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선풍기를 연속으로 틀어놓고 잠을 잤는데,
요즘은 새벽녘에 찬 기운에 저도 모르게 잠에서 깨어나는 바람에
밤에 잘 때는 선풍기를 예약으로 해놓고 잠을 잡니다.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와 안 좋은 담배를 필 때,
풀섶 이곳저곳에서 풀벌레 소리가 우렁차게 들립니다.
여름에도 풀벌레 소리가 없지는 않았지만,
비가 내리고, 처서가 지나면서
새벽녘의 풀벌레소리가
더욱 커지고 맑아지고, 청아하게 들립니다.
한층 차가워진 새벽 공기를 타고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는
가을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슴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낮에 일을 하다가 쉴겸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한여름과는 달리 선선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얼마 안 되는 그늘에 찬기운이 묻어나고,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하늘을 쳐다보면 맑은 하늘을 바탕으로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맑은 하늘에 선선한 바람
한낮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가을은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은 긴 장마에 무더위로 참으로 힘든 계절이었습니다.
그런 여름이 힘들고 괴로웠던 만큼
앞으로 다가오는 가을이 그립고 그립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빨갛고 노란 단풍이 곱게 곱게 물드는
맑고 청명한 계절에 절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가을이,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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