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향교 담벼락 끝에
빈집 한 채
낮에는 햇살이 몰려들어
오글거리고...
밤에는 달빛과 별빛이 모여
그들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나이 어린 남녀학생들이
누군가의 시선을 피해
서로의 속살을 확인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동네의 주정뱅이 아저씨
소주에 오징어 뒷다리를 씹으면서
엉엉 울고 가기도 하고...
가족의 원한을 갚기 위해
집을 나선 똘이 삼춘
밤새도록 칼을 갈기도 하고...
몸에 상처를 입은
늙은 고양이
빈 집에 숨어
지친 몸을 뉘이고...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내리는 밤에는
돈 없이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떠돌이 아저씨
바람과 비를 피해
하룻밤을 지새우고...
빈집을 빈집으로 내버려 둘 수 없는
삶의 속내들...
삶의 이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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