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 유서1 박 영규
태어남이 인간의 뜻으로 되지 않듯이
죽음도 그렇게 이해하면 쉽다.
어느 순간이라고
정해지지 않은 죽음의 날들이
바람없는 겨울처럼 닥치면
모가지를 드리울 여가도 없이
쓰러지겠지
이제 사랑을 시작한 자들아
그대들의 연인들에게 네 진실을 고백하고
지워지지 않을 잉크물로
젊음을 기록해 두어라.
젊음은 오늘도 변함없이
성좌를 훔치기 위해
십자가 아래를 서성거리며
소크라테스의 독백을 찾는다.
교회당 강대상 너머
나체상으로 매달린 청년에게
"당신의 부활보다는 죽음이 더 진실했다"고
소리치고픈 것은
내가 신의 아들이 아닌 까닭이다.
누구든 신의 간섭을 받지않고
죽음을 가질 수 있다면
스스로가 신일 수 있었다.
때가 되면
신이 되기 위해 죽어야 하리라
부활로 인해
성서로운 죽음을 모독받고 싶지않다.
그저
소크라테스의 독백처럼
순전한 죽음으로 남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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