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는
육지와 인접한 섬으로 말을 방목하기에 적당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절영진 설치 이전까지 나라에서 경영하는 국마장의 소재지이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성덕왕이 김유신의 공을 기려 그의 손자인 윤중에게 절영도의 명마를 하사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사에는 견휜이 태조 왕건에게 절영도의 명마를 선물로 주었다가 절영 명마가 고려에 이르면 백제가 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려받았다는 기록도 있다.
영도가 절영도라는 이름을 갖게 된 까닭도 국마장에서 기른 말이 하도
빠르게 내달리기 때문에 말 그림자가 땅에 비치지 않았다고 해서 붙였다는 것이다.
1867년 개항 이후 일제는 절영도를 '목도'라 부르며 군마를 길러 군사력을 강화하려 했고,
해방 후 행정구역을 정비하면서, 옛이름 '절영도'를 줄여서 현재의 '영도'로 부르게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아침을 챙겨먹고 베낭을 챙겨 집을 나온다.
신도림역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영등포역으로 가는 영등포09번 마을버스를 탄다.
가로공원 옆을 지나가는데,
가로공원에는 운동을 하시는 분들로 분주하다.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 걷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
돌아가신 어머니도 이 곳에서 운동을 많이 하셨는데...
영등포역 뒷편에서 내리고...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담배 두 대를 피운다.
영등포역에 올라가고...
얼마간 의자에 앉아 있다가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사람들로 붐비는 승강장
부산으로 내려가는 ktx가 들어온다.
출발(08시 04분)
내 좌석에 앉아 멍하니 창 밖을 쳐다본다.
비가 올려고 그러는지 하늘이 어둡고...
많은 구름과 연무가 끼여 있다.
수원을 지나면서 드문드문 논들이 보인다.
극심한 가뭄에도 모내기를 마친 논들
논 위의 푸르른 벼들
고마운 벼들이다.
산 쪽의 나무들은 짙은 녹색이라 어두운 편인데,
벼들은 신록처럼 푸르기만 하다.
나의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푸른 벼
한참을 벼를 쳐다본다.
산에는 밤꽃이 한창이고...
빈터에는 개망초가 무리지어 피어 있는 유월의 풍경
여름으로 다가가는 풍경들
대전과 대구를 지나고...
세시간이 조금 지나 부산역에 도착한다.
오래간만에 찾아온 부산
지난 12월달에도 부산에 올려고 그랬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다리를 다치셔서 못 왔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왔던 곳
너무 많이 다녀서 이제는 그만 다녀야지 하면서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이 생겨 가고 또 가고 그런다.
부산이 아닌 내가 그 동안 가보지 못 했던
포항, 김해, 진주 그런 곳에 가야 하는데,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부산으로 쏠린다.
부산 사랑
내 마음의 여행지... 부산
부산역을 나와 도로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자갈치 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17번 감천행 시내버스를 타고
남포동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고
넓은 도로를 건너 자갈치 시장으로 간다.
복잡하고 어수선한 자갈치 시장
그래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다.
이곳도 경기를 타는 것 같다.
간판에 고등어구이 정식이라고 씌여 있어
안에 들어가 고등어구이 정식을 시킨다.
이 집은 여행객들보다는
주위의 주민들이나 일꾼들이 찾는 집인 것 같다.
된장국에 카레까지...
반찬들이 푸짐하다.
들어온 손님들은 국을 미리 이야기한다.
점심을 먹고 식당 앞 버스정류장에서
태종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얼마 후 태종대로 가는 30번 태종대행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나를 태운 버스는 영도대교를 건너고
김진숙 지도위원님의 고공농성과 희망버스가 있었던 한진중공업을 지나고...
동생으로부터 카톡이 온다.
어젯밤 꿈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고운 빨간색 옷을 입으시고 오셔서
자신을 안아주었다고...
내 동생이 그간 힘들어 하니까 어머니가
그런 여동생을 위로하기 위해 꿈에 나오셨나 보다.
어머니는 동생보다 나하고 더 가까웠는데...
내 꿈에는 오시지 않으시고...
