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중국 모옌의 "붉은 수수밭"을 읽고...

자작나무1 2015. 5. 10. 14:08

 중국 모옌의 "붉은 수수밭"을 읽고...

 

 할아버지 위잔아오 사령관에게 바치는 글

 

 할아버지는 어려서부터 토비이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하고 붙어먹던 중을

어린 나이에 산 속에서 죽이고

마을을 빠져나와 정처없이 떠돌아 다녔습니다.

 

 젊은 나이에는

유명한 장의사 아래에서 열심히 일을 한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떠돌아 다니면서 살았습니다.

 

 가오미 둥베이 지방의 유명한 술도가로 시집을 가는

어린 할머니에 눈이 팔려

어린 할머니가 친정으로 나들이를 하시는 도중

수수밭으로 강제로 끌고 와 겁탈을 하고...

 

 할머니의 시아버지와 신랑을 살해하고

버젓이 술도가의 주인 남편으로 행세를 하고

술도가에서 열심히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술독에 오래된 오줌을 부어

가오미 둥베이 지방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유명한 고량주를 만들어 팔고...

 

 가오미 둥베이 지방의 유명한 토비,

얼룩목이가

어느 날

할머니를 납치하여 능욕을 했다는 이야기에

치밀한 준비를 하여 얼룩목이한테 접근하여

얼룩목이와 그 무리를 소탕하고...

 

 마을에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할아버지는 아버지와 함께

맹렬히 싸워 이기시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토비에서 사령관으로 우러르게 되었습니다.

 

 실은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죽인 일본놈들도 괘씸하였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안 지킨

곰보령과의 한판 승부를 위해

일본놈들과 열심히 싸웠습니다.

 

 할아버지가 조직한 철판회를

할머니의 거대한 장례식을 망친

팔로군과 일본군들...

그들에 대한 증오로

할아버지는 열심히

팔로군과

일본군과 싸웠습니다.

 

 할아버지의 일생은

사람을 죽이고

또 죽이고...

사람을 죽이는 것들이

전부였습니다.

 

 토비로서의 삶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은

할아버지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덕이니, 관습이니, 생명존중 이런 것들은

총 한방이면 싸그리 사라져버리는

흙담보다 약한 것들이었고...

할아버지의 삶은

그런 것들을 생각할 만큼

여유로운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누군가를 죽이고

또 죽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간난의 인생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우리 할아버지 위잔아오 사령관을

욕하고 비웃을 수 있겠지만,

가오미 둥베이 지방의 수수들은, 수수밭은

할아버지의 삶을 예전부터 지켜보았기에

할아버지의 삶을 그렇게 욕하지 않을 것입니다.

 

 붉은 수수밭

 

 토비 : 지방에서 활동하는 도둑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