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당일치기 포천, 남양주 여행... 숲으로 떠난 여행

자작나무1 2016. 8. 15. 17:53

 8월의 사흘 연휴 첫쨋날... 선물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우유에 고구마를 먹고 집을 나온다.

신도림역으로 가서 함께 산에 다니는 형을 기다린다.

역 안의 의자 뒤 벽에는 TV가 걸려 있는데,

TV tbs 방송에서 문래동의 시전문 서점을 소개해 주고 있다.

실제 시를 쓰시는 시인이

자신이 읽었던 시집들을 모아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다.

나중에 한번 찾아가봐야지...

맘을 먹으면서 TV를 보고...

약속시간보다 일찍 형이 오신다.

형과 함께 전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간다.

형과의 대화

우선 이번 올여름 더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덥다는 여름

나도 뉴스에서 본 것 같다.

올 여름 더워도 무지하게 더웠다.

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에 TvN에서 보았던 "응답하라 1994"의 한 장면이 떠올라진다.

가장 성동일님이 버스 안에서 했던 말씀

"너무 더워 누군가가 확 죽여버릴 것 같다"는 말씀

그 해 여름 북의 김일성이 죽었다.

청량리역에서 내려 역 위로 올라오고

버스환승센터에서 광릉내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707번 진벌리행 좌석버스

오늘 가는 코스는 예전에 형과 함께 다녀온 코스이다.

국립수목원, 광릉, 봉선사

나무가 좋아 숲으로 떠나는 여행을 다시 계획하였다.

우리가 타려는 좌석버스가 들어오고...

버스에 올라탄다.

좀전의 지하철은 에어컨에 이상이 있었는지

그리 시원하지 않았는데,

이번 버스는 추울 정도로 시원하다.

시원한 바람

광릉내로 가는 시내버스에서는

요즘 핫한 이슈가 되었던 사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북의 핵무기 개발과 툭하면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북한과

그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정치권과 군

우리의 안전을 위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인데,

성난 성주군민들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씀

성주 참외가 팔리지 않을 것 같으면

정부가 농협을 통해 전량 수매할 수 있는 일이고...

매일 핸드폰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전자파 위해를 이야기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말씀

또한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딴지를 거는 중국

몸집은 거인처럼 크면서 속마음은 개미허리처럼 속 좁은 중국의 모습

형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버스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서울을 벗어나 뒤로 삐죽한 불암산이 보이는

퇴계원을 지난다.

전철역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가 많이 조성되어 있고,

퇴계원을 지나 장현, 광릉내로 가는 길에도

아파트가 엄청 많이 생겨 놀란다.

언제 이렇게 많은 아파트가 생겼지...

사흘 연휴라해서 고속도로만 막힐 줄 알았는데,

이곳도 많은 차들로 길이 막히기 시작한다.

버스는 정체와 지체를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두시간 가까이 걸려 광릉내로 들어선다.

그 때 우리 앞의 아주머니가 국립수목원 가는 것 맞지요.

그러면 이곳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고 말씀을 해 주신다.

그 앞의 어떤 아가씨는 이곳에서 내려 도로 건너편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가야 국립수목원에 갈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고마운 사람들

그래서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 신한미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21번 의정부 가능동 차고지행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도로가 막혀서 그런지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길 건너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트와이스의 "OOH - AHH하게"가 나온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노래, 신나는 노래

노래를 들으면서 내 벨소리를 이 노래로 바꾸어야지 맘 먹는다.

한참을 기다려, 30분 넘게 기다린 것 같다.

21번 시내버스를 타고 국립수목원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광릉수목원, 포천 국립수목원

이곳은 작년 여름에 교직원 연수에서 온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곳, 수목원

나와 함께하는 형은 나무 대신에 꽃을 좋아하시고,

나는 키 큰 나무들을 좋아한다.

전나무, 잣나무, 편백, 메타쉐콰이어

또한 나의 남도여행은 한편으로는 나무여행이기도 하다.

그래서 둘의 암묵적인 절충차원에서 수목원들을 많이 찾아 돌아다녔다.

양평 들꽃수목원, 태안 천리포 수목원. 춘천 제이드가든

수목원 안으로 들어간다.

 

 

 키 큰 나무들이, 멋진 나무들이 많은 국립수목원

한여름이라 수목원에는 우리 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들도 많으시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안에 들어오지도 못했을 뻔했다.

오늘은 시간이 많아 수목원을 큰 원을 그리면서 한바퀴 돈다.

매번 수목원에 오면 입구지역과 전나무구역만 돌아다녔었다.

이번에는 수목원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

연잎이 가득찬 연못도, 박물관도, 온실도 돌아다닌다.

수목원 안은 그리 덥지 않다.

그늘 속은 시원하고...

가끔씩 산바람도 불어온다.

