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일본 북해도 여행... 둘쨋날(1.7)

자작나무1 2018. 1. 13. 16:30

 "노가 병법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전국 시대에 살았던

 곤바루 젠보이다. 여기서 말하는 병법이란 칼이고, 죽음이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죽고 또 죽어 언제나 죽는 몸이 되어 있으면

 무도에 자유를 얻는다'고 하는 사무라이의 세계는, 단지 죽음을 두려

 워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조석으로 죽음을 생각

 하고 있는 사무라이는 언제나 정신을 엄격히 하고 매순간에 온 힘을 바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잠시라도 긴장을 풀고 건성

 건성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과는 다르다."

 

 이어령 교수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중에서 p.191

 

 

 어제 그리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아침 일찍 일어난다.

씻고 어제 저녁을 먹었던 2층 식당, 아수카에서 조식뷔페를 먹는다.

호텔 조식뷔페

나는 호텔 조식뷔페에 대해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호텔 조식뷔페를 먹어본 적이 적어서 그렇다.

지난 12월 제주여행 시 24일 성탄 전날 호텔에서 자고,

25일 성탄 아침에는 호텔 조식을 먹을려고 했는데,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는 마땅한 호텔이 없어

그런 호사를 누릴 수가 없었다.

아침식사 후에는 호텔 앞 도야호수를 산책한다.

 

 

 

 

 

 

 

 어젯밤부터 쉬지 않고  내리기 시작한 눈은 아침에도 계속 내리고 있다.

눈이 많은 북해도

나무 위의 까마귀들

까마귀가 많은 북해도

호텔 앞에 모여 관광버스를 타고 도야호수 선착장으로 가서 유람선을 탄다.

산들로 둘러쌓인 산중 호수

산중 호수임에도 호수가 바다처럼 넓다.

이 곳에서는 특이하게 갈매기와 까마귀가 서로

새우깡을 얻어먹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눈 쌓인 겨울 산들과 섬

3층 갑판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으면서 4년전 통영에서 한산도로 가는 배를 탔던 일을 떠올린다.

 

 

 

 

 

 20분간의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도야호수 전망대, 사이로 전망대로 간다.

사이로 전망대는 높이가 있어 호수가 더 넓게 보인다.

아침보다 날이 많이 맑아졌다.

김선생님의 제의로 스쿠터 뒤에 튜브가 달린 눈썰매를 탄다.

넓은 농장, 눈 위로 달리는 눈썰매

속도와 함께 나한테 눈보라가 몰아져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사이로 전망대에서의 체험행사

흰 눈 위의 자작나무들

내가 좋아하는 풍경

북해도가 나에게 선물을 주는 느낌이다.

넓은 들판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 눈의 나라에 온 듯하다.

눈의 나라, 북해도

눈도 계속 내리고 있다.

사이로 전망대를 나와 버스를 타고 노보리벳츠로 간다.

 

 

 

 

 

 일본의 민속촌, 시대촌, 노보리벳츠 지다이무라

시대촌 입구의 식당에서 도리무시 우동(닭찜 우동)을 먹는다.

렌지 위의 네모난 틀

그 안에 닭과 감자, 고구마, 양배추 등등 여러가지가 들어있다.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럽다.

또한 맛도 좋다.

제일 먼저 감자를 으깨어 버터에 섞어 먹었는데, 맛있고,

고기도, 채소도 고소해 맛있다.

 

 

 

 

 

 

 

 

 

 

 

 맛난 식사 후에는 시대촌 안으로 들어간다.

일본의 전국시대(1477~1573) 말기에서 에도시대(1603~1868) 초기의 집들을 재현한 테마파크

커다란 지붕, 목조 가옥

그 시대의 건물들을 보면서 군산의 일제식 사찰, 동국사가 많이 떠올라졌다.

고풍스런 건물들, 그 건물들은 상가로, 식당으로,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닌자와 게이샤에 관한 연극 두편을 보았다.

