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박2일 담양, 광주여행기... 둘쨋날... 광주 양림동 문화유산탐방(7.20)

자작나무1 2015. 8. 3. 21:22

 1박2일 담양, 광주여행 이틀날

모텔에서 일어나 TV를 켜고 KBS 영상앨범 산을 본다.

오늘의 산행지는 중세의 도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동유럽의 보석,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중세도시처럼 플리트비체 국립공원도 아름답다.

수없이 많은 폭포와 호수

요정이 사는 산

폭포와 호수를 구경하면서 산책로를 따라 트레킹을  즐기는 모습

한동안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푹 빠진다.

 

 영상앨범 산을 다 보고 씻고 모텔을 나온다.

일요일 아침시간

어젯밤에는 많은 젊은이들로 복잡했던 충장로 거리가 한산하다.

골목 끝으로 삐죽 올라간 첨탑의 교회가 인상적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한 십자가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내가 찾아간 곳은 교회가 아니라 성당이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호남동 성당

붉은 벽돌건물에 반듯하게 올라간 폼새가 무척이나 단정하다.

단아한 멋을 풍기는 건물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옷을 말끔히 차려 입으신

신도님들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신다.

성당 주위를 사진을 찍고 성당을 빠져 나온다.

히딩크 호텔 앞의 24시간 영업하는 나주곰탕에 들어가

아침으로 곰탕을 먹고...

호텔 옆에 정율성 선생님 생가 안내문이 있어 찾아가 읽어본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한겨레 신문사에서 나온

발굴 한국현대사 인물에서 읽었던 정율성님의 생가

고국이신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중국에서는 조선족 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사람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중국인민해방군가의 작곡가

정율성 선생 생가지를 나와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양림동으로 간다.

광주천 위의 다리를 건너자 양림동이 나오고...

호남동 성당처럼 골목 가운데 높다란 교회건물이 보여

그 교회건물이 내가 찾고자 하는 양림동 교회이겠구나 하면서

양림동 교회를 찾아간다.

 

 

 양림동 교회도 좀 전의 호남동 성당처럼 반듯하게 세워져 있다.

멀리서 첫눈에 보아도 만만치 않았을 교회의 내력이 읽혀진다.

주변의 정원수들도 잘 가꾸어져 있고...

양림동 문화유산탐방은 양림동 교회로부터 시작한다.

교회 뒷편에는 더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

오원 기념각이 있다.

 

 

 

 

 오원 기념각을 나와 건너편의 어비슨 기념관으로 간다.

양림교회 주변은 이렇게 예전의 목사님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여행 중에는 무조건 부지런한 것이 능사가 아니다.

내가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어비슨 기념관도,

내가 갈려고 했던 어비슨 카페도 문이 닫혀 있다.

특히나 어비슨 카페 앞은 많은 화분들로 잘 꾸며져 있어

내심 그 안도 예쁠 것 같은데...

문이 닫혀 있어 무척 아쉽다.

어비슨 기념관을 지나쳐 이장우, 최승효 가옥을 찾아 걷는다.

큰 도로가 나오고, 위에 이장우, 최승효 가옥 안내 방향이 나와

다시 그것을 보고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골목 안쪽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카페가 보여 안으로 들어가 시원한 냉커피를 마신다.

어제는 그런대로 돌아다닐만 하였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덥다, 찐다.

남도 광주의 여름

 

 

 

 

 카페 안은 한쪽 벽면에 많은 사진들이 걸려있고,

아래에는 예전 사진기들이 놓여있어 사진카페 같다.

이 카페 사장님도 무척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카페를 나와 이장우, 최승효 고택을 찾아간다.

시원한 냉커피를 마셨슴에도 더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골목길을 통해 이장우, 최승효 고택 앞에 섰는데,

두 곳 다 문이 닫혀 있다.

아니 이럴수가...

양림동 문화유산탐방을 하면서 내가 제일 기대했던 곳이

전국에서도 정원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최승효 고택이었는데...

이럴 것이라면 골목 앞에 고택은 개방하지 않는다는 안내판이라도 세워 놓지...

나도 그렇지만, 나와 함께 골목길을 들어왔던 아이들과 아이들의 엄마가 더 아쉬워한다.

그런 사람들의 아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골목 한켠 담장 위에는 능소화가 무더기로 피어 있다.

여름 햇살을 다소곳이 받고 있는 여름꽃

 

 

 최승효, 이장효 고택을 나와 도로를 건너 다형카페 앞에 이른다.

다형카페는 다형 김현승님을 기리는 무인카페이다.

그런데 이 카페도 영업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카페 주변으로는 김현승님의 소개와

김현승님이 자신을 빨간 까마귀로 보았다고 해서

벽에 검은 까마귀와 빨간 까마귀가 그려져 있다.

빨간 까마귀... 시인이라서 생각하시는 것이

보통 사람들하고는 많이 다르신 것 같다.

 

 

 다형카페를 지나 언덕길을 오른다.

언덕 위에는 새집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고

벽에는 김현승님의 시가 걸려 있고,

벽 앞에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의자가 놓여있다.