그래도 꿈 속에서나마 어머니가 자신을 안아 주어서
내 동생이 조금은 마음이 놓였을 것 같다.
위안
태종대가 가까워지면서 도로가 차들로 막히기 시작한다.
오늘이 태종대 태종사 수국축제 첫날이라 길이 막히는 것이다.
나도 이번에 부산여행을 준비하면서
킹덤님(마라토너 전용재님) 블로그를 통해
수국축제를 알았다.
걸어서 가는 사람들도 많고...
한참을 버스에서 앉아 있은 후에야
버스 종점에서 내린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태종대 앞
식당마다 사람들로 넘쳐난다.
대목
많은 사람들과 함께 태종사를 찾아간다.
태종대 입구를 지나고 긴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그럼에도 언덕길이 길어 땀이 난다.
부지런히 걷고...
나는 예전부터 태종사의 수국축제를 보고 싶어했다.
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언덕길을 오르고 태종사 입구에 선다.
시장바닥
입구부터 사람들로 넘쳐나고...
좁은 계단길을 오르기가 힘들 정도이다.
중간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꽃 앞에서 셀카를 찍는 사람들
양 옆으로 가득찬 수국꽃
꽃세상이다.
한동안 어수선하고 쓸쓸했던 나의 마음도
많은 수국들로 조금은 환해지는 기분
내 동생이 꿈 속의 어머니에게서 위안을 얻었다면
나는 이곳 태종사 수국밭에서 마음의 위안은 얻는다.
계단 위 공터에서는 공연이 펼쳐지고...
비스듬한 오름길을 따라 태종사로 간다.
조그만 절
절 앞도 수국꽃으로 아름답다.
대웅전 뒷편의 산신각 앞에도 수국
수국으로 이루어진 태종사, 작은 절
연신 수국꽃을 내 사진기에 담고...
핸드폰으로 찍어 중국에 있는 내 동생에게
카톡으로 보내준다.
사진을 찍으시는 어떤 아저씨가
올해는 가물어서 예전보다 꽃이 못 하다고 말씀을 하신다.
옆길로 해서 태종사를 내려오고...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계시고...
언덕길을 내려가 태종대를 나온다.
태종대는 지난번에 다녀와서 이번에는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버스 종점에서 다시 30번 송도 해수욕장행 시내버스를 타고
영도대교 방향으로 나간다.
영도대교 다리 아래 버스정류장
영도경찰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82번 청학동행 시내버스를 탄다.
버스여행
버스는 남항 방향으로 달린다.
영도가 작아도 그렇게 작은 섬은 아니다.
인구도 웬만한 지방시 만큼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에 국회의장을 지내신 김영오님의 여행책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영도는 부산에서도 외지인의 비율이 높은 곳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 만큼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구 관리가 어려운 곳이라고...
버스는 흰여울 문화마을 버스정류장에 서고...
버스에서 내려 흰여물 문화마을을 찾아간다.
큰 도로와 작은 도로를 건너
흰여울 문화마을 이정표 앞에 서고
골목길을 통해 흰여울길에 선다.
좁은 골목길
길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송도 앞바다
날이 흐려 바다 풍경은 흐릿하고...
새로 생긴 송도 앞바다의 케이블카도 보이지 않는다.
바다 위에는 항구에 들어올려는 큰 선박들이 대기하고 있고...
골목길을 걸으면서 연신 사진을 찍는다.
내가 이번에 부산에 온 첫번째 이유는
이곳과 초량의 이바구길을 가기 위해서이다.
향기 별님과 대비마마님의 블로그를 통해 알았던 곳
이곳도 새로운 명소인지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많다.
집 앞의 바다, 지붕 너머로 보이는 바다
이곳에서는 바다조차도 일상의 한부분이다.
골목길을 통해서 보이는 바다
중간에 여울이라는 Roasting cafe가 보여
안으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창 밖으로 좁은 터에 등대와 둥근 설치물이 보이는 곳
작은 카페
적은 창가 자리는 이미 다 차있다.
카페를 나와 다시 골목길을 걷는다.
중간의 화장실,
살찐 테리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밭 위에서는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다.
