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박2일 경주여행... 둘쨋날

자작나무1 2016. 8. 7. 09:05

 어젯밤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늦게 일어난다.

YTN 뉴스를 보면서 컴퓨터를 한다.

8시가 넘어 에이스 크래커에 치즈를 얹어 우유와 함께 먹는다.

오늘 아침식사, 조식

9시가 넘어 씻고 모텔을 빠져나온다.

여관 골목길

골목길 안에는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커다란 배낭을 맨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아다니시는 것 같다.

시장통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

노동 고분군으로 간다.

 

 

 

 

 

 

 

 

 

 노동 고분군은 시내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그 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다.

지나치기는 많이 했지만...

푸른 풀밭 위의 커다란 능들...

능 위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왕릉과 오래된 나무들이 하나가 된 모습

자연스러운 풍경

가장 경주다운 풍경들

나에게 경주는...

푸른 풀밭 위로 부드러운 곡선의 능이 있는 도시이다.

능 한쪽에서는 가림막을 친 채 발굴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능을 따라 산책로를 걷는다.

예전에 내 블로그의 대릉원 사진들을 보시면서

대구에 사시는 제이님이

능 위의 나무들이

어린왕자가 살던 별과 그 별에서 마구 자라나는 바오밥나무 같다는 말씀이 떠올라진다.

나도 그런 식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내 맘처럼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왕릉을 바라보면서 걷는 아침산책

노동 고분군을 지나 대릉원 앞에 선다.

대릉원 건너편에는 법장사라는 작은 절이 있어 안에 들어가본다.

 

 

 

 중앙의 작은 대웅전

대웅전 주위로 몇채의 건물이 있다.

작은 정원, 정원에는 많은 꽃과 나무들이

거기에 모형의 꽃들이 있어

작은 정원이 풍성해 보인다.

한켠에는 석류나무가 있다.

절을 나와 그 옆의 문정헌으로 간다.

 

 

 

 경주에서 열린 PEN클럽 모임을 기념으로 지은 한옥 도서관

그런데 이른 시간이라 문이 굳게 닫혀있다.

자주 느끼는 일이지만, 여행 중에 무조건 부지런한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문정헌... 글이 샘솟는 집

문정헌을 나와 사거리에서 왼편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이 길은 지난 가을 경주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터미널을 못 찾고

남산을 향해 무작정 걸었던 길이다.

황남동 고분 옆 길

한참을 걷다가 남산까지 걸어가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다시 사거리로 와 택시를 타고 남산 앞의 삼릉으로 갔던 길

길 옆에는 황남동 고분이 있다.

고분이 많은 경주의 모습

특히 대릉원 주변에 이런 고분들이 많은 것 같다.

경주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이런 고분들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실 것 같다.

건너편에는 내가 좋아하는 한옥카페들이 보이고...

풀밭 입구에는 커다란 메타쉐콰이어 몇그루가 높다랗게 서 있다.

황남동 고분군을 지키고 있는 메타쉐콰이어

보통 메타쉐콰이어는 일렬로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을 이루는데,

이 곳에는 외롭게 나무 다섯 그루로 황남동 고분군을 지키고 있다.

고독한 수문장

그런 색다른 모습이 이색적이고 보기 좋다.

이 메타쉐콰이어는 몇일 전에 경주에 계시는 강산님의 블로그를 통해 사진으로 보았다.

그 멋진 사진 속의 풍경들을 직접 보아서 기쁘다.

 

 

 

 

 

 황남동 고분군 안쪽으로 들어가 고분들을 사진기에 담고...

왕릉과 메타쉐콰이어를 한 화면에 담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고분 옆에는 넓은 연밭이 펼쳐져 있다.

여름꽃 연꽃

무성한 잎에 예쁜 연꽃들

경주와 꽃

어느해부터 경주는 꽃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벚꽃이 피는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보문호수와 대릉원 일대는 꽃밭을 이룬다.

문화유적도시, 경주

볼 것 많은 경주에 안주하지 않고

유적지 주변의 빈터에 꽃들을 많이 심고 가꾸어

꽃의 도시, 경주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새롭게 변모하는 경주시의 모습

거기에 동궁원 등 이런저런 시설들로 사계절 관광지로 탈바꿈하려는 경주의 모습

그런 시기적절하고 발빠른 경주의 변모가 보기 좋다.

연밭을 지나 오릉을 찾아 걷는다.

긴 골목길을 지나고...

