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박2일 화순, 광주 여행기... 첫쨋날... 화순 운주사(11.25)

자작나무1 2017. 11. 29. 21:11

  부 모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을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을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양희은님의 "부모"


 

 어젯밤에는 편선생님이 오셔서

집에서 가까운 닭갈비집에서 닭갈비에 소주 한병씩 마시고

집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잤다.

밤 늦게 커피를 마셔서 그랬는지

밤새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자다가 깨고, 자다가 깨고...

짧은 잠 속에서는 이런저런 꿈들에 시달리고...

비몽사몽간에 아침 5시 55분에 일어난다.

 

 부엌에서 모닝빵에 어제 먹다 남은 햄과 치즈를 넣어 먹는다.

요즘 나의 아침식사

식사 후 씻고 배낭을 챙겨 집을 나온다.

1박2일 화순, 광주 여행

신도림역에서 용산역으로 가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다가 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목포역으로 가는 KTX 산천호(07시58분)

나를 태운 기차는 빠르게 달리기 시작하고...

광명역을 지나면서 창 밖으로 눈에 쌓인 산과 들이 보인다.

산에도, 들에도, 지붕 위에도 하얀 눈, 눈세상

화성과 평택을 지나면서 더욱 많은 눈들이 쌓여있다.

겨울세상

눈은 공주역까지 계속 이어진다.

엊그제 밤에 내린 눈은 서울보다는 경기도 화성과 평택, 충청지역에 많이 내렸다고 한다.

공주역을 지나면서는 눈은 보이지 않고 빈들판이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겨울 벌판

지난번에 부안을 가기 위해 내렸던 정읍역을 지나고...

광주송정역에 도착한다.

금호타이어 공장이 보이는 광주송정역

광주송정역 지하철로 내려가 광천 버스터미널을 가기 위해 지하철 1호선을 탄다.

서울보다 작은 지하철

칸과 칸 사이의 문은 떼어서 없다.

지하철 간격이 길어서 그런지 한참을 기다린다.

광주에서 지하철을 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정역에서 내려 광천터미널을 찾아간다.

광주에는 은행나무에 은행잎이 많이 달려있고,

그 아래에도 은행잎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의 광주

신세계 백화점을 지나고 광천터미널을 지나 

터미널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화순 운주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조금 있다가 화순 운주사로 가는 218번 능주행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시내버스를 타고 광주시내를 지나간다.

오래간만에 찾아온 광주

건물 너머로 부드러운 능선의 무등산이 보인다.

광주의 모산, 무등산

광주와 화순의 경계인 너릿재를 넘는다.

화순에서도 무등산은 광주보다 훨씬 더 잘 보인다.

화순에서도 화순의 진산은 무등산일 것 같다.

화순 군내버스 정류장을 지나고

길 사이로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이 나타난다.

단풍이 들어 황금빛으로 변한 가로수길

갈색빛으로 변한 가로수길

그 길 옆으로는 철로가 지나간다.

능주에서는 장이 열렸는지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양손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힘들게 버스에 오르신다.

버스 안은 어느새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가득찬다.

능주에서도 운주사는 한참이다.

내가 어젯밤에 잠을 못 자서 그런지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고인돌 유적지를 지나고 한참을 달리고 달려 운주사 입구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장 건너편의 식당, 민속정에서 산채비빔밥을 먹는다.

옛 물건들, 골동품들로 가득찬 식당

식당 겸 민속박물관 같은 식당

음식 반찬들도 풍성하게 잘 나온다.

남도의 식단

 

 

 

 산채비빔밥을 먹고 길을 건너 운주사를 찾아간다.

10여년 전에 한번 왔었던 운주사

천불천탑 운주사

요즘 갑자기 운주사가 생각나서 찾아오게 되었다.

매표소를 지나 운주사로 간다.

일주문 뒷편으로 공사가 한창이고...

공사현장을 피해 운주사로 간다.

커다란 절벽 앞의 돌부처님들

돌부처님들은 뭐가 그리 피곤한지

암벽에 기대어 있다.

현대 봉급생활자들을 보는 것 같은 느낌

중앙의 풀밭에는 기다란 석탑들과 감실불상이

정렬 없이 세워져 있다.

많은 불상과 석탑들

특히나 다른 절들에서는 볼 수 없는 석탑이며, 불상들이다.

다양한 모양의 석탑과 석불들...

 

 

 

 

 

 

 

 

 

 

 

 옆의 전통찻집에 들어가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고...

안마당의 공사 중인 절을 지나 그 옆의 산길을 오른다.

둥근 원형의 돌들로 탑을 쌓은 석탑

석가탑 양식의 탑만 보다가 이런 탑들을 보니까

딴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석탑들이, 불상들이 있을 수 있지... 하는 생각

공사바위를 오르는 언덕길에서

어떤 아저씨께서 예전에는 이곳에 천불천탑이 있었는데,

일제시대 일본놈들이 무자비하게 가져가는 바람에

그 많던 천불천탑은 10분의 1로 줄였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나는 나대로 불상이나 석탑이 100여개 정도 된다고 해서

말만 천불천탑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나쁜 일본놈들

공사 바위에 올라 아랫쪽을 쳐다본다.

양 옆의 산 사이에 세워진 불상과 석탑들

분위기가 강원도 정선의 정암사와 비슷해 보인다.

공사바위를 내려와 와불을 보기 위해 건너편의 산길을 오른다.

수북히 낙엽이 쌓인 계단길

그 길 위에는 두개의 석탑이

그 뒤로는 두개의 와불이 누워계신다.

두 와불이 부부일 것 같다.

커다란 와불 한쌍

와불을 보고 내려와 운주사를 나온다.

 

 

 

 

 

 

 

 운주사를 나오면서 운주사에서의 다양한 시도

갖가지 모양의 석탑과 석불이

왜 다른 절로 퍼지지 않았을까 그런 의문을 다시금 가져본다.

우리 문화의 수수께기

절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 하나

천불천탑

그것은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일이라서

다른 절에서는 그런 엄청난 일을 시작할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 같다.

천불천탑에 대한 생각이 없다보니,

운주사에서의 다양한 시도들도 운주사에서 그쳐겠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운주사 버스정류장에서

광천터미널로 가는 218번 버스를 타고 화순 군내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군내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남산을 찾아간다.

고인돌 시장을 지나고...

펜스에는 각자의 소망이 매달려 있는 길을 지나 남산으로 간다.

국화축제장

시기가 지나 국화꽃은 많이 시들어가고 있다.

갖가지 모양의 국화 장식물들

넓게 펼쳐진 정원은 그나마 보기가 좋다.

국화향이 좋은 축제장

화순 남산 국화축제장

산 위에서는 화순읍내가 잘 보인다.

건물과 집들이 함께하는 모습

 

 

 

 

 

 남산을 내려와 군내버스 정류장에서

지원 151번 동림삼익아파트행 시내버스를 타고

화순을 벗어난다.

광주 동구청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평창올림픽 성화봉송과 관련된 행사가 열리고 있는

아시아 문화의 전당을 지나

예쁜 카페들과 식당들이 많은 지역을 지나다니다가

길 건너편의 3.6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고

식당 앞의 카페 "Adelin"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다른 카페에는 주말 밤이라고 손님들이 많은데,

이 집은 손님들이 없어 일부러 찾아 들어간 것이다.

카페를 나와 다시 시끄러운 아시아 문화의 전당을 지나

하룻밤 묵을 모텔을 찾아 시내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