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박2일 남원, 전주 여행... 둘쨋날(한옥마을, 11.25)

자작나무1 2018. 11. 27. 12:58

 어제 늦게까지 TV를 보다가 잤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좀 누워서 TV를 보다가 일어나서 씻고 모텔을 나온다.

모텔 가까이에 있는 식당, 터미널 건너편 식당, 정성 전주 비빔밥, 전주 콩나물국밥 전문점에서

콩나물 국밥을 먹는다.

 

 

 전에 콩나물 국밥은 익산과 서울에서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는 별로였는데,

오늘 국밥은 맛있다.

보통 역이나 터미널 주변에는 식당 음식맛이 별로인데,

이 곳은 맛의 고장, 전주라 터미널 앞 식당임에도 국밥이 맛있다.

TV에서 맛칼럼리스트 황교익님이 전주가 왜 맛의 도시가 되었는지

이야기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전주에서는 가까운 김제에서 쌀이 나오고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에서 채소가 나오고

부안에서 젓갈과 소금, 생선이 나와서

가까운 곳에서 제철음식재료를 얻을 수 있어서

전주가 맛의 고장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

음식이 재료만으로는 맛을 낼 수 없는 것이기에

신선한 재료가 있다고 해서 맛의 고장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전주가 맛의 고장이 될 수 있는 첫번째 토대가

이 점이 아닐까 싶다.

맛난 콩나물 국밥을 먹고 식당을 나와

한옥마을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천변을 따라 걷는 길

그런데 한참 걷다보니, 방향이 아닌 것 같아

아침부터 귀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에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한옥마을 입구의 풍남문으로 간다.

 

 

 한옥마을 입구의 풍남문

위풍당당한 문

문 주변에는 이곳이 서울의 광화문 광장인지

세월호 부스와 위안부 소녀상이 있다.

풍남문에서 도로를 두번 건너 전동성당으로 간다.

 

 

 

 

 

 

 

 유서 깊고 멋진 전동성당

이렇게 한옥마을에 오면 방문하는 곳이 항상 똑같다.

풍남문, 전동성당, 경기전

오늘은 주말이 아닌 휴일 아침이라 그런지

성당 주위에는 사람들이 적다.

성당이 높아 한참 뒤로 물러서서 사진을 찍고

성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내 사진기에 담는다.

고색 창연함, 경건한 모습

성당 앞뒤로 돌아다니면서 성당과 부속건물을 사진 찍는다.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오신 어르신들도 보이고...

성당 한켠의 커다란 은행나무는 벌써 잎이 다 떨어져 있다.

성당을 나와 경기전 건너편의 전통찻집 풍경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이 찻집은 쌍화차가 유명한 지 젊은 사람들도, 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쌍화차를 찻으신다.

하긴 이런 데서는 우리의 차를 마셔야 하는데,

나는 그런 점에서 유연하지 못하다.

손님들이 적어 찻집 내부를 사진 찍고,

냉커피를 다 마시고, 옆에 있는 과자, 센베를 먹는다.

센베를 먹으면서 내가 어렸을 때

성탄절날에 시장에 나가 센베를 사와

집에서 먹었던 일을 떠올린다.

찻집을 나와 경기전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은 건물 안의 이성계 어진을 보고 계시고,

나는 그런 사람들의 뒷모습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한옥을 입은 사람들

나이를 드신 어르신들도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신다.

한옥으로 이루어진 부속건물을 둘러보고

이곳에서 다시 전동성당을 내 사진기에 담을려고 했는데,

역광이라 사진들이 어둡게 나온다.

경기전이 넓어 한참을 돌아다닌다.

주위의 커다란 나무들

전주사고와 예종대왕 태실과 비도 둘러보고

조그만 문 양편으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대나무도 구경한다.

내가 경기전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

키 큰 대나무 숲 사이의 길과 작은 문

항상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적다.

그러고 보면 난 전주에도 자주 왔고,

경기전에도 자주 왔었다.

내가 처음 경기전에 다닐 시에는

전주에 한옥마을이 있는 줄도 몰랐다.

한여름에 전주에 와서

덕진공원의 연꽃을 보고

시내의 객사를 구경하고

이곳에 와서 경기전을 돌아다녔다.

키 큰 나무들이 많아 내가 좋아했던 곳

그 앞의 멋진 전동성당도 그 당시 내 기억에는 없다.

경기전을 나와 한옥마을을 돌아다닌다.

좀전보다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시는 사람들도 자주 보이고...

식당마다, 카페마다 손님들이 많아

이곳은 여전히 인기지역이구나 느꼈다.

나는 지난 주에 전주에 올려고 그랬는데,

기찻표를 구하지 못해 오늘 온 것이다.

그 만큼 전주에 많은 사람들이 오신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천만 관광객이 찾아오시는 전주

은행나무길을 찾고 500년된 은행나무 앞의 동학혁명기념관에 들어간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월요일 휴무라 들어갈 수 없었다.

