유배지를 나와 중산간 도로를 달려 한림읍으로 간다.
편백인지, 삼나무인지 헷갈리는 키 큰 나무들
목장 울타리 안의 마방, 마방 안의 말들
제주도의 또 다른 풍광
도로를 달리면서 창 밖 풍경에,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에 푹 빠진다.
사람들로 복잡한 협재 해변에 도착한다.
해변 뒤 식당, 포차돈에서 생선구이로 점심을 먹는다.
옥돔 한마리에 1만5천원
갈치 두 토막에 2만원
제주에서 음식값에 대한 타박은 삼가할려고 한다.
식사 후 다시 협재 해변으로 간다.
비양도가 바라보이는 협재 해변
바다 빛깔이 옥빛이다.
입구의 해녀상, 얕은 바다의 해수욕장
검은 돌탑의 돌탑군
어머니와 성주랑 새로운 돌탑을 쌓고
세사람이 새로 쌓은 돌탑 앞에서 각자의 소원을 빈다.
화장실 뒷편의 소나무숲
그 숲도 장관이다.
협재 해변을 돌아다니다가 입구로 다시 와서
카페 "쉼터"에 들어간다.
2층으로 이루어진 세련된 건물
넓은 통유리를 통해 예의 협재 해변과 비양도가 보인다.
1층, 2층, 옥상을 돌아다니면서 카페 사진을 찍고.
2층 테이블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카페를 나와 근처의 명월성을 찾아간다.
네비를 통해 어느 골목길 안쪽에 차를 주차하고
밭담 사이의 길을 따라 명월성을 찾아간다.
그런데 길이 끊어지고 더 이상 명월성으로 갈 수가 없다.
젠장 이럴수가... 낭패
다시 걸어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고...
골목길 안쪽의 조그만 사찰, 천불사원이 보여 그 안으로 들어간다.
긴처마 지붕이 거무스름하여 중국의 사찰과 비슷한 분위기
조용한 사찰 분위기
조그만 마당에는 수국꽃이 피어있다. 반가움
천불사원을 나와 좀전에 지나왔던 중산간 도로에 들어선다.
오름과 목장이 보이는 중산간 도로
중간에 운전을 하는 성주가 갑자기 졸렵다고 해서 차를 세운다.
마장, 라온 리조트
흰울타리 안쪽으로 말들이 있다.
어미말을 쫓아다니는 새끼말
전에 다녀왔던 고양시 원당 종마목장 분위기가 생각난다.
정상에 철탑이 세워진 검은오름 위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타시는 사람들이 보인다.
웬지 편안한 풍경 속
제주 중산간 마을의 풍경들
다시 도로를 달린다.
조금은 밋밋한 풍경들
원형 로타리 옆에 편의점이 보여 편의점 앞에 다시 차를 멈춘다.
캔커피를 사서 편의점 앞 의자에서 마시고 있는데,
편의점 옆 밭에
내가 보고 싶어했던 푸릇푸릇한 보리밭이 보인다.
촐랭이 나,
쪼르르 보리밭으로 가서 사진을 찍는다.
고향이, 어머니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보리밭
편의점을 나와 중문 한국콘도로 온다.
어머니는 콘도에 들어오시자마자 저녁준비를 하신다.
부지런한 어머니
돼지불고기에 김치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이신다.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고 커피까지 타 마신 후에 나의 제의로 다시 밖으로 나온다.
제주 서귀포 남원의 서연의 집
중문을 지나고 서귀포 시내를 지난다.
높은 빌딩이나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시내 풍경
운전기사 성주에게 우리 어릴적 춘천 시내 모습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한다.
깜깜해진 후에야 골목길을 지나 서연의 집에 도착한다.
좁은 도로 건너로 바다가 보이는 서연의 집
그런데 어두워서 그 앞바다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마당 안의 수국
2층 가정집은 카페와 세트장으로 꾸며져 있다.
CAFE DE SEOYUN
카페에서 과일쥬스와 바닐라 쉐이크를 시켜 마시고...
카페 안을 돌아다니면서 카페 사진을 찍는다.
벽에는 영화 장면들이 사진으로 붙어있고...
국민 여동생 수지의 모습... 풋풋한 모습
탁자 위에는 건물 모형과 전람회의 CD도 진열되어 있다.
2층에는 커다란 칠판이 걸린 세미나실 분위기이다.
2층의 유명한 마당은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첫사랑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내용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보다는
그 당시 젊었을 때의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 커서
첫사랑을 잊을 수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
서연의 집을 나오면서 전에 라디오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떠올라졌다.
어둠 속의 길을 뚫고 숙소로 간다.
도로 옆에 가로등이 없어 도로가 어둡다.
하늘을 쳐다보니, 별들도 보이지 않는다.
조금은 무서운 길
9시가 넘어 숙소에 도착한다.
콘도에 들어와 목욕을 하고
성주와 함께 누워
MBC 드라마 "파수꾼"을 보다가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