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중국 항주 여행기... 셋쨋날(1.20)

자작나무1 2018. 1. 28. 18:52

  항저우

 

   서호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도시

 징항 대운하가 시작되는 중국 동남 연해의

 첸탄강 하류에 위치한 항저우는 저장성의 성도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신석기 시대 말기

 양저문화를 이룬 도시로, 2,200년전 진나라 때

 이곳에 현을 설치한 이래 중국의 7대 고도 중

 하나에 들어간다.

  서호를 끼고 뛰어난 경관을 연출하는 항저우는

 쑤저우와 함께 유명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쑤저우에서 태어나 항저우에서 사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소동파와 같은 대시인이 이곳에서

 시를 읊었고, 이탈리아의 유명 여행가인 마르코 폴로가 극찬했던 바 있다.

   항저우의 주요 관광지인 서호 10경은 대부분 서호 서쪽 기슭에 있다.

 항저우 음식은 감칠맛 나는 용정하인, 동파육, 서호초어, 거지닭 등이

 일품이며, 특산물로는 항저우 실크와 왕성기 부채, 장소천 가위,

 항저우 국화, 서호 용정차 등이 있다.

 

  이나미님, 민보영님의 ENJOY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 중에서 P.273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사촌 동생이랑 모닝 커피를 타 마시고,

거실 탁자에 앉아 어제의 여행기를 이어쓴다.

여행과 여행기

중국 여행 시에는 항상 그랬다.

어제의 여행기를 다 쓰고나서는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읽는다.

전에 하정우님, 하지원님 주연의 영화의 원작소설

항상 중국여행 준비 시 위화의 소설을 읽어야지 맘을 먹고 있었다.

중국의 현대 소설가, 위화는

항주에서 태어나서 항주에서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허삼관과 허옥란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

가족 소설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이

어딘가 조금은 멍청해 보여

오늘날의 아Q를 보는 것 같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피를 파는 가장, 허삼관

더 많은 피를 팔기 위해

피를 팔기 전에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 허삼관

일락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국수를 먹으러 갈 때 일락이는 빼고 가는 허삼관

9시가 다 되어서야

내 동생이 일어난다.

우리 가족들의 중국 여행은 항상 이런 식이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부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늦잠까지 충분히 잔 후에 아침 겸 점심으로 식사를 하고,

11시가 되어서 호텔을 나온다.

사촌 동생의 말대로, 중국에서의 만만디 가족여행이다.

늦게 일어난 내 동생은 한끼 매식의 횟수를 줄일려는 방편이라고 하겠지만...

식당에서 호텔 조식뷔페를 먹는다.

식당도 으리으리하고, 음식들도 다양하고 많다.

일본에서 먹었던 조식뷔페는 여기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것이었다.

내 동생에게 일본에서의 조식뷔페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더니,

일본은 중국보다 물가가 비싸서 그렇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한다.

아는 것도 많고 쿨한 내 동생

토스팅한 빵에 버터와 잼을 듬뿍 바르고,

베이컨과 계란 후라이를 올려

우유와 함께 먹는다.

아침 식사 후에는

바에서 얼음을 얻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시고 식당을 나온다.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 대한민국임시정부항저우구지기념관으로 간다.

전에 상해여행 시 상해 임시정부청사에 간 적이 있었다.

항주에서 한국 여행자들의 필수코스

그런데 항저우 임시청사에는 한국 사람들이 없다.

상해 임시정부청사에는 입구부터 한국 사람들이 많았는데...

홍커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의 의거 이후

일본 경찰들의 눈을 피해 이곳으로 청사를 옮겼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부터 김구 선생님의 지도력이 강화되었다는 이야기

그 당시 태극기와 임정 요인들의 사진, 조그만 침대

그 시절 궁핍했을 임정의 재정상태가 그대로 전해진다.