전주와 동학

동학군은 봉기 이후 전주성을 점령하고 전주성에서 나름의 자치를 펼칠 수 있었다.

집강소

누군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방구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동학을 무정부주의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보았다.

흉작과 높은 세금, 고리대금

농민들은 정말 살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동학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열망으로 가득찼다.

그러나 무력한 관군 대신 청군과 일본군의 공격으로

그런 대동세상은 이룰 수가 없었다.

또 하나, 동학혁명기념관을 둘러보면서

전라도 지역에는 동학과 관련된 유적지와 기념비, 기념관들이 많은데,

다른 지역에서는 그런 동학 관련된 것들을 잘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후대의 사람들은 동학이 전라도를 중심으로

전라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들었다.

기우

물론 대구 달성공원에 최재우상이

경주에 동학이 처음 생긴 용담정이 있기는 하지만,

운동으로서의 사건들은 주로 전라도 지방에서 일어났기에

이런 오해 아닌 오해가 일어날 법도 하다.

실제로 동학운동은 팔도 전체에서 일어났는데,

김구 선생님은 해주의 동학도였는데...

동학 관련 이야기들은 전라도에서 많이 접해

그런 착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여기서 파랑새는 일본군을

 녹두꽃은 전봉준 장군을

 청포장수는 동학군이 승리하기를 바랐던

 농민들을 가르킨다고 한다.

 

 동학혁명기념관을 나와

가까운 전주 한옥마을 역사관으로 간다.

 

 

 

 한옥으로 지어진 역사관

지난번에는 역사관을 보지 못했다.

지난 시절의 전주와 한옥마을의 사진들과

한옥마을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전주 한옥마을 이야기

일제시대 전주에 들어온 일본사람들이 전주 시내에 거주하자

그런 일본인들이 꼴보기 싫어

시내에서 떨어진 교동과 풍남동에 모여 살았다는 이야기

전주 한옥마을의 시작

단순한 한옥마을이 아니라 일제의 소극적인 저항으로 이루어진 한옥마을

또한 어릴적 자주 사용하였던 문화연필과 BYC 백양 메리야쓰 공장이

이 곳 전주 한옥마을에 있었다고 한다.

역사관을 나와 오목대 오르는 언덕으로 간다.

오목대 오르는 언덕 입구에도 이렇게 개방된 한옥이 있다는 생각으로...

그런데 그 한옥은 보수공사 중이었고,

대신 그 옆에 태조로 쉼터라는 커다란 정자로 이루어진 휴게소가 있다.

볼 것 많은 한옥마을에서 아쉬운 점 중의 하나가

중간에 쉴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었는데,

이런 휴게공간이 생겨 기쁘다.

물론 카페나 식당들이 많지만,

걷다가 중간에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

그게 불만이었는데, 그 불만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또 하나, 전주시의 관광객 유치 노력

일년에 천만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전주에 만족하지 않고

그런 관광객들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인다.

한여름에는 길가게 커다란 얼음을 내놓고

겨울에는 버스정류장 의자에 열을 넣어 따뜻하게 뎁혀주고

이렇게 커다란 휴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전주시의 끊임없는 노력들

그 노력들이 참으로 고맙다.

태조로 쉼터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고

인도 옆으로 난 테크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중간에 전망대가 있는데,

그 전망대에서 전주 한옥마을이 전체적으로 잘 보인다.

 

 

 

 전주 한옥마을 전체와 그 뒤의 전주시가 넓게 펼쳐져 있다.

연신 사진기를 찍고...

전망이 참 좋다.

기와 위로 삐죽 솟은 전동성당도 보이는데,

그 쪽은 날이 흐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아쉬움

마음이 확 트이는 전망을 보고

계단을 따라 오목대로 간다.

 

 

 태조 이성계가 남원 황산에서 왜군을 물리치고

한양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이곳에 둘러 전주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다는 누각

한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의 지도 아래 창을 불렀는데,

오늘은 가족 네사람이 넓은 누각 안에서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오목대를 지나 산을 내려오고, 오목육교를 건너

자만벽화마을로 간다.

 

 

 

 

 

 

 좁은 골목, 허름한 집들로 이루어진 달동네

벽에는 그림들이 그려져 벽화마을을 이루고 있다.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휘스턴 그림

만화 주인공들

그런 그림들로 좁은 골목길이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골목으로 보인다.

골목 중간중간 예쁜 카페들

테라스에 파라솔이 놓인 카페, DESSERT MARKET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아래로 자만마을의 지붕들이 보인다.

슬레이트 지붕

비가 내리면 빗소리가 듣기 좋았던 슬레이트 지붕집

물론 한여름에는 무진장 덥고, 겨울에는 무진장 추운 집이다.

내가 어릴적 살던 집 옆에도 이런 슬레이트 지붕의 집의 있었다.

