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일본 북해도 여행... 셋쨋날(1. 8)

자작나무1 2018. 1. 14. 13:34

 "일본의 문화를 지탱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그리고 우리

 와 다른 문화가 바로 모든 행위를 양식화하는 데 있다. 이른바

 일정한 형식으로 정형화하는 틀 만들기이다. 마음이 있

 어서 어떤 양식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양식이 있기 때문에 마

 음이 생겨난다. 이런 원리는 차를 마시는 다도에서 노, 노부키

 같은 생활 예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일본 사회의 광범위한 영역

 에 뻗쳐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 이어령 교수님 기린원 p.81~82

 

 옆방의 실장님이 깨워주셔서 일어난다.

부지런히 씻고 2층의 식당에서 조식뷔페를 먹는다.

아침마다 호텔 조식뷔페를 먹는 화려한 북해도 여행

식사 후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고 삿포로로 간다.

이곳에서 삿포로까지 거리가 멀다고 한다.

창가로 보이는 풍경들

눈 덮인 산들과 침엽수림

내 상식으로는 자작나무와 편백, 삼나무는 함께 있지 못하는 나무로 알고 있는데,

자작나무 옆에 키 큰 편백이나 삼나무가 자주 보인다.

궁금해서 가이드님께 물어보니, 인공조림으로 편백이나 삼나무를 심었다고 하신다.

한국에서는 중부지방이 아닌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는 편백이나 삼나무가

위도상 한국보다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이 볼 때마다 신기하다.

또 하나,

내가 편백이나 삼나무를 좋아해서

그 나무들을 보기 위해 남도여행을 많이 하는데,

어떤 분이 그 편백이나 삼나무가

일제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일본과 가까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남부지방에 편백이나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하시면서

그런 나무들을 찾아다니는 나를 못마땅해 하신 적이 있었다.

일본의 나무, 삼나무

그 나무를 찾아다니는 내가 역사의식이 미진한 사람으로 보였나 보다.

그런데, 나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자연이라는 것이 자연 그 자체로 훌룡하고 위대한 것인데

거기에 이념이니, 역사의식이니...

그런 것들을 덧칠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다.

벚나무가, 가오즈향 향나무가 일본 나무라고 무조건 베어버려야 한다는 것은

솔직히 속 좁은 생각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속이 좁다고 뭐라고 그래도,

그럼에도 일본에 대해서는 관대할 마음이 조금도 없다고 우기신다면 나로서는 할 말이 없지만...

산의 고장, 북해도

산 사이의 조그만 평지에 집 몇 채가 마을을 이루고 있다.

마을 속의 집들이 예뻐 보인다.

지붕도 그렇고, 외벽도 그렇고 알록달록한 색깔의 집들...

삿포로가 가까워졌는지, 오른편으로 바다가 보인다.

중간의 조그만 휴게소에서 쉬었다 간다.

휴게소 마당에도 눈이 많이 쌓여있다.

눈 위로 자작나무와 전나무

 

 

 

 

 

 

 

 

 

 

 

 

 

 다시 버스를 타고 북해도의 명물, 오타루도 간다.

북해도를 대표하는 곳들이 많겠지만, 나에게는 오타루가 최고이다.

책을 통해 알았던 곳

소설보다 영화로 유명한 "러브레터"에서 나왔던 곳

남자 주인공 아키바의 친구가 이 곳에서 유리공예를 하고,

공예품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히로코와 아키바가 함께 찾아왔던 곳

조그만 운하

예전에 청어잡이 배들이 청어를 시내로 나르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의 수향마을 분위기

운하 옆으로는 옛건물을 이용한 식당과 상점, 공방이 있다.

공방거리를 돌아다닌다.

기타이치 가라스 공방거리

예쁜 상점들, 상점 안의 이쁜 상품들

이 곳은 중국 상해의 티안지팡 같은 곳이다.

유명한 빵집, kitakaro에 들어가 빵을 사 먹고

거리를 한참 돌아다닌 후에

북의 어장 

2층의 식당에서 초밥과 우동으로 점심을 먹는다.

우리의 점심식사

미리 준비해 둔 소주와 볶음김치, 김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옆의 사람들이 우리의 철저한 준비에 부러워하신다.

이번에는 소주를 옆의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옆의 사람들도 좋아하신다.

이번 북해도 여행에서 소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빠지지 않았다.

