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기형도님의 "빈집"

자작나무1 2016. 7. 10. 17:38

 

 

 

 오늘 오전에 신촌의 연세대학교 앞의 독수리 다방을 찾아갔는데,

오전이라 그런지 독수리 다방은 문이 닫혀 있었어요.

그래서 대신 1층 기둥에 새겨진

기 형도 시인님의 "빈집"이라는 시만 읽고 나왔습니다.

기 형도 시인님의 "빈집"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이고

시를 읽다보면 제 마음은 지금도

마음 한쪽이 먹먹해집니다.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면서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