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 속의 섬 한산도를 나와 유람선 터미널 앞의 버스정류장에 섰어요.
원래 계획은 통영 버스터미널에 가서 마산으로 가는 계획이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갑자가 통영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싶어졌어요.
제가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그러면서 통영에서 시내로 들어오면서 보았던
북신만 해상산책로와 바다 위에 떠 있던 카페가 떠올라졌어요.
제 마음은 어느새 터미널이 아니라 바다 위에 떠 있던 카페 Pharos로 먼저 달려갔어요.
저는 여기저기 카페를 많이도 돌아다녔는데,
이렇게 바다 가운데 떠 있는
등대같은 카페의 모습은 처음이었어요.
카페를 보자마자 제 마음 속의 카페로 자리를 잡았어요.
통영, 아름다운 항구도시이자
이렇게 예쁜 카페를 가진 도시이구나
그런 생각에 마음이 더 없이 즐거워졌어요.
앞산으로는 햇님이 넘어가고
점점 어두워지는 가운데
바다 위의 카페가
한편의 그림을 만들어 주었어요.
카페 Pharos에서...
앞산으로 하루의 해가 넘어가고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는 서서히 어둠에 물들어 갑니다.
어두워진 하늘에는
하나 둘 별이 돋아나지 않고
제 마음 속에는
하나 둘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작은 슬픔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그 작은 슬픔들은
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습니다.
따뜻한 슬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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