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박인수, 이동원님의 "향수"를 듣고...
자작나무1
2012. 11. 25. 16:09
박인수, 이동원님의 "향수"를 듣고...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조그만 유통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창고의 물건들을 트럭에 싣고
춘천 시내의 슈퍼나 술집에 물건들을 내려주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몇일은 할만했는데,
무엇보다도 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좋았는데,
몇일 지나면서 일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음료수나 술상자들을 들어서 차에 싣는 일들이 점점 힘들어지고,
그러면서 일이 재미 없어졌습니다.
결국 일주일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그만 두었습니다.
그만둔 날 오후에 제방에 들어가 누워서
몇시간을 박인수, 이동원님의 향수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듣고 또 들으면서...
앞으로는 어떤 직업을 구할 수 있는지...
과연 직장을 얻어 제대로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지...
그런 미래의 불안으로 이리뒤척, 저리뒤척 그랬습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날 오후 이 노래를 들으면서
미래의 일들을,
아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하는지,
과연 그런 삶이 가능한 것인지...
끝도 없는 걱정 속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그 날 오후의 시간들이 떠올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