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창원여행... 셋쨋날(12.24)... 진해구, 창원구 도보여행
어젯밤에는 밤 늦게까지 케이블 TV, 미드스페셜90에서 영화 "휘트니"를 보았다.
세계적인 대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이야기
R&B의 대가 바비 브라운과의 결혼 생활
복잡했던 사생활을 접고 가정에 충실했던 바비는
휘트니가 영화와 노래로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점점 왜소해진다.
오랫동안 작곡을 하지 않아서 이젠 작곡도 힘들어지고...
그러면서 바비는 휘트니와 조금씩 멀어져간다.
유산 이후 태어난 아기
그럼에도 그 둘의 관계는 점점 멀어져간다.
그런 상황에서 휘트니는 바비의 불륜을 목격하게 된다.
세계적인 대스타들도 삶은 보통 사람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서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시기를 하고, 다른 여자에 눈길을 돌리고... 실망하고...
휘트니의 이야기이면서 나에게는 성공한 사람의 이면을 그린 심리영화로 보였다.
화려한 공연 이후에 밀려오는 외로움, 허탈감
그런 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중독에 빠지고
자신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일까
주위 사람들의 실수에 대해 관대하지 못 하고...
무엇보다도 열정적인 성격이 단지 좋을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기뻐하고, 쉽게 슬퍼하고...
그러면서 감정기복이 심해져 나중에는 자신의 감정들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 하고...
마지막 휘트니의 자살소식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 때에는
모든 것, 돈과 인기, 명예를 다 가진 가수가 죽었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렇지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옆에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을 좋아했다.
어제 12시 넘게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늦게 일어났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창 밖을 내다보았다.
8층의 모텔방
창 밖으로 장복산 아래의 진해시내가 아담하게 보인다.
날도 밝고...
오늘 여행이 웬지 즐거울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다가
씻고 10시쯤 모텔을 내려온다.
앞의 중원 광장
가까운 식당, 돼지국밥전문점 길벗에서 돼지국밥을 먹는다.
지난달 1박2일 경주여행 시에도 첫날 점심 때 돼지국밥을 먹었었다.
부산, 경남에 오면 자주 먹게되는 음식
돼지국밥을 먹고 식당 안의 자판기 커피까지 마신 후에 식당을 나온다.
오늘은 성탄 전날
산타복을 입으신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중원 로타리를 지나가신다.
내가 기쁜 마음에 사진기를 들어대니, 뭐라고 말씀을 하신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이야기인 줄 알고 사진기를 내렸더니,
사람들이 예쁘게 담아달라고 소리를 치신다.
마음도 너그러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 덕분에 오늘 아침을 즐겁게 시작한다.
중원 로타리 건너편의 진해 우체국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일제 시대의 건물
중원 로타리도 일제 시대 일본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8개의 길이 이어지는 방사선 길
진해 우체국을 지나 제황산으로 간다.
진해하면 제황산이다.
진해 시내 가운데 우뚝 솟은, 작지만 중심점 같은 산
어제 저녁에 창원에서 진해 시내로 들어오면서
산 위의 불을 밝힌 진해탑이 정말 멋있었다.
중국 항주 서호변의 높다란 탑을 떠올리게 하는...
오늘은 월요일이라 내가 탈려고 했던 모노레일은 쉰다.
그래서 모노레일 타는 곳 옆의 계단길을 오른다.
일년 계단
오래된 공원처럼 주변의 나무들이 오래되어 보인다.
울창한 나무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편백도 보인다.
제황산 정상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진해탑도 오늘 휴무이다.
아쉬움
탑 주변을 한바퀴 돌고
주변의 멋진 나무들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다시 계단을 내려오고,
중원 광장 옆의 오래된 찻집, 흑백을 찾아간다.
그런데 이 찻집도 문이 닫혀 있다.
처음 기대와는 달리, 처음부터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북원 로타리로 간다.
가로수로 심어진 동백에는 듬성듬성 동백꽃이 피어있고...
북원 로타리 가운데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좀 작은 키의 이순신 장군님
우리나라 최초의 이순신 장군님 동상이라고 한다.
중원 로타리, 북원 로타리
진해는 차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적고,
신호등이 없으며, 원형의 로타리가 많았다.
전쟁 중인 1952년에 완성
되돌아 나와 그 옆의 카페, Kairos FLOWERCAFE에 들어간다.
작은 카페
크리스마스 이브라 작은 카페 안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진다.
그런데, 작년 제주도에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뭐 특별히 기쁘거나 그렇지는 않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일년 중 마지막 빨간날, 공휴일 정도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사에 점점 무뎌지는 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주강현님의 "풀어낸 비밀 속의 우리문화2"를 읽는다.
카페를 나와 이정표를 따라 여좌천으로 간다.
벚꽃으로 유명한 여좌천
굴다리를 지나 여좌천으로 간다.
그런데 벚꽃이 없어 그저 그렇다.
조그만 다리, 조그만 하천
그래도 겨울이라고 쓸쓸하지는 않다.
여좌천을 지나 진해역으로 간다.
진해는 일본이나 군산처럼 일제시대 건물들이 많아
그 건물들을 이어 근대문화역사의 길을 만들어 놓았다.
진해가 벚꽃 말고도 볼거리가 많은 도시라고...
진해역, 작은 역
진해역을 내 사진기에 찍고,
도로를 건너 진해역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진해루에도 갈 마음이었으나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 바닷가에 갈 마음이 사라졌다.
751번 태광 주유소행 좌석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간다.
창 밖으로 여자 젖꼭지 모양의 시루봉이 멋지게 잘 보인다.
공단로를 지나가면서 양편으로 이어진 공장지대를 지나간다.