소주, 참이슬과 함께한 북해도 여행

 

 

 

 

 

 

 

 

 

 

 

 

 

 

 

 식사 후에는 오르골 전시장으로 간다.

작고 이쁘장한 오르골

오르골 전시장답게 전시장은 오르골로 꽉 차 있다.

너무 예뻐 하나 사고 싶었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은은한 음악소리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하다.

서양의 커다란 오르골을 작게 만들어

개인들이 소장할 수 있도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축소지향의 일본인들

2층에는 커다란 오르골 ORPHEUS이 있어

동전을 집어넣고 음악소리를 듣는다.

맑고 청아하면서도 나름 운치가 있는 음악소리

북해도는 이렇게 온천으로부터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중국사람들, 한국사람들이 많았다.

가이드님의 말씀으로는 일본사람들, 가이드님의 말씀대로 본토사람들은

겨울이 아닌 여름에 북해도 여행을 많이 오신다고 하신다.

본토가 여름에는 살인적으로 습하고 더워서

상대적으로 시원한 북해도를 찾아오신다고 말씀하신다.

본토 사람들의 여름 여행지, 북해도

라벤더 향기가 날리는 여름날의 북해도

나도 나중에 한여름에 북해도를 또 찾아오고 싶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오르골 전시장 앞의 증기시계, 옛시대의 건물들을 사진 찍고

골목길 안에 카페가 보여 실장님께 부탁을 해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신다.

옛시대풍의 카페, 은의 종

이 카페는 특이하게 자신이 선택한 찻잔으로 커피를 주시고,

다 마신 후에는 그 찻잔을 가져가게 한다.

나름 업전략이 훌룡해 보인다.

실장님과 김선생님은 가게마다 들어가 구경을 하시고,

나와 영식이는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

가게 앞에 거리에 재털이가 설치되어 있어

재털이가 있는 곳에서는 의무적으로 담배를 피운다.

돌아다니다가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여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북해도에서 내가 제일 맛이 있었던 것은 물과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이스크림이 맛있는 북해도

북해도는 낙농업이 발달하여, 우유나 치즈, 아이스크림, 초코렛이 맛있다고 한다.

 

 

 

 

 

 

 

 

 

 

 

 

 

 기타이치 가라스 공방거리를 나와 시로이 코이비토파크로 간다.

과자와 동화의 나라, 시로이 코이비토파크

입구의 정원에서 매시 정각과 30분에 열리는 인형극을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과자와 초코렛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곳

이쁜 조형물들

2층의 전시실에는 아톰 인형과 스누피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런 전시물들을 보면서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떠올렸다.

자신의 취미생활에 열정을 다하는 일본인들

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의 열정을 다 바친다.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멤버 전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체크하고,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예 한국어을 배워

직접 드라마를 본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국 드라마를 더빙으로 방송을 하였는데,

일본 사람들의 원성으로 지금은 더빙 대신 자막으로 방송을 한다고 한다.

오타쿠 문화는 한국의 가수나 드라마 뿐만 아니라,

재즈, 백제사, 야구, 만화, 애니메이션 등등

그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열배는 잘 산다는 것은 알면서도

일본의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더 다양하고 깊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오타쿠 문화가 이룬 일본 문화의 다양성

정원도 이쁘게 잘 꾸며져 있다.

동화 속 이야기들을 예쁘게 꾸며놓았다.

과자의 집, 나무 위의 집, 강아지 모형 등등...

동화의 나라, 시로이 코이비토파크

동화의 나라를 나와

눈축제로 유명한 북해도 최대의 시민공원 오오도리 공원으로 간다.

 

 

 

 

 

 다음달에 열릴 눈축제 준비로 바쁘다.

날이 어두워져 공원 대신 시계탑 전망대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간다.

전망대에서는 사방으로 삿뽀로 시가지가 보인다.

어둠이 내려앉고 불을 밝힌 삿뽀로

도시 주위의 높고 낮은 산들

바다는 멀어서 그런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로 공원 형태의 오오도리 공원

북해도 온천지구도 그렇고, 삿뽀로도 그렇고 나무들이 많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키 큰 나무들

그런 나무들을 보면서 다음에는 한여름에 북해도에 와야지 하는 생각이 또 든다.

전망대를 내려와 이번에는 지하 상가지대를 돌아다닌다.

상점들로 이루어진 지하상가

상가와 상가 사이의 폭이 넓다.

