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21

기형도님의 "빈집"

오늘 오전에 신촌의 연세대학교 앞의 독수리 다방을 찾아갔는데, 오전이라 그런지 독수리 다방은 문이 닫혀 있었어요. 그래서 대신 1층 기둥에 새겨진 기 형도 시인님의 "빈집"이라는 시만 읽고 나왔습니다. 기 형도 시인님의 "빈집"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이고 시를 읽다보면 제 마음은 지금도 마음 한쪽이 먹먹해집니다.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면서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