이곳은 6.25 당시 피해를 입지 않아서

이만한 숲이 고스란히 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고마운 일, 다행스러운 일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전나무숲길 아래의 카페를 찾아간다.

나는 이곳에서 식사를 할려고 그랬는데,

식사는 없고 차만 판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레몬에이드를 마신다.

카페 안에는 사람들이 많으셔 카페 내부를 사진기에 담지 못한다.

카페에서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면서

작년에 다녀온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내의 한옥찻집을 떠올린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카페를 나온다.

 

 국립수목원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코스

전나무길을 걷는다.

형도 이 길이 맘에 든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러면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라고 말씀을 하신다.

그래서 입으로 공기를 많이 들이마시고

코로 천천히 내쉰다.

긴호흡

그러면서 문득 오래 전에 보았던

박신양님, 최진실님 주연의 영화 "편지"가 떠올라진다.

주인공 박신양님의 직업이 수목원 연구원이었던 영화

슬픈 영화

또 오래간만에 최진실님을 먼 기억 속에서 떠올린다.

동전을 던져 앞뒷면에 따라 자신의 유학과 결혼을 결정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전나무숲길이 끝나고 동물원이 나온다.

우리 안의 동물들도 더위 속에 고생을 하고 있다.

한참을 걸어 호랑이를 보러 갔는데,

그늘 속에 꼼짝을 않고 누워만 있다.

아래로 내려오니 안내판에 이 동물원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 씌여있다.

 

 

 입구로 내려오니,

한쪽 편에 어린이 수목원이 있고

그 안의 벽에 어린왕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그림들이다.

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어린왕자

기쁜 마음에 어린왕자의 그림들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가평 쁘띠 프랑스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만났던 어린왕자도 떠올라진다.

다리 건너편으로 수목원 안내실이 냇가쪽으로 접해있다.

항상 이 자리에서 그 안내실을 보면

한국의 건물이 아니라 태국의 건물처럼 보인다.

무성한 나무 아래의 목재 건물

그런 것을 형한테 이야기하니까 그냥 형이 웃는다.

수목원을 나와 인도도 없는 좁은 도로를 걷는다.

차들이 많아 위험한 길

긴 뱀이 죽어서 말라가고 있는 섬뜩한 길

다행히 우리가 가려는 광릉에 금방 도착하고...

매표소에서 매표를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예전에 이곳에 나무가 좋아 또 다시 일부러 찾아온 것이다.

또 다른 수목원이라는 생각에...

그런데 함께했던 형이 전보다 나무들이 적어졌다고...

밑둥이 굵은 나무들이 많이 없어졌다고 서운해하신다.

나도 좀 휑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렇게까지 생각은 하지 못했다.

능을 보고 아래로 내려오니까

길 옆으로 무슨 이유인지 굵은 나무들이 많이 잘려져 있다.

형 말이 맞았다.

감각이 예민한 형

요즘은 촉이 살아있다고 표현한다.

형과 다니면서 그런 경우를 많이 느낀다.

일기예보보다 더 정확하게 날씨를 맞추시고,

아침에 스치면서 보았던 사람을

오후에 지나가면서 아침의 그 사람이라고 말씀을 해주시고...

보통 사람들보다 감각이 예민하시다.

그래서 자주 놀란다.

안내판의 광릉숲 이야기

세조의 유언에 따라 이곳에 능을 만들고

어느 누구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유언을 하였다고 한다.

어린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

왕이면서도 언제고 왕위에서 쫓겨나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세조의 모습이 그 글 속에서 느껴진다.

왕이면서도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던 세조

그나마 죽은 후의 능은 세상의 번잡함에서 멀찍이 떨어져

광릉숲에 숨은듯이 누워계신다.

 

 

 

 광릉숲을 나와 도로길이 위험할 것 같아 버스를 타고 봉선사로 갈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건너편 길 옆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이 있어

그 길로 봉선사로 간다.

형은 기다란 막대기를 주워 혹시나 풀섶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뱀을 쫓아내기 위해

풀섶을 나무막대기로 헤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시고,

나는 형 뒤에서 도로 옆의 키다란 나무들을 사진기에 담으면서

형을 쫓아간다.

앞서 가는 형이 차 안의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차들만 다니는 길에서

이 더위에 풀섶을 헤치면서 걸어가는 두사람

이상한 사람들로 볼 것 같다.

춘천에 사는 나의 친구 승열이는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들으면서

형과 나를 헝그리 여행단, 헝그리 산악회라 부르고 있다.

도로 옆의 멋진 나무들

나무들이 멋져 사진들도 많이 찍는다.

이 길은 예전에 춘천의 승열이하고 금촌 외갓댁에 갈 때

항상 이 길로 다녔던 길이다.

