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박2일 경주여행... 둘쨋날(11.11)

자작나무1 2018. 11. 17. 22:54


  가을 편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여관방이 얼마나 뜨거운 지 찜질방에서 자는 기분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 TV에서 여행가,방 홍콩, 마카오편을 보면서

어제 슈퍼에서 사 온 에이스 크래커에 치즈를 얹어

우유랑 함께 마신다.

홍콩

동서양을 잇는 무역항

예전에는 밀수와 마약과 창녀들이 많았던 환락의 도시

지금은 먹거리, 볼거리가 풍성한 도시이다.

물론 여전히 카지노는 성행하고 있지만...

홍콩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들

이소룡, 성룡, 주윤발, 장국영

팝칼럼니스트 김태훈님의 영화 아비정전 이야기

새부모님과 사는 장국영이 어느 날 친부모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친부모는 찾아온 장국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기에서 새부모님은 영국이고, 친부모님은 중국이라는 이야기

장국영은 4월 1일날 만우절

거짓말처럼 죽었고

그럼에도 홍콩 사람들은 그 기일에 맞춰 장국영을 추모한다는 이야기

김태훈님의 한줄평, 100가지 볼거리, 1000가지 먹거리

 

 씻고 모텔을 나온다.

도로 건너편의 전촌송림, 경주 최씨 인공림을 돌아다닌다.

 

 

 

 

 이 송림은 야영장으로 바뀌어 있다.

소나무 아래 텐트가 쳐져있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텐트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솔 숲 한켠에는 무덤이 있다.

도로를 건너 전촌 솔밭해변을 돌아다닌다.

이른 아침의 바닷가

바다 가까운데로 가니

자갈 사이로 밀려왔던 파도가

스르륵 소리를 내면서 자갈 사이를 빠져나간다.

텅빈 바닷가

한사람만이 부지런히 바닷가에 낚시줄을 던지고 있다.

내가 예전부터 경주를 좋아했던 이유

경주 시내의 통일신라시대의 문화유적들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어서...

그 당시에는 부산보다도 경주를 더 좋아했었다.

전촌삼거리 버스승강장에서 100번 버스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타고

경주시내로 나간다.

어제처럼 보문 호수를 한바퀴 돌아 나간다.

호수와 호텔이 많은 보문 호수

보문정도 지나고 하늘 위로 기구도 보인다.

경주역, 성동시장 버스승강장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 맞은편의 신한은행 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동국대학교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얼마 후 동국대학교로 가는 41번 시내버스가 들어오고...

나를 태운 버스는 황성공원 옆을 지나치는데,

황성공원의 가을빛이 참 좋다.

나무들도 많고...

내가 두번이나 찾아갔던 황성공원

동국대학교 버스승강장에서 내려 금장대를 찾아간다.

 

 

 금장대는 오래 전에 경주에 사시는 강산님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알았다.

경주 시내가 잘 보이는 금장대

도로 옆에 차들이 일렬로 주차되어 있고,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큰갓산, 옥녀봉

나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았는데,

경주시민들이 자주 찾으시는 산인 것 같다.

철로가 지나가는 다리를 건너 금장대로 가는 길에 들어선다.

누런 솔잎이 깔린 오솔길

주변에는 작은 새들의 새소리가 들린다.

오래간만에 이런 오솔길을 걸어본다.

기분 좋은 길

강변 옆의 금장대

새로 지은 건물이기는 하지만, 건물도 웅장하고 멋지다.

아무도 없는 마루에 올라가 경주시내를 사진 찍는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날이 흐리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는데,

막상 금장대에서 보니, 날도 흐리고

미세먼지 때문인가 경주시내도 선명히 보이지 않는다.

아쉬움

금장대를 내려와 동국대학교 건너편 버스승강장에서

40번 문화중고등학교행 시내버스를 타고 경주시내로 나간다.

경주역, 성동시장 버스승강장에서 내려

경주문화원을 찾는다.

 

 

 

 

 

 길 위에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쉽게 잘 찾는다.

한옥 형태의 문화원

문화원 마당도 이쁘게 잘 가꾸어져 있다.

가운데 건물은 경주에 관한 전시실로 쓰이고 있고...

전시실 뒷편에는 500년된 키 큰 은행나무가 있다.

아직도 노란잎을 달고있는 은행나무

은행나무가 커서 한참을 떨어져서 내 사진기에 담는다.

문화원을 나와 일제시대 사찰이었던 서경사를 찾는다.