그런 어려움을 뚫고 끝까지 어어졌던 중국의 임시정부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

그 시대 친일파들이 우리 역사의 짐이라면

그 시대 임시정부의 지속적인 활동들은 우리 역사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항주 임시정부 옆에는 스쿠먼 양식의 멋진 식당이 있다.

벽돌 양식

상해 임시정부 옆 신천지에서 자주 보았던 건축양식

다시 택시를 타고 서호 옆의 절강성 박물관으로 간다.

 

 

 

 

 

 

 

 박물관 앞의 호수 주변을 돌아다니고...

비와 안개로 호수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호수 반대편이 보이지 않아 바다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 만큼 서호는 넓다.

서호의 도시, 항주

 

 

 

 

 

 

 

 

 

 

 

 

 

 

 

 

 

 

 

 

 

 박물관 안으로 들어간다.

중국에서는 박물관에 입장료가 없다.

멋진 나무들로 잘 꾸며진 박물관 정원

따뜻한 남쪽 지역이라 나무들도 크고 멋지다.

나에게 3박4일 항주 여행은 나무여행이다.

도자기 박물관

갖가지 모양의 도자기들

인형을 앞세운, 동물 문양을 내세운 특이한 도자기들도 많다.

다양한 중국 도자기들을 보면서

우리가 학교에서 고려 청자와 조선 백자가 훌룡하다는 점만 배워서

일본이나 중국의 도자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중일 세나라의 도자기의 비교 속에서 고려 청자의 우수성을 배워야 하는데,

도자기의 본고장, 중국의 도자기에 대해 무지한 채

우리의 도자기의 우수성만 강조하는 것은

우리 역사 교육의 한계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실크로드, 동서양을 잇는 무역로

그 실크로드도 비단과 도자기의 교역으로 생겨난 것이다.

다음은 개인 미술관을 지나 목공예품을 둘러본다.

네모난 상자 주위로 섬세하게 그려진 목공예품들

그런 목공예품들을 보면서

흔히 중국은 무조건 크게 만들고,

일본은 작고 정교하게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중국도 큰 것은 아주 크게, 작은 것은 놀랄 정도로 세세하게 만든다고

문화라는 것이 그 층위도 다양하고, 그 분야도 무척이나 넓은데,

그런 문화를 총체적으로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확대해서 몇마디의 말로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비약이 큰 것인지... 허술한 것인지...

사촌 동생이랑 그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무 위의 겨우살이

잘 가꾸어진 나무들, 잘 꾸며진 정원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온다.

비는 하루 종일 하염없이 내리고...

다시 택시를 타고 악비묘 근처로 간다.

서호가 커서 어디를 갈 때에는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고 내 동생이 이야기 한다.

 

 

 

 

 

 이 근처에 유명한 STARBUCKS COFFEE가 있다고 해서

그 카페를 찾아간다.

키 큰 나뭇길을 지나고, 옆으로는 시든 연꽃대가 있는 호수를 보면서

STARBUCKS COFFEE를 찾아간다.

중국의 STARBUCKS COFFEE는 중국 역사를 좋아한다.

유명한 역사유적지 주변에는 꼭 STARBUCKS COFFEE 가 있다.

상해 예원 앞에, 정안사 앞에...

중국의 역사를 존중한다는 스타벅스의 영업전략

나무로 지어진 STARBUCKS COFFEE

그런데 생각 만큼 멋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내부가 좁아 많은 사람들로 복잡할 정도이다.

STARBUCKS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길 건너 악비묘를 찾아간다.

 

 

 

 

 

 

 

 

 

 

 

 남송시대 여진족의 침입을 무찌른 장군

항주에서는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주변의 키 큰 나무들

고풍스런 옛건물

사당, 기념관

앞에 석물들이 세워진 악비묘

서호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악비묘를 나와 서호 주변을 돌아다닌다.

 

  악묘

  남송의 국민적 영웅 악비를 모신 사당

 서호 북서쪽의 서하령 남산 기슭에 있는

 악묘는 1221년 창건된 사당으로 남송의 영웅 악비가 모셔져 있다.