그 의자들을 보면서

지난번 인천 송림동에서 보았던 예쁜 평상이 떠올라진다.

 

 

 

 언덕길은 산과 접해 있고...

산 입구에는 양림동 호랑가시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안으로는 게스트 하우스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산 아래의 집들

다음에 광주에 오면 이 곳에서 자야지 맘 먹는다.

도심 숲속에서의 하룻밤

게스트 하우스 건너편에는 커티스 메모리얼 홀이라는

옛 교회건물이 나오고...

그 건물이 수피아 여고에 속해 있다.

 

 

 광주 양림동 문화유산 탐방길

그 길은 대구 근대로의 길처럼

교회와 선교사 사택으로 이루어진 길이다.

우리의 근대화가 우리 스스로 이룬 근대화가 아니라

외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근대화라

근대화 골목에도 우리가 내세울만한 우리의 것은 없다.

고작해야 그 당시의 옛집 몇 채

초라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근대화

그 길을 걸으면서

그 당시 우리나라의 쩔쩔매면서 근대화의 뒷꽁무니를 따라가는 모습이

웬지 서글프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근대화... 어정쩡함

커티스 메모리얼 홀을 지나 산길을 오른다.

 

 

 산길을 얼마간 오르니까 넓은 평지에 옛건물 한채가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산 아래 이런 서양식 건물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고...

이 건물을 보면서

일제시대 서양의 선교사들이 조선의 여름을 이겨내기 위하여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지리산 노고단, 그 높은 곳에 별장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졌다.

그러고 보니, 대구나 광주의 선교사 사택은 언덕 위에 있다.

어쩌면 그 당시 조선인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그들만의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요성도 있었을 것 같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을 지나 산길을 또 오른다.

오르는 길 옆에는 서양 선교사들에 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양림동 문화유산탐방길은 이렇게

그 당시 선교사들의 활동을 읽고 배우는

또 다른 학습의 길이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양림동 문화유산탐방길은 성지의 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양림동 자체가 성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양림동 공원 정상에는 선교사 묘역이 있다.

우리와는 다른 서양 선교사들의 묘역

이국적인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해서

고국이 아닌 한국에 묻힌

파란눈의 한국인들이 떠올라져서

좀 더 겸허한 마음이 든다.

또 하나,

다음에는 합정동 절두산 성지에 가봐야지 맘 먹는다.

 

 

 양림동 공원을 내려와 호남신학대학을 거쳐 도로를 건너 사직공원으로 간다.

사직공원 나무그늘 아래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쉬고 계시고...

키 큰 나무들 쳐다보면서 공원 정상의 새로 생긴 전망대에 오른다.

사직공원 전망대

그 이름에 걸맞게 전망이 일품이다.

구름을 이고있는 무등산과 광주 시가지가 잘 조망된다.

어제 전망대에서는 흐린 날씨라 광주 시가지를 제대로 내 사진기에 담을 수 없었는데,

오늘은 날이 맑아 맑은 전경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사진을 찍으면서 제주는 한라산이라면,

광주는 무등산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평등의 산, 무등산

어머니의 산, 무등산

 

 

 

 

 

 

 

 

 

 전망대를 내려와 양편으로 나무들이 우거진 도로를 따라 내려가고...

중간에 사직공원이 있다.

사직단은 왕궁이 있었던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광주에도 사직단이 있다.

다만, 그 규모가 서울의 사직단에 비해 반의 반 정도이다.

그래서 웬지 사직단이 귀여워 보인다.

주변에 나무들이 울창해서 그런지 새소리도 많이 들리고,

처음 본 새들도 자주 보인다.

 

 사직공원을 내려선다.

건너편에는 광주향교와 광주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오늘은 너무 많이 보고 돌아다녀서 사직공원으로 마무리를 해야지 맘 먹는다.

다음에 광주에 오면 광주향교와 광주공원에 가봐야지...

광주천을 지나 다시 충장로 거리에 선다.

점심시간이라 밥 먹을 식당을 찾는다.

이번에는 백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가까운 식당, 보성녹차 돼지한우집에서 삼겹살을 먹는다.

이 집은 특이하게도 맑은 국물의 선짓국과 계란 후라이 두개가

반찬으로 따라 나온다.

삼겹살과 푸짐한 반찬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광주천을 건너면서 눈여겨 본 꽃집을 겸한 카페로 찾아들어간다.

 

 

 카페 안에 화분들이, 식물들이 많아

카페가 화분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푸른 잎과 알록달록한 꽃들...

이곳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푸르름이 가득한 카페에서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고 나와

큰 도로를 건너 금남로4가 택시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광주역으로 간다.

아직까지 기차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아

역 앞의 의자에 앉아 사이다도 마시고,

집에서 가지고 온 책

고양시 중남미문화원 설립자이신 홍갑표님의 "지금도 꿈을 꾼다. 태양의 열정으로"를 읽는다.

기차시간에 맞춰 역 안으로 들어가고

용산으로 가는 ITX 새마을호(15:10)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