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찾아서
공지영님의 "즐거운 나의 집" 중에서
자작나무1
2012. 6. 30. 10:58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더라.
혹시, 아무 생각도 없는 거, 그게 좋은 가정이라는게 아닐까.
그냥 밥먹고, 자고, 가끔 외식하고, 가끔 같이 텔레비 보고, 가끔 싸우고,
더러 지긋지긋해하다가 또 화해하고, 그런거......
누가 그러더라구.
집은 산악인으로 말하자면 베이스캠프라고 말이야.
튼튼하게 잘 있어야 하지만,
그게 목적일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그게 흔들리면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없고,
날씨가 나쁘면 도로 내려와서 잠시 피해있다가 다시 떠나는 곳,
그게 집이라고.
하지만 목적 그 자체는 아니라고.
그러나 그 목적을 위해서 결코 튼튼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라고.
삶은 충분히 비바람 치니까.
그럴때 돌아와 쉴 만큼은 튼튼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