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풍"을 보고...
299. 영화 "소풍"을 보고...
영화의 마지막
평생 친구셨던 두 할머니,
은심 할머니랑 금순 할머니는
이 세상 마지막 소풍을 떠날 준비를 하신다.
소풍을 가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집안 청소를 하시고, 목욕탕에 다녀오시고,
소풍 가서 드실 김밥을 싼다.
두 할머니는 언덕길을 오르셔
바다가 보이는 정자에 도착한다.
정자 안에서 바다를 보면서 김밥을 드시고...
은심 할머니는 금순 할머니에게
평생 옆에서 당신의 친구로 있어줘서
고마웠다고 이야기 하고...
두 분이 친구로서 평생 함께 하셨다는 것이
힘든 인생을 사셨을 두 분에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그런 친구가 있어 한 평생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외롭지 않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서 평생을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인생은 살만할 것 같다.
그런 모습에 두 분이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 두 분의 마지막 소풍길이
그리 초라하거나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기도 하고...
두 분이 소풍을 떠나는 장면에서부터
훌쩍이기 시작하던 나는
할머니가 "고생했다 그만하면 잘 살았다"라는 말씀에
막혔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다.
평생 힘들게, 고생하시면서 사셨을 두 분이
나이 드셔서도 마음 편치 못한 노년의 삶을 사신다는 것이,
어쩜 누구랑 다 그런 삶을 산다하더라도
너무나 슬프게 다가왔고...
더 나아가 나도 그런 마지막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두 분의 모습에 나의 모습까지 더해져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엉엉
어쩜 인생이란...
천 상병님의 싯구처럼 소풍일 수도 있고,
부처님의 가르침 대로 고행일 수도 있고,
현재의 영어 의미처럼 선물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나에게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인생
영화 "소풍"
감독 : 김 용균님
출연 : 나 문희님, 김 영옥님, 박 근형님
류 승수님, 이 항나님, 공 상아님, 임 지규님
2024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