많은 공장들을 보면서 이 공장들 때문에
창원이 100만 도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원시의 밑바탕, 많은 공장지대, 마산무역자유지역과 공단로
현수막에 씌여진 글도 생각난다.
기업유치도시가 아닌 기업섬김도시
정우상가 버스승차장에서 내려
시청 앞 공용화장실에 들렀다가
그 옆의 장렬공 최윤덕 장상을 사진 찍으러 간다.
이곳도 진해 로타리처럼 신호등이 없는 원형 교차로이다.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모습의 최윤덕 장상
세종의 제갈공명이라고 불렸던 최윤덕 장상
대마도주의 항복을 받고, 여진족의 침입을 제압하셨던 최윤덕 장상
또한 창원에는 최윤덕 장상의 유적지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 장상은 나가서는 장군, 들어와서는 재상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창원시 블로그 기자단 황선영님의 블로그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 창원시청 앞 광장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하늘이 맑아 하늘을 많이 보이게 하여 사진을 찍는다.
또 추장새, 후투티를 보았다.
짧은 시간이라 내 사진기에 담을 수는 없었다.
숲 속이 아닌 시내 중심가에 후투티가 있다니 그래서 긴가민가하기도 하다.
추장새, 후투티
광장을 나와 다른 사람들에 물어물어 용지 호수공원을 찾아간다.
시청에서 도청 방향
오전에는 진해구 도보여행이고, 오후에는 창원구 도보여행이다.
용지 호수공원 도착
크지도 작지도 않은 호수
호수 한바퀴를 빙 돈다.
주남 저수지와 가까워서 그런지 철새들도 많다.
내가 이제까지 보아온 청동오리들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새들이다.
호수 주변으로는 소나무가, 편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스피커를 통해 지 석진님의 두시의 데이트가 들려온다.
호수 안에 커다란 새가 보이는데, 내 눈에는 백조로 보이는데,
솔직히 백조인지, 오리인지 헷갈린다.
도심 속 호수 안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있어 보기 좋다.
편안한 호수 산책길
호수를 나와 가로수길을 찾아간다.
중간에 공원이 있어 공원에 들른다.
용지공원
공원 안에는 여러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코가 길게 나온 재미있는 피노키오도 있다.
새영남포정사
영남포정사가 진주성 안에 있어서
앞에 새라는 이름을 붙인 것 같다.
롯데 아파트 옆의 가로수길
서울의 가로수길은 은행나무 가로수길인데,
이곳은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이다.
갈색의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
서울은 옷가게 중심인데,
이곳은 카페 중심이다.
좁은 길 따라 한쪽은 아파트이고 다른 한쪽은 카페촌이다.
중간의 중국풍의 중국집, 홍콩집에서 게살볶음밥을 먹고,
길 따라 죽 올라간다.
서울처럼 이곳도 인기 지역인지
연인들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많다.
예쁜 곳이면, 이름이 알려지면 멀리서도 찾아오는 요즘 젊은 사람들
SNS의 발달으로 이런 경향이 더욱 촉진된 것 같다.
맛집에는 항상 사람들이 길게 늘어져 있고...
가로수길 끝부분에 있는 경성코페 안으로 들어간다.
경성이라는 이름처럼 일제시대 분위기의 카페
안도 그 당시 분위기이다.
이번에 창원여행을 준비하면서 다른 님들의 블로그에서
이 카페를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 찻집에 가보고 싶어졌다.
찻집 내부를 내 사진기에 담고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또 주강현님의 "풀어낸 비밀 속의 우리문화2"를 읽는다.
김제 망해사, 순천 선암사와 송광사
글이 걸죽하고 거침이 없다.
전에 우리문화의 수수께끼를 읽으면서는
이 정도인지 몰랐다.
새로운 발견
유홍준 교수님보다 한 수 위이시다.
자본에 대한, 현대 문명에 대한 차디찬 비판들
"근대화 바람을 맞으며 풍전등화의 초가을 석양을 지켜보는 망해사
의 저 등대불빛이 언제 꺼질까. 2004년까지 대규모 공사로 400킬로미
터가 메워질 새만금 간척지. 서해안의 8,000년 '청년운동사'를 우리는
단 몇 년의 간척사로 대체시키고 있다. 자본의 승리, 자본의 폭력 앞에
서 우리는 무엇으로 버틸 수 있을까. 그대에게 개펼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할 만한 시간이 없다. 시간은 자본의 편일 뿐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짧다. 끝내 만인의 생존을 위하여 사랑의 이름
으로 표창을 던지는 레지스탕스가 되어야 하리라. 지금 내 발목에 들
어찬 차디찬 밀물에서 나는 간척지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레지스탕스
전선을 예감한다."
주강현의 우리문화기행 - 풀어낸 비밀 속의 우리문화2 중에서 p.20~21
카페를 나와 그 앞의 용호 자연학습장으로 간다.
유리온실 세동
온실 안에는 다양한 열대식물들과 선인장들이 심어져 있다.
겨울 초입에 만나는 푸르른 식물들
넓은 잎의 바나나와 소철 등등
내 마음도 부러 부드러워지고 푸르러진다.
작년 이맘 때 다녀왔던 제주의 여미지 식물원도 생각나고...
오늘 하루 동안 진해와 창원에서 여러가지를 보았다.
자연학습장을 나와 롯데아파트 버스승차장에서
111번 마산대학 종점행 시내버스를 타고
정우상가 버스승차장으로 간다.
버스에서 내려 편의점에 들러 빵과 우유를 사고
모텔에 들어간다.
모텔에서...
엊그제처럼 씻고, 양말을 빨고...
빵과 우유로 저녁을 해결하고,
TV를 보면서
컴퓨터에 오늘의 여행기를 열심히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