서점, 옷가게, 편의점 등등

저녁시간이라 퇴근길을 서두르는 시민들과 관광객들...

다시 위로 올라온다.

눈 쌓인 공원, 공원 주위에는 치우느라 쌓아놓은 눈들이 집채를 이루고 있다.

버스로 돌아와 저녁을 먹을 아사히 맥주공장 앞의 식당, 무한 대게집으로 간다.

난 대게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일이 까먹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게가 차서 까기도 힘들고 맛도 별로라고 투덜거리신다.

대게 대신 와규 샤브샤브에 소주 몇 잔 마신다.

식당을 나와 이번 여행 마지막 밤을 묵을 호텔, 티마크 호텔로 간다.

시내 중심가의 호텔

호텔방에 짐을 내려놓고 다시 호텔을 나와 샷포로 시가지로 나온다.

커다란 백화점, 삿포로의 중심가, 명동

도로 한쪽에는 전선으로 이어진 전차가 지나간다.

난 개인적으로 전차가 다니는 도시는 무조건 낭만적인 도시로 보인다.

빡빡한 도시 생활에서 지면을 다니는 전차는 조금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보인다.

실장님이 핸드폰으로 동키호테 가게를 알아보고 그 곳을 찾아간다.

시내의 많은 사람들

오늘이 성인의 날 저녁이라 그런지 거리에는 젊은 사람들이 무척 많다.

어렵게 동키호테를 찾아간다.

많은 상품들을 싸게 파는 가게

그래서 그런지 가게 안은 말 그대로 도깨비 시장이다.

발 디딜 틈도 없는 곳

한국 사람들, 중국 사람들...

보통 중국 사람들이 상품들을 싹쓸이 한다고 비난을 하곤 했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바구니에 상품들을 가득 담은 한국인들

나도 내 동생이 카톡으로 보내준 물품들을 찾아 바구니에 담는다.

보족시간, 화장품, 토모야 라유, 토스트 스프레드 등등

처음에는 사 올 물건이 없다더니,

사 올 물품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투덜거렸더니,

내 동생이 그럼 비행기까지 타고가서 그냥 맨손으로 올 것이냐고 호통을 친다.

항상 내 앞에서 당당한 내 동생

나는 복잡하고 정신이 없어 사고자 하는 물품들을 못 찾았는데,

김선생님과 영식이가 여기저기 물어보고, 돌아다니면서

내가 사고자 하는 물건들을 구해준다.

고마운 김선생님, 영식이

가게를 나오면서 실장님께 가게 이름이 왜 동키호테라고 물어보니까

실장님이 일본 가게치고는 물건 진열이 복잡하고

사람들도 많아 일본보다는 중국 가게 같아서

일본에서는 괴짜인 동키호테로 이름을 지었을 것 같다고 말씀을 해 주신다.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된 일본가게에 대한 반격, 동키호테

동키호테를 나와 다시 호텔방으로 오고,

어제와 엊그제처럼 일본 과자들로 소주를 마신다.

여행 마지막 날 밤이라 그런지 술은 금방 바닥이 나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다시 거리로 나선다.

11시가 넘은 시간

호텔 주위로는 야한 그림이 그려진 가게들과 술집들이 보이고...

환락가 삿포로

김선생님은 돈을 빌려줄테니, 좋은 곳에 다녀오라고 말씀을 하신다.

원래 이런 곳들을 좋아는 하는데,

말도 안 통하고, 가격도 비쌀 것 같고, 바가지 걱정도 들고...

이런저런 생각에 김선생님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음에 북해도에 온다면 미리 정보와 돈을 충분히 가져와야겠다.

삿포로의 밤거리

거리는 빙판이라 조심조심 걸어야하고...

도로와 인도 사이에는 눈이 엄청 많이 쌓여있다.

조심조심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조그만 라멘가게가 보여 안으로 들어간다.

조그만 식당

요리하는 곳에는 세사람의 요리사가 있다.

작아도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시나 보다.

미소라멘과 매운라멘을 시켜 먹는다.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

일본 북해도에서의 마지막 밤

가이드님의 말씀대로 뜨거운 물을 부어 먹으니,

짜지 않고 맛있다.

기다란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음에도 그리 느끼하지 않다.

라멘천국 일본

라멘에 아사히 맥주를 마시면서 부족한 알콜을 메꾼다.

자정이 가까워져서야 가게를 나온다.

호텔방에 들어와 대충 씻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