골목길 한쪽에 예쁜 한옥카페가 보여 카페 안으로 들어간다.

아침부터 더워, 쪄서 어쩔 수 없이 카페에 들어가

더워진 몸을 식힌다.

오늘은 얼마나 더울려나...

남도의 여름

한옥카페 "WALIGALI COFFEE"

카페가 외관도 그렇고 내부도 예쁘다.

 

 

 

 창가에는 내가 좋아하는 예쁜 나무의자도 있고,

2층에는 벽에 책들이 예쁘게 진열되어 있다.

1층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이효근 견우한의원 원장님의 "나는 '어깨통증'없이 산다"를 읽는다.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씌여진 책임에도

웬지 읽으면서 조금씩 지루해진다.

나는 거의 대부분 문과계통의 책만 읽어서

이런 이과계통의 책은 읽기가 조금은 힘든 것 같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 만큼 다양하게 책을 읽어야할 필요성

그런 필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카페를 나와 골목길을 지나고

오릉을 찾아간다.

오릉이 생각보다 멀다.

날은 덥고...

내 스스로 자초한 고생, 고행

카페에서 식었던 몸은 금방 더워지고

땀이 비질비질 빠져나온다.

연신 수건으로 땀을 닦고...

여름여행

한옥으로 지어진 경주한방병원을 지나 오릉에 도착

오래 전에 경주에 사는 친구가

경주에는 삼릉이니, 오릉이니 능이 많다고 이야기 해 주었는데,

그 말이 떠올라진다.

 

 

 

 

 

  안으로 들어간다.

오릉...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와 박씨왕들의 무덤이다.

우선 박혁거세를 기리는 숭덕전으로 간다.

한옥으로 지어진 숭덕전

안쪽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숭덕전을 나와 알영지를 찾아간다.

주변의 무성한 대나무숲

알영지는 신라의 시조왕비의 탄강지이다.

알영지 앞의 한옥 안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알영지를 나와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

소나무숲이 멋진 오릉으로 간다.

다섯 개의 능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

박씨 왕들의 무덤이라고 해서 그런지 어느 집성촌에 와 있는 느낌이다.

소나무숲길을 따라 오릉을 한바퀴 돌고...

앞에 제단이 놓여진 커다란 능이 박혁거세 능인 것 같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는 6부 촌장들의 제의로 왕에 오른다.

그리고 수도인 이곳을 서라벌이라고 정한다.

오늘날 서울의 어원

경주는 통일신라가 망하고 고려왕조가 세워지면서

천년왕조의 수도에서 지방도시로 전락하면서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

매미의 자지러진 소리, 붉은 배롱나무꽃

여름의 오릉을 나온다.

돌담에도 가지런히 꽃들이 심어져 있다.

너무 더워 자판기에서 사이다를 뽑아마신다.

오릉을 나와 다시 포석정을 찾아간다.

날이 더워 걷는 것도 고역이다.

길 옆으로는 넓다란 논이 펼쳐져 있고...

다양한 경주의 모습

앞으로는 경주 남산이, 논 건너편으로는 다시금 선도산이 보인다.

경주하면 남산인데, 경주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내 눈에는 남산보다는 선도산이 더 잘 눈에 띄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멀리 떨어진 선도산이 남산보다 높아 보이고,

산 위에 송신탑 같은 철탑들이 솟아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푸른 논

이번 1박2일 경주여행에서 내 기억에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것이

푸르른 논일 것 같다.

중복을 지난 논

함께 산에 다니는 형님의 말씀을 따르자면,

2살된 논이다.

경주 도심 가운데에서 이런 푸른 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고맙고 신기하다.

다양한 풍경을 가진 경주, 경주여행

벚나무 가로수길을 지나 포석정 앞에 이른다.

 

 

 

 

 

 통일신라 마지막을 장식한 포석정

통일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이

고려를 세운 왕건에게 항복문서를 바친 곳이 포석정이다.

신라의 시작이 나정이라면, 그 마지막은 포석정이다.

둥그런 돌 사이로 물이 흐르고

그 물 위에 술잔을 띄우고 술을 마셨다는 풍류

그 당시 최고의 풍류가 아니었을까 싶다.

기실 신라는 풍류하고는 거리가 먼 나라였다.

위에는 막강한 고구려가, 옆에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백제가

바다 건너 왜구들은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노략질을 하고...

