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를 듣고...

자작나무1 2013. 1. 22. 14:56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를 듣고...

 

지난 주의 일입니다

대림역 근처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시내버스를 타기 위하여

좁다란 골목길을 지나갔습니다.

가로등 하나 없던 그 골목길은

무척이나 어두웠습니다.

좁은 골목길 건너편에서

어떤 사람이 저를 향해 걸어오고...

나이도 한참 어려 보이는 그 젊은이는

쉰 목소리로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제 앞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문득 뒤돌아서 그 젊은이를 쳐다보니

굽은 허리에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매고 있었습니다.

20여년전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두운 밤

좁은 골목길에서 만난 그 젊은이는

20여년전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채,

밤이면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술을 찾았던 젊은 날의 저의 모습.

저는 취한 가운데,

취기가 갑자기 더 몰려들어와

비틀거리면서

그 골목길을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