나는 문화원 옆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닌다.

핸드폰으로 찾아보니, 계명대학 병원 뒷편에 있다고 해서

우선 계명대학 병원을 찾고 그 뒷골목으로 들어선다.

골목에서 배가 고파 "돼지 먹는 날"이라는 식당에 들어가

대패 삼겹살에 밥 두공기를 먹는다.

다시 식당을 나와 서경사를 찾는다.

얼마간 돌아다니다가 힘들게 서경사를 찾는다.

 

 

 문화원 해설사 선생님 말씀처럼

지금은 사찰이 아니라 판소리 전수관이다.

정순임 판소리 전수관

그래서 그런지 안에서는 희미하게 판소리가 들려온다.

호남이 아닌 영남에서 든는 판소리 한대목

그런데 마당으로 차가 밀고 들어와 어쩔 수 없이 서경사를 나온다.

커다란 도로를 건너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Cafe "OADLAU"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봉황대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봉황대를 쳐다보고...

아이들 세명이 힘들게 봉황대를 오른다.

그 아이들의 부모들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그런 아이들을 내려오라고 하지 않는다.

전에 경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던 경주의 어르신들 말씀을 들었는데,

그 시절 놀이터는 왕릉이었고,

왕릉에 올라가서 미끄럼을 타면서 내려왔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졌다.

아이들은 힘든지 중간 정도 올라갔다가 뛰어서 내려온다.

봉황대에서의 망중한

한참을 의자에 앉아 봉황대와 그 주변의 사람들을 쳐다본다.

쪽샘지구 유적들을 둘러보아야 하는데, 힘들어서 다음으로 미룬다.

봉황대를 나와 다시 경주 시내를 돌아다니고,

그러다가 흡연실이 있는 카페라고 해서

about coffee에 들어가 또 냉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흡연실에 들어가 담배를 피운다.

카페에서의 게으른 시간, 시간 때우기

내 앞좌석의 두여자들은

음료를 마시면서 카드게임을 한다.

카페를 나와 경주역으로 간다.

 

 

 

 

 

 경주역 앞의 탑을 보기 위하여...

경주역 앞의 황오동 삼층석탑

그 탑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언젠부터인가 이 탑이 보고 싶어졌다.

2013년 겨울에 경주에 왔을 때

이 탑을 보고 사진 찍은 적이 있었다.

멋진 탑은 아니라 작은,

작아서 귀여운 느낌의 석탑

무엇보다도 예전에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경주역에 오면

제일 먼저 보았던 것이 이 석탑이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이 탑을 보러 온 것이다.

역 대합실에 빈자리가 있으면

의자에 앉아 TV를 보면서 시간을 때울려고 했으나,

자리가 없어 경주역을 나온다.

흐린 하늘 아래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왕이면 신경주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경주역, 성동시장 버스승강장에서 60번 신경주역행 시내버스를 타고

신경주역으로 간다.

버스에서 내리니 역에서 기타소리와 노래가 들린다.

부지런히 역사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도 한쪽에 서서 그들을 사진 찍으면서 노래를 듣는다.

바닷새, 화가 났을까

나는 공연의 마지막 부분을 본 것이다.

서운함

그런 노래공연을 보면서 경주시의 힘겨운 관광객 유치작전을 떠올린다.

맞아, 이것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군사작전같은 작전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관광객들을 경주로 불러모으기 위해

통일신라시대 문화유적 홍보에서

유적지 주변의 빈터에 꽃을 심어 꽃밭을 만들고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에는 이런저런 행사와 노래공연을 펼치고

경리단길과 황리단길의 맛난 음식점과 예쁜 카페들...

앞으로는 다양한 박물관을 유치하려는 경주시의 노력들...

한 관광객, 여행객의 입장으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신경주역에서도 할 일은 많이 남았다.

롯데리아에서 모닝 클래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있는 내 동생에게 사다 줄 보리빵을 사고

한동안 피우지 못할 담배를 열심히 피우고...

또 TV 앞 의자에 앉아 무한도전을 보고...

그러다가 시간에 맞춰 승강장에 올라가

서울로 가는 KTX(07:05)를 기다린다.

 

 다음 경주여행

시기는 벚꽃이 피는 사월

장소는 첫날은 토함산과 불국사

둘쨋날은 소금강산과 백룡사

그리고 이번에 둘러보지 못한 쪽샘지구

앞으로 나의 경주여행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