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심수봉님의 "백만송이의 장미"를 듣고...
자작나무1
2013. 1. 26. 18:10
심수봉님의 "백만송이의 장미"를 듣고...
작년 11월에 저는 청주의 상당산성에 갔습니다.
산성을 한바퀴 돌고,
시내로 나와
다른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중앙공원에 갔습니다.
압각수라는 900년된 오래된 은행나무와
망선루와 충청병마절도사 영문을 구경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직행버스를 타기 위하여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를 올라탔습니다.
시내버스는 청주시내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버스 안에서는 기사님이 틀어놓으신 테이프를 통해
심수봉님의 노래들이 계속해서 흘려 나왔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청주에 오고,
산에 오르고,
청주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고단해진 몸은 의자에 앉아
심수봉님의 노래를 멍하니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심수봉님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이차가 많이나고 인생경험이 많으신 누님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에 대해,
인생에 대해,
너무 연연하지 말아라.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여라.
그러나 그렇게 자신있게 말 할 자신이 없다면,
너의 사랑을 누군가가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과감히 너의 사랑을 접어라.
사랑을 단념하는 것도
또 다른 큰 사랑일 수 있다.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지친 몸으로 듣는
심수봉님의 노래에서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삶의 위안으로
저의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버스는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저는 의자에서 일어나 시내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거리는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