개를 키우시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사시던 집

한여름에는 지붕 위에 검을 천을 덥고

한낮에는 너무 더워 지붕에 물을 뿌리던 집

가난한 집들을 보면서 내 어릴적 주변의 가난했던 동네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올라진다.

개집 할머니의 손자가 음악(기타)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친구를 통해 들었던 기억도 난다.

카페를 나와 다시 골목길 탐방에 나선다.

오래간만에 벽화사진을 찍는다.

예전에는 일부러 벽화사진을 찍을려고 찾아다녔는데...

까치, 공포의 외인구단

캔디도 있다.

내가 6학년 때 일요일 아침에 TV에서 캔디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나임에도

그 캔디를 볼려고 나가지 않고 집에서 캔디를 보았다.

존 레논, 비틀즈, 빨간머리 앤

그림들이 재미있고 정겨워 벽화사진들을 많이 찍는다.

어느 창 앞에는 감과 메주가 걸려있다.

반가움

절로 사람 사는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겨울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골목길을 내려와 도로를 건너고 다시 한옥으로 이루어진 골목길을 지난다.

어느 벽에는 소설가 양귀자님의 고향예찬이라는 글이 걸려있다.

 

 

 양귀자님의 고향사랑

고옥들의 이끼 서린 기왓장들도 그립다는 이야기

그럼, 고향은 다 그리운 법이지...

전주 향교로 간다.

 

 

 

 

 

 

 향교 안의 오래된 나무들

이 나무들 때문에 늦은 가을에 전주에 오고 싶어했다.

그 시기를 놓쳤지만...

향교 바닥에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있으면 참 환상적이다.

지금은 노란 은행잎이 없어 조금은 쓸쓸하다.

향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향교를 나와 향굣길을 걷는다.

공방거리

한옥마을에 사람들이 많이 오면서

한옥마을이 점점 커져서 이곳도 한옥마을이 된 것 같다.

작고 예쁜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

중간중간 한옥 찻집과 식당이 보이고...

그런데 내가 가고자 하는 전주비빔밥집은 없다.

골목을 지나고 팔달문 교차로를 지나 객사를 향해 걷는다.

이 골목에도 예쁜 카페들이 많이 보인다.

가족회관에서 전주비빔밥을 먹는다.

 

 

 전주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푸짐한 반찬에 전주비빔밥

이 집도 맛집인지 사람들이 많고,

나처럼 혼자 와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여럿 보인다.

내 앞의 외국인은 혼자서 비빔밥을 드신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을 하셨는지

한국말도 잘 하시고, 젓가락질은 나보다 더 낫다.

맛난 점심을 먹고 식당 아래 카페 라온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카페가 넓고 사람들도 적어 여유롭다.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고 카페 앞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가로등 옆에 걸린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Ddave Brubeck의 "take five"

처음 재즈를 접하면서 알게 된 노래

처음에는 좋았는데, 나중에 너무 자주 듣다보니 좀 싫증이 났었다.

그런데 오늘 정말 오래간만에 들으니, 노래가 정말 좋다.

Paul Desmond의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

내가 요즘 평일에는 맨날 술을 마시고,

주말과 휴일에는 이렇게 밖으로 싸돌아다니니까

집에서 조용히 음악을 들을 시간들이 없다.

노래가 참 좋았는데, 노래시간이 짧아 아쉽기만 하다.

객사 방향으로 걷는다.

중간에 전라감영을 새로 짓느라고 가림막을 쳐 놓았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원래 없으면 없는 것이지

새로 다시 지을 필요가 있을까 그런 의아심이 들고...

내가 좋아하는 객사도 덩달아 보수공사 중이다.

젊은 사람들로 가득찬 객삿길

분위기가 광주의 충장로 같다.

분주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CTS 전북방송 버스정류장에서

542번 둔산 코아루 2차행 시내버스를 타고 전주역으로 간다.

커다란 전북대학교

대학교 옆 도로에는 히말리야 시다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사방으로 가지를 내린 히말리야 시다

서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이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이화동에서 이 나무를 본 적이 있다.

키 크고 가지를 사방에 내린 히말리야 시다 가로수가 멋지다.

전주역에 도착

자판기에서 사이다를 뽑아 흡연구역에서 담배 두대를 피우고...

자리가 없어 서서 연합뉴스 TV를 보다가

PNB에서 수제 초코파이와 수제 치즈 초코파이를 사고

승강장으로 간다.

용산역으로 가는 KTX(16:28)

 

 전주 여행

역사와 맛을 버무리고

거기에 영화와 소리를 고명으로 올린

비빔밥같은 도시

오늘 나에게는

무엇인가 꽉찬 여행길이었다.

주변에 볼 것들도 많고

아침과 점심에 먹었던

전주 콩나물국밥과 전주 비빔밥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여행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전주에 찾아오시는 것 같다.

다음에는 김제 모악산에 가보고 싶다.

그게 언제일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