그런 상황에서 신라는 엄격한 군사국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 만큼 여유가 없었다는 이야기

화랑과 함께 춤추고 노래를 하였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마저도 어린 청소년들의 군사훈련을 겸한 일이기에

그것을 풍류라고 말할 수는 없으리라...

삼국을 통일하고 당나라를 몰아낸 후에

삼국을 통일하였다는 자신감에

경제적인 부를 바탕으로 여유가,

풍류와 문화적으로 활짝 꽃을 피울 수 있었던 통일신라

포석정에서 통일신라시대의 풍류에 대해 생각해본다.

포석정은 물도 흐르지 않고...

정자(停)도 없고, 우물(井)도 없다.

포석정 주변으로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는 작은 정원(庭)이다.

작은 정원을 한바퀴 돌고 포석정을 나온다.

포석정 입구의 버스승강장에서 시내로 나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500번 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타고 황남시장 버스승강장에서 내린다.

아침에 찜해 두었던 정식집을 찾아갔는데,

오전에 재료가 다 떨어져서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씀을 하신다.

아니 이럴수가...

황남동 골목길을 지나 노서동 고분군을 지난다.

 

 

 

 

 

 아침에 그 건너편의 노동동 고분군을 사진 찍어서

이번에는 노서동 고분군을 사진 찍으면서 시내쪽으로 걸어간다.

노동동보다 고분들이 더 많다.

다양한 모습의 고분들을 사진찍고...

통일신라시대의 고분을 바라보면서 걷는 산책길

경주는 나에게...

좋은 산책로가 많은 도시이다.

월성 산책로, 계림 산책로, 대릉원 산책로, 오릉 산책로 등등

노서동 고분군을 지나 중앙로(패션문화의 거리)로 들어선다.

갑자기 물이 마시고 싶어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는데,

내가 원하는 경주정식집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길 중앙의 분식집, 솔마루 분식집에 들어가

김치뽁음밥(메뉴판 표기 그대로 사용)을 먹는다.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정수기에서 물을 여러 잔 벌컥벌컥 마신다.

갈증해소

밥을 먹고나와 중앙로를 지나 신한은행 사거리 버스승강장에서

황성공원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지난 가을 항성공원의 소나무숲이 너무나 맘에 들어

이번에 또 다시 찾아가는 것이다.

날은 덥고 흐린 하늘 아래에서 어제처럼 한바탕 소나기가 내릴 것 같다.

황성공원을 지나가는 50번 용강주공행 시내버스를 탄다.

황성공원이 있는 황성공원, 시립도서관 버스승강장에서 내린다.

하늘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무지막지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고...

버스승강장 앞의 카페로 무작정 들어간다.

Cafe "SALPRESSO"

기상청에서는 동남아의 스콜과는 다르다고 말하던데,

어제와 오늘 겪은 소나기는 동남아의 스콜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어제처럼 배낭에 있던 이효근 견우한의원 원장님의 책

"나는 '어깨통증'없이 산다"를 읽는다.

 

  "걷기는 우리 몸의 전신순환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척추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오십견 운동이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면서 약간 빠른 속도로 걷게 되면

  심폐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곧은 자세를 유지해 척추를 바로 세울 수 있다.

  또 다리 근력이 강화되고, 뱃살을 빼주는 효과도 생긴다."

 

 비 내리는 창 밖을 내다보면서 책을 읽는다.

비 내리는 창 밖을 내다보니,

문득 Ref의 "이별공식"이라는 노래가 떠올라진다.

 

  "이별 장면에선 항상 비가 오지
  열대 우림 기후 속에 살고 있나
  긴 밤 외로움과 가을 또 추억을
  왜 늘 붙어다녀 무슨 공식이야"

 

 비가 서서히 그치고

카페를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황성공원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날이 흐려서 그랬나

작년에 보았던 황성공원과는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빽빽한 나무들도 그저 그렇고...

조금은 실망스럽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 마음의 숲, 계림으로 갈 것을...

아쉬움을 뒤로한 채 황성공원을 나온다.

웬지 김 빠지는 느낌

횡성공원 앞 버스승강장에서 신경주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비가 내린 후의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신경주역으로 가는 51번 신경주역행 시내버스에 올라탄다.

 

 1박2일 경주여행

나에게 경주는...

멋진 탑이 많은 곳이고

푸른 풀밭 위로 부드러운 곡선의 능이 있는 곳이고

아름다운 소나무숲이 많은 곳이고

산책하기 좋은 곳들이 많은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