경춘국도에서 퇴계원으로 나와

장현과 광릉내를 거쳐 이 도로를 통해 의정부로 갔던 길

이른 아침이면 창문을 활짝 열고

노래 소리를 크게 하고 지나갔던 길

추억의 길

 

 추억의 길을 지나 봉선사 입구의 식당가 앞에 선다.

세시가 넘은 시간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시원한 막국수를 먹는다.

냉면인지, 막국수인지 헷갈리는 국수

시원한 맛에 먹는다.

내 앞에 사람들이 먹고 계시는 감자부침이 맛있어 보여

형한테 얘기해서 감자부침을 시켜 먹는다.

두틈하고 큼지막한 감자부침

맛도 맛있다.

강원도가 아닌 경기도에서 맛있는 감자부침을 먹는다.

늦은 점심을 먹고 봉선사로 간다.

 

 

 일주문의 현판에는

한글로 운악산 봉선사라고 씌여있다.

이 절도 예전에 한번 왔던 절이다.

입구의 500년 된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는 절

절 입구의 한옥찻집에 들어가 시원한 냉커피와 식혜를 먹는다.

안에는 자리가 없어 밖의 탁자에 앉아 마신다.

앞으로는 주차장 너머 연잎의 무성한 연지가 보이고...

위로는 나무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약한 바람이 연신 불어오는 시원한 곳

식혜를 마시던 형은 오늘도 즐거운 날이라고

구경 잘 했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그런 말씀에 갑자기 죄송스러워진다.

오늘 하루는 나 때문에 일정이 엉망이었다.

국립수목원의 교통편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했고,

수목원 안에 식당이 있다는 허위정보로

점심도 한참 후에 먹어야 했던

가이드로 엉망인, 빵점인 날이었는데,

그럼에도 좋게 말씀해줘서 고맙고

또 그 만큼 죄송스러워진다.

내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 도반

 

 한옥찻집을 나와 절 구경을 한다.

탑 앞의 건물, 대웅전

대웅전 현판도 한문이 아닌 한글이다.

큰 법 당

봉선사하면 제일 먼저 대웅전 현판, 큰 법당이 떠올라진다.

대웅전 뒤로 울창한 나무들이 즐비하고...

국립수목원, 광릉, 봉선사로 이어지는 나무벨트

그 길을 따라 떠난 여행

숲으로 떠난 여행

절을 나와 그 앞의 연지로 간다.

 

 

 

 연못 위에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다.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연꽃은 다 지고 한두송이의 연꽃만 보인다.

백련...

연꽃길을 걸으면서 봉선사는 연꽃으로 유명하지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연지를 나와 봉선사 입구의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선다.

여름햇빛이 따가와 정류장 뒷편의 그늘에 숨어

한양병원으로 가는 2번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마을버스를 기다리면서 오래 전에 내가 썻던

숲예찬이라는 글을 떠올린다.

 

  숲 예찬

 

  숲은 휴식입니다.

 올 여름처럼 무지막지하게 더운 여름날

 숲속에 들어가면 항상 그늘이 져있어

 한낮의 땡볕을 피할 수 있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와

 여름의 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숲은 성찰입니다.

 현실에서 지친 사람들이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숲.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곳.

 숲속에 들어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입니다.

 

  숲은 미래의 전진기지입니다.

 하나 밖에 없는 지구가 몸살을 앓는 지금,

 이산화탄소의 배출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자외선의 유입으로 지구의 온도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요즘,

 숲을 만들고 가꿈으로써 지구의 환경파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안입니다.

 

  숲은 인디언 대추장 시애틀입니다.

 숲을 자신들의 어머니이자 형제자매로 인식했던 북미 인디언.

 땅을 어머니로 생각하지 못하고 달러 몇푼에 사고팔수 있다고 생각하는 백인들을

 측은한 마음으로, 눈빛으로 바라보던 인디언들.

 그들은 아마도 오늘날의 우리들의 환경재앙을 이미 몇백년 전에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인디언 대추장 시애틀의 걱정은 뭉개지고,

 숲을 밀어내고 대도시를 만든 도시...

 시애틀의 이름으로만 남게된 슬픈 도시.

 오늘날 우리의 환경재앙은 인디언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자연을 사고팔고, 파헤치고, 뭉게고...

 그런식으로 자연을 배반하면서 이룬 자연에 대한 업보입니다.

 

 숲은 미래에 대한 경고입니다.

 옛날 성난 농민들이 현실에 대한 분노로

 대나무숲에 들어가면

 죽창이 만들어지고,

 세상을 뒤엎는 함성이 됩니다.

 중국의 역대왕조들이 농민들의 불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망했던 역사는

 그것을 뚜렷이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숲이 죽으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면

 어떤 체제도 온전할 수 없습니다.

 

  숲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숲이 건강해야 사람들도 건강할 수 있고,

 온갖 새들이 깃들 수 있고,

 온갖 동물들이 몸을 뉘일 수 있고,

 인간이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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