 악비는 남송시대에 금나라 여진족의 침입에 항거한 명장이나,

 1142년 정적 진화의 모함을 받아 살해되었다.

 악묘 내부에는 악비를 기리는 기념관과 가묘가 조성되어 있다.

 가묘 근처에 악비를 죽음으로 내몬 진화를 비롯한 4명의 매국노상이 있는데,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지나가면서 여기에 침을 뱉는다.

 

   이나미님, 민보영님의 "ENJOY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 중에서 P.284

 

 

 

 

 

 

 

 

 

 

 

 

 

 

 방제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호수 안으로 들어간다.

비는 쉬지 않고 내리고...

우산을 받쳐쓰고 돌아다닌다.

둥근 다리를 건너고 조그만 섬 안에는 정자가 있다.

정자를 지나 한참을 가니, 이곳은 메타쉐콰이어숲

서호 주변으로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진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호수 풍경

호수 위로 나무배들이 수시로 지나다니고...

호수 위의 물새들

키 큰 나무들과 검은 색의 가옥들...

이런 호수 주변을 둘러보면서

왜 항주가 중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요란하거나 인위적인 무엇보다는

호수와 잘 어울리는 풍경들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고즈넉한 풍경들

그런 풍경들에, 매력에 푹 빠진다.

시간이 많다면 아무 걱정없이 호수를 한바퀴 돌아도 좋을 것 같다.

물론 하루이틀로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잠시 동안이지만 호수를 산책하면서 서호의 풍경에 푹 빠진다.

비가 내려 호수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어쩌면 비 내리는 호수 풍경에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호수이다. 서호

비 내리는 서호

호수 하나에 나무도, 배도, 집도, 다리도 하나가 되는 모습들...

서정이라는 감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택시를 타고 Oakwood Hotel로 돌아오고...

로비에 맡긴 각자의 짐을 챙겨

다시 택시를 타고 신백록이라는 식당으로 간다.

 

 

 

 내 동생이 인터넷으로 찾은 집

항주에서 동파육이 세번째 안으로 맛있다는 집

커다란 식당

요즘 식당은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기업이다.

기업형 식당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고,

우리도 순번표를 받아 식당 앞 로비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현지인들이라

이 식당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이 아닐까 그런 걱정을 하고...

로비 안의 많은 중국 사람들

중국 사람들답게 무척이나 시끄럽다.

목소리도 크시고...

시끄러운 중국, 중국사람들...

우리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식당 안도 시장처럼 시끄럽고 사람들도 많다.

왁자지껄

둥근 테이블에 여러 사람들이 둘러앉아 음식들을 드시고 계신다.

중국인들의 즐거움 하나

주변 친척들이나 이웃들이 한자리에 모여

많은 음식들을 상 위에 차려놓고

한시간, 두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신다.

그래서 작은 어머니는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먹을게 없다고 불평을 하신다고 말씀을 하신다.

우리는 불고기, 김치찌개, 회 등 메인 음식이 하나가 나오고,

그 옆에 밑반찬이 놓이는데,

중국에서는 메인 음식이 없고

한 상에 불고기, 김치끼개, 회가 다 나온다.

그래야 중국인들의 식성에 맞는 상차림이라고 한다.

작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럼 중국 여행객들은 한정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동파육

이 식당에서는 동파육이 조그만 항아리에 담겨져 있다.

위에 비계가 있어 멀리서 보면 푸딩 같은 음식으로 보인다.

중국식당이라 동파육 외에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시킨다.

새우가 들어간 계란찜, 새우요리,

항주에서는 생선이 유명하다고 해서 생선찜도 시킨다.

나의 처음 우려와는 달리 향신료가 적어 모두 먹을만했다.

다만, 닭튀김이 있었는데, 그것은 너무 뻣뻣해서 반 이상 남겼다.

중국에서의 오늘, 두번째 거한 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짐을 챙겨 다시 두대의 택시를 타고

항주 화차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