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김건모의 "헤어지던 날"을 듣고...

자작나무1 2012. 11. 25. 13:48

 

 

 

 김건모의 "헤어지던 날"을 듣고...

 

10여년전 저는 어떤 여자친구와 사귀었습니다.

반년 가까이 서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집에도 찾아가고...

노래방도 가고...

집에서 가까운 백련산에도 올라가고...

 

그러던 어느날 느닷없이 다툼이 찾아왔습니다.

유진상가 2층의 다방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리 제 이야기를 말해도

그녀는 제 말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작은 오해의 씨앗은 감정 싸움으로 변하고...

거기에 자존심 싸움까지...

결코 해서는 안될 말들이 오가고...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을 찾아오지도

삐삐를 치지도 말라고

똑바로 이야기하고

다방을 나가버렸습니다.

 

다방을 나온 저는

한여름

쏟아지는 장마비를 맞으면서 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무악재를 넘고 서울역을 거쳐

만리동 고개를 넘어 공덕동까지...

하루종일 비가 쏟아지고...

그렇게 울먹이며 걸어가던 길

어느 가게에서 크게 틀어놓은 노래.

김건모님의 "헤어지던 날"

저는 그 가게 앞에서 감정의 끈을 놓치고

엉엉 소리를 내어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