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색, 계"를 보고...
211. 영화 "색, 계"를 보고...
일본이 중국 일부를 점령한 시기
상해에 사는 왕 치아즈는 영국에 계시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홍콩에서 대학을 다니게 된다.
학교 급우들과 함께 조국의 독립을 고취하고자 하는
애국연극동아리에 가입하고, 연극을 통해 독립자금을 모은다.
어느 날,
일본의 방첩기관장인 이 모청이 홍콩으로 온다는 소식에
왕 치아즈는 막 부인으로 변신하여
이 모청을 암살할려고 하였으나, 실패에 그친다.
3년 후
왕 치아즈는 상해로 돌아와 대학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우연히 홍콩에서의 연극동아리 사람들을 만나
다시금 이 모청을 죽이기 위해 막 부인으로 위장하여
이 모청의 집에 드나들게 된다.
이 모청 부인과 친구들이랑 마작을 즐기는 막 부인
그러면서 다시금 이 모청과 가까이 지내게 된다.
부인 몰래 이 모청을 만나 모처에서 진한 정사를 나누고....
연극부원들은 그 사이 이 모청을 암살할 기회를 노리고...
결국 맞춘 다이아 반지를 찾기 위해
보석상을 찾아간 막 부인과 이 모청
미리 정보를 듣고 보석상 주위에 포진하고 있던 연극부원들은
이 모청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었으나,
막 부인이 어서 이 곳을 피하라는 귀뜀에
암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미덕
아마 이 영화를 만든 이 안 감독이 중국 감독이었다면,
애국심 고취 차원에서 여기에서 이 모청을 죽게 만들었겠지만,
미국계 감독이어서 이 모청을 죽음에서 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일본군의 개라는 이 모청이지만,
서로 만나고, 사랑을 나누면서 그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서로간에 싹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모청이 왕 치아즈에게 그렇게 못 되게 굴지 않았다.
정사 시 거친 모습이 있기는 했지만,
평상 시 이 모청은 점잖고 예의 바르면서 빈틈 없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나쁜 사람일지라도 자주 만나면 정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 부분들을 영화 속에 잘 포착하였다...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19금의 농도 짙은 정사신
서로 상반된 입장, 죽일려는 여자와 죽어야만 하는 남자
거기에 나라는 일본이 장악한 어수선한 상황
또 불륜
그런 어지러운 상황과 관계 속에서
둘의 사랑이 격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그런 부분들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안 감독의 남녀간의 사랑과 성에 대한 깊은 이해 아래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국가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남녀간의 감정들을
솔직하면서 섬세하게 잘 그려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의 말씀
일본군이 중국을 쳐들어 왔는데,
중국땅이 일본군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넓고도 넓어서 중국을 장악할 수 없었다는 말씀
아무리 서쪽으로, 서쪽으로 진군을 하여도
중국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중국의 힘은 많은 사람들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넓은 땅에 있었다는 말씀이 떠올라졌다...
영화 "색, 계"
감독 : 이 안
주연 : 탕 웨이, 양 조위, 조안 첸, 왕 리홍
2007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