갈매기, 꽃 조형물
이불 너머 보이는 바다
바다를 향해 내걸린 이불 빨래
이곳 사람들의 삶이 느껴지는 모습
삶의 자질구레한 일상조차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생각해본다.
골목길은 끝이나고 아래 계단을 통해 바다로 내려선다.
중간의 이송도 전망대
안내문을 보니, 날이 맑은 날에는
바다 건너 대마도도 보인다고 표시되어 있다.
부산에서 가까운 대마도
긴 계단길을 통해 바다 옆길로 내려서고...
절영해안산책로, 중리 갈맷길
바다를 보면서 입구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힘들어져서
중간의 의자에 앉는다.
조금씩 불어오는 바닷 바람
찰랑찰랑 들려오는 조용한 파도소리
앞으로 보이는 바다
그 바다가 나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그동안 힙들었지...
고생했어...
어머니는 착하셔서 좋은 곳에 가셨을거야...
아버지도 만나시고...
미키도 만나고...
기운 내...
웬지 울고 싶은데, 눈물은 나지 않는다.
바다를 보면서 실컷 울고 싶었는데...
그래서 어머니 돌아가시고 몇일 안 되어서
부산에 온 것인데...
바다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는다.
어머니와 꼬마아이가 지나가고...
꼬마아이에게 어머니가 필요하듯이
내일 모레 쉰이 되는 나에게도 어머니가 필요하다.
전에 신경숙님의 소설 "어머니를 부탁해"에서도 이런 내용이 있다.
나이 드신 어머니에게도 어머니가 필요하시다고...
살아가는데 큰 언덕이자 빽이신 엄마, 어머니
다시 길을 걷는다.
검은 천막을 친, 해녀분들이 운영하는 바닷가 식당을 지나고...
절영해안산책로를 나오고...
도로 위로 올라와
부산 보건고 버스정류장에서 서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조금 있다가 82번 전포화신아파트행 시내버스를 올라타고...
영도다리와 부산역을 지나쳐 서면방향으로 달리고...
상공회의소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서면으로 걸어간다.
고가도로 아래의 하천,동천
물이 지저분하다.
서면 특화거리
젊은 사람들로 정신이 없다.
양쪽의 많은 가게들
주말의 서면거리는 복잡하다.
젊음의 거리
부전도서관 뒤 골목길 안의 식당
정이든 삼겹살집에서 삼겹살을 먹는다.
예전부터 부산에 오면 이곳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학원과 젊은이들이 많아 가격이 싼 집들이 많다.
삼겹살 3인분에 된장 찌개, 공기밥 2개
9천 5백원
거한 저녁을 먹고 부전도서관 앞에 가니,
아트마켓 거리예술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좁은 인도 위에 천막을 치고 많은 작은 노천 상가들이 서 있다.
작은 그림과 귀걸이와 인형과 비누, 예쁜 그림들을 파는 곳
앙증맞은 물건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거리 축제
부산의 서면 거리는 젊음의 물결로 흥청거린다.
그런 젊음의 물결이 보기 좋다.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말괄량이 삐삐 그림의 컵이 보여
사장님에게 부탁을 하여 내 사진기에 담는다.
행사 뒷골목은 부전 카페 거리이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했던 곳
그런데 골목에 카페들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작지만 이쁜 카페들
카페 안에 사람들도 많다.
만원인 카페 안
밖에서 카페 외관을 사진 찍으면서
카페 골목을 돌아다닌다.
오늘 부산 시내를 버스타고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부산에 새로 생긴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가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경주도 그렇고, 제주도 그렇고...
우리나라 전체의 추세가 되었나 보다.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2층의 넓은 카페가 보여
카페 외관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2층으로 이루어진 하얀색 벽에 통유리
유리 앞에는 화분이 많이 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
주말 저녁 분위기가 물씬 난다.
카페를 나와 골목길을 찾아
오늘 하룻밤을 묵을 모텔을 찾는다.
오늘은 많이 걸어서 피곤하다.
찬물에 목욕을 하고
침대에 누워 TV를 보면서
오늘 밤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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