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162.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 승민과 서연, 그리고 첫사랑
승민과 서연은
대학교 1학년 때 건축학개론 수업을 함께 들으면서 처음 만나게 된다.
집이 정릉이라 더 친해질 수 있었다.
건축학개론 과제를 하기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자신이 사는 곳에서 먼 곳에 가보라는 과제에 따라
정릉에서 먼 개포동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
개포동 어느 빌딩 옥상에서 서연의 CD 플레이어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듣는다.
둘이 자주 만나면서도 소심한 승민은
서연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 하고,
서연에게 사랑도 고백하지 못한다.
찌질이
서연은 정릉에서 방배동 반지하 방으로 이사를 가고...
어느 날 건축학개론 수업도 빼 먹으면서
서연의 방 앞에서 무작정 서연을 기다린다.
서연이 그려준 설계도에 따라 만든 모형도를 가지고...
그 날 서연이 방송반 선배의 차를 타고 집 앞에 내리고,
술에 취해 선배의 부축으로 제 방으로 가는 모습에
실망을 하고, 이제 더 이상 서연을 만나지 않기로 결심한다.
가지고 온 모형도는 서연의 방 앞 쓰레기 더미 위에 던져둔 채...
그 둘의 사랑은 거기서 끝이다.
서연은 약속대로 첫 눈이 내리던 날,
정릉의 빈 집에서 승민을 기다리지만,
승민은 나타나지 않았다...
15년 후
승민은 건축가가 되어 어느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고,
어느 날, 서연은 사무실로 찾아와
승민에게 제주도의 옛집을 새로 지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처음에는 자신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 하고,
서연의 제의도 받아들이지 않지만,
결국 서연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셔연의 갖가지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집을 새로 짓는다.
함께 자주 만나면서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솔직히 승민은 서연에 대한 실망과
결혼과 유학 준비로 바쁜 상태이고,
어릴 적에는 서연의 요구를 순수히 따르던 착한 아이였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 하다.
서연은 그런 승민이 맘에 들지 않고...
그럼에도 제주의 집은 완성을 이루게 된다.
완성된 집 안에서
집을 나가려던 승민은,
자신이 오래 전에 서연을 위해 만들었던 모형도가
서연의 짐에 있슴을 발견하고...
왜 이 모형도가 여기에 있느냐고 화를 내자,
서연은 그 당시 자신이 승민을 사랑했슴을 고백한다.
또 승민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슴을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서연의 사랑을 깨닫은 승민은 서연을 꼭 안아준다.
첫사랑
사람들 말처럼 첫사랑은 다시 만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상대도 나이를 먹고, 예전의 모습이 아닐 것이고...
그런 모습들에 실망을 할 수 있기에...
어쩜 누구의 잘잘못이 아니라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 같다.
언젠가 어느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다.
첫사랑에 대한 기대는
상대에 대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젊고 순수했을 자신에 대한 기대로 첫사랑을 그리워한다고...
영화 속 둘은 만나지 않았던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서연은 서연대로 이혼을 하고, 아픈 아버지를 병간호 하느라고 지쳐
첫사랑에게 기대고 싶어했지만,
결혼과 유학으로 정신이 없는 승민은 그런 기대를 채워줄 수 없었다.
여기서도 누구누구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살기에 바쁜 승민에게 첫사랑은
까마득한 옛일이고,
또한 그에게는 마음 아픈 첫사랑일 뿐일 것이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서연은 승민을 떠나 보내고,
넓은 창, 창 너머로 제주 바다가 보이는 거실에서
혼자 앉아 있는다.
그 영상에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아 들려온다.
좋은 영화에 좋은 노래
영화를 보고나서,
나중에는 낮에 제주의 서연의 집에 가봐야지 맘 먹었다.
한참 지난 영화인데도,
지금 봐도 어색한 구석이 없는 좋은 영화이었다.
예쁜 영화 한편이었다...
영화 "건축학개론"
감독 : 이 용주님
출연 : 엄 태웅님, 한 가인님, 이 제훈님, 수지님
조 정석님, 유 연석님, 김 동주님, 이 승호님
2012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