게이사 오미란 연극에서는 영식이가 남자 주인공으로 뽑혀

무대에 나가 남자 주인공 역할을 했다.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연극

닌자편에서는 우물에서, 마루바닥에서, 천정에서 수시로 칼을 찬 사무라이가 나타났다.

남의 집 안의 정보를 캐내오는 비밀요원, 닌자

어느 소속에서 들어가지 않는 낭인집단

연극을 보면서 닌자는 일반 사무라이보다 더 영리해야 할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연극이 끝난 후에는 입구에서 미리 나누어준 종이에 동전이나, 초콜렛, 사탕 등을

무대인사를 하는 주인공들에게 던져주는 색다른 모습들...

시대촌 주변을 돌아다닌다.

건물 주위의 키 큰 나무들

어떤 소나무나 주목에는 새끼줄로 나뭇가지를 위로 묶여져 있다.

가이드님의 말씀에 의하면, 눈이 쌓여 나뭇가지가 꺽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했다고 한다.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본인들

그들의 집조차 나무집이다.

빨간색 도리이, 그 안의 조그만 사당, 2마리의 석구가 앞을 지키고 있다.

호수

빨간색 다리와 빨간색 정자

흰 눈 위의 빨간색 다리와 정자가 눈에 띄인다.

전부터 일본 여행 사진들을 보면서

일본은 시각적인 이미지에 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런 호수 위의 다리와 정자도 그런 느낌을 주었다.

가게 앞의 글자가 씌여있는 천조각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노렌

일본 가게에서는 노렌은 우리 조상님들의 족보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한다.

아침에 가게문을 열면서 제일 먼저 밖에다 걸고,

저녁 때 가게문을 닫으면서 안으로 들어넣는 노렌

가게에 불이 나면 제일 먼저 목숨 걸고 불 속에 들어가

노렌을 들고 나와야 한다.

가게의 핵심, 생명

그 가게의 역사와 함께하는 노렌

볼거리가 많았던 노보리벳츠 지다이무리를 나와

버스를 타고 지옥계곡으로 간다.

 

 

 

 

 

 산허리에 연기가 나오는 화산지역

뜨거운 나라, 일본

온천의 나라, 일본

나무도 없는 황량한 지역

지옥의 이미지보다는 뜨거운 나라, 일본이 더 먼저 떠올라졌다.

화산이,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일본

불안한 일본

그럼에도 일본 사람들은 화산을, 지진을 운명으로, 숙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다.

철저한 대비

건물에 지진 발생 시 미리 내진설계, 내진장치를 설치하여 지진에 대비하고 있다.

지진이 많이 발생하여도 그럼에도 안전한 나라, 일본

이런 것들이 일본의 힘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 가이드님의 말씀으로는

일본 사람들은 일본보다도 핵으로 장난치는 북과 접해있는 남한을

더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을 해 주셨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서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 판문점

다른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바쁜 일정에도 새벽에 찾아갈려고 했던 판문점

한국인의 불감증

아파도 아픈 줄 모르는 한국인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불안한 화약고, 한국에 살면서도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하고 있다.

그러면서 옆나라 일본을 걱정하고 있다.

지옥계곡을 나와 오늘 하루 묵을 석수정 호텔을 찾아간다.

어제처럼 7층의 온천에 올라가 목욕을 하고

저녁으로 뷔페식으로 먹는다.

오늘은 유카타를 입지 않고 밥을 먹는다.

밥을 먹으면서 옆의 유카타를 입고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보인다.

유카타에 맨발, 슬리퍼

일본식 옷차림

저녁을 먹고 어젯밤처럼 한참을 걸어 편의점에서 신라면과 과자를 사 와

호텔방에서 서울에서 가져온 소주로 술을 마신다.

저녁마다 술을 마시는 일본 북해도 여행

네 사람 다 술을 좋아해서 점심 때와 밤에는 술로 시간을 보낸다.

웃고, 떠들고, 술을 마시는 시간들...

신라면을 군대식으로 봉지에 뜨거운 물에 부어 라면을 끓이고,

과자와 귤로 소주를 마신다.

여행 둘쨋날이 술과 함께 즐겁게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