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일본 북해도 여행... 첫쨋날(1.6)

자작나무1 2018. 1. 10. 21:43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지만 일본의 고대문명이 한반도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야요이 시대의 벼농사와 청동기

 문화, 고분 시대의 철기문화와 스에키라는 질그릇문화. 아스카

 나라 시대의 불교문화, 그리고 규슈의 도자기문화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의 힘으로 이룩해낸 것이었다.

  이는 어떤 기록보다도 옛무덤에서 나온 뼛조각과 폐허의 현장에 남아

 있는 돌덩이, 사금파리들이 침묵으로 증언하는 바이다. 뼈와 돌과 나무가

 말해주는 이런 사실들을 부정하면 한일 역사의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1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 중에서 p.9

 

 

 새벽 5시

알람보다 일찍 일어난다.

씻고 지난번 작은 엄마가 사 준 롤케잌과 우유로 아침을 먹고 커피를 타 마신다.

모닝 커피

실장님께 전화로 모닝콜을 하고, 배낭과 가방을 챙겨 집을 나온다.

이른 시간임에도 신도림역에는 사람들이 많다.

한참을 기다려 인천행 전철을 탄다.

오류동역을 지나가는데 영식이한테 전화가 온다.

온수역 건너편에서 기다린다고...

온수역 건너편 도로에서 영식이를 만나고,

역곡으로 넘어가 실장님네 아파트 앞 도로에서 실장님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담배를 피우고... 주위는 깜깜하다.

한참 후에 실장님이 나오시고, 집 앞 김밥집에서 김밥을 산다.

경인고속도로를 달리고...

송도를 지나 인천대교를 넘어 영종도로 간다.

영종도에서도 한참을 달려 공항 지하 주차장을 찾아 들어간다.

하나 투어 앞에서 부지런하신 김선생님을 만난다.

김선생님은 아저씨 차로 한시간 전에 도착하셨다고 하신다.

하나 투어에서 가이드님의 이야기를 듣고,

t'way 항공에서 항공권을 받아 탑승장으로 들어가는 긴 줄의 맨끝에 선다.

긴 줄, 긴 기다림

여행 중에 비행기 여행이 제일 거추장스럽다.

먼 곳을 한번에 갈 수 있다는 잇점은 있으나,

가격도 만만치 않고, 수속을 밟는 과정도 너무 뎌디다.

지루한 출국 절차

인천공항 면세점

세계 제일의 공항답게 면세점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입구의 담배 판매점에서 담배를 사고, 면세점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면세점 쇼핑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셔틀 전철을 타고 탑승장으로 간다.

일본 북해도 신치토세 공항(CTS)행 t'way(11:10)

비행기 안에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자들의 도시"를 읽으면서 간다.

나의 황당한 이야기 하나

나는 주제 사라마구라고 해서 당연 일본 작가인 줄 알았다.

제목도 그렇고...

그런데 주제 사라마구는 일본이 아닌 포르투갈 작가였다.

199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소설을 읽다가 졸려워 잠깐 눈을 부치고

배가 고파 컵라면을 사 먹는다.

비행기에서 먹는 컵라면

2시간 30분만에 북해도 신치토세(CTS) 공항에 도착

여행 가방을 찾고 가이드님의 안내에 따라 관광버스에 올라탄다.

가이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쇼와산잔 활화산으로 간다.

눈의 고장, 북해도

눈 쌓인 산과 침엽수림

간간이 바다가 보이고, 바다 옆의 작은 마을들도 지나간다.

눈이 많이 내려서 지붕의 경사가 급한 집들도 자주 보인다.

쇼와산잔 활화산

쇼와시대(1943년 12월) 화산활동으로 생긴 활화산

지금도 산의 어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나무 위의 새까만 까마귀떼

오지 느낌이 물씬 든다.

가이드님의 말씀처럼 신기하지는 않는다.

 

 

 쇼와산잔을 나와 우리가 묵을 도야 호반정으로 간다.

호수 옆 호텔

로비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

일본적인 느낌들

편의점 앞의 인공로봇 AI

AI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인기만점

아이들이 가슴 부위를 만져주면 깔깔대고 웃고,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AI, 아이들의 친구

숙소는 다다미 방이다.

창호문

예전에 인천 중구청 옆의 일제식 목조찻집 "Pot R"이 생각난다.

Pot R 2층의 다다미 방에 올라갔는데,

햇살이 창호문을 통해 들어오던 다다미 방

방 안에는 아무도 없어 고요하고 적막하였다.

그런 고요함이, 적막함이 섬뜩했던 기억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힘은 이런 조용한 다다미 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방

사무라이가 홀로 긴 칼을 차고 명상에 잠겨있는 모습

자신의 내부로 내부로 침잠하는 엄격한 모습

자신 속의 힘을 안으로부터 밖으로 끌어올려

한국을, 중국을, 더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를 침략하고...

패전 후에는 자신들의 제품들을

세계 각지에 판매하는 그 힘의 원천은

작은 다다미 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9층의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그 옆의 노천탕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다.

어두운 밤, 밤하늘의 별들, 호수 건너편의 불빛들...

얼굴은, 머리는 차갑고, 몸은 뜨겁다.

온천을 즐기는 일본 사람들...

온천의 나라, 일본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에서

일본의 가족들은 서열에 따라

저녁 때 큰 통에 뜨거운 물을 받아

목욕을 하였다는 이야기

일본인들의 즐거움 하나

목욕을 마치고 유카타를 입은 채 2층의 아스카(飛鳥) 식당에서

저녁으로 뷔페를 먹는다.

일본식 저녁식사

유카타는 처음 입어보았는데, 매우 불편하였다.

저녁 식사 후 네사람은 호텔 앞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과자를 사고 호텔 방으로 올라와

서울에서 사 온 소주와 고추참치와 함께 먹고 마신다.

3박4일 일본 북해도 여행 첫날밤이 술과 함께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