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소풍"을 보고...

자작나무1 2024. 5. 27. 07:38

 

 

 299. 영화 "소풍"을 보고...

 

 영화의 마지막

평생 친구셨던 두 할머니,

은심 할머니랑 금순 할머니는

이 세상 마지막 소풍을 떠날 준비를 하신다.

소풍을 가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집안 청소를 하시고, 목욕탕에 다녀오시고,

소풍 가서 드실 김밥을 싼다.

 

 두 할머니는 언덕길을 오르셔

바다가 보이는 정자에 도착한다.

정자 안에서 바다를 보면서 김밥을 드시고...

은심 할머니는 금순 할머니에게 

평생 옆에서 당신의 친구로 있어줘서 

고마웠다고 이야기 하고...

두 분이 친구로서 평생 함께 하셨다는 것이

힘든 인생을 사셨을 두 분에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그런 친구가 있어 한 평생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외롭지 않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서 평생을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인생은 살만할 것 같다.

그런 모습에 두 분이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 두 분의 마지막 소풍길이

그리 초라하거나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기도 하고...

두 분이 소풍을 떠나는 장면에서부터 

훌쩍이기 시작하던 나는

할머니가 "고생했다 그만하면 잘 살았다"라는 말씀에

막혔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다.

평생 힘들게, 고생하시면서 사셨을 두 분이

나이 드셔서도 마음 편치 못한 노년의 삶을 사신다는 것이,

어쩜 누구랑 다 그런 삶을 산다하더라도

너무나 슬프게 다가왔고...

더 나아가 나도 그런 마지막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두 분의 모습에 나의 모습까지 더해져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엉엉

 

 어쩜 인생이란...

천 상병님의 싯구처럼 소풍일 수도 있고,

부처님의 가르침 대로 고행일 수도 있고,

현재의 영어 의미처럼 선물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나에게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인생

 

 영화 "소풍"

감독 : 김 용균님

출연 : 나 문희님, 김 영옥님, 박 근형님

          류 승수님, 이 항나님, 공 상아님, 임 지규님

2024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