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검은 연탄 이야기(넷)

자작나무1 2014. 11. 9. 08:09

 검은 연탄 이야기(넷)

 

 이번에도 고등학생때의 일입니다.

그때 제 친구들은 공부는 못했어도,

하긴 하지 않았어도 머리는 참 좋았어요.

한마디로 잔대가리의 대가들이었어요.

시험을 볼때 수학문제는 보기를 일일이 대입하여 정답을 찾았고,

영어는 영어단어만 외우면 문법을 몰라도 70점은 맞을 수 있다고 했어요.

실제로 저는 500원짜리 단어장만 달달 외워서

70점을 맞은 적도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성문영어에 맨투맨이며...

영어공부에 고생할때

저와 저희 친구들은 조그만 단어장안의 영어단어와 숙어를 외우는 것으로 끝이었어요.

 

 또한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친구들은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너는 왜 공부를 안하느냐, 성적이 왜이리 이 모양이냐 혼을 내시면

어릴적에 연탄가스를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대답을 했어요.

그 당시, 연탄가스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이었는지 아시는 어른들이나 선생님은

우리의 대답에 더이상 뭐라고 말씀을 하시지 않았어요.

친구들끼리 이야기할때에도

어렸을때 연탄가스를 마시지 않았다면

서울대는 못가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뻥을 치곤 했어요.

솔직히 저는 연탄가스를 마신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고등학생일때에는 친구들을 따라 그렇게 말하곤 했어요.

따라쟁이 저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래서 저는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따라쟁이였어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서

저의 마음은 앞으로 다가올 추운 겨울이 아니라

제가 고등학생 3학년 당시의 겨울에

자꾸 마음이, 눈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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