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때 작은집 식구들이랑 김포공항에서 만나 상해 홍차오행 동방항공(19:50)을 타고 상해로 왔다.
공항에서 상해에 사는 내 동생을 만나 내 동생이 미리 준비해 둔 자가용 2대를 이용해 내 동생이 사는 천안호원아파트로 왔다.
이번에 내가 상해에 온 이유는 물론 여행이 목적이겠지만,
또 다른 목적은 내 동생의 겨울 옷과 이번 가을에 담근 김장김치를 옮기는 일이었다.
그래서 지난 5월처럼 큰 짐이 5개나 되었다.
그에 따라 1인에 짐 2개씩이어서 인원이 많이 필요했고,
그래서 겸사겸사 작은집 식구들도 모두 오게 되었다.
내 동생이 사는 아파트에서는 이미 열흘 전에 김치를 가지고 오신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가 미리 준비해 두신 만두로 늦은 저녁을 먹고,
짐과 김치를 정리한 후에 자정 가까이에 잠자리에 들었다.
내 동생의 작은 아파트에서 침실과 마루에서 여섯식구가 잤다.
내 동생은 아래층의 친구집에서 자고...
작은집에서 일곱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서 여행 첫날밤을 보냈다.
아침에 천천히 일어난다.
씻고 어머니와 작은엄마가 차려주신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나서 사촌동생이랑 내 동생 아파트 주변으로 아침산책을 나간다.
지난 5월에는 어머니랑 아침산책을 다녔는데...
아파트 주변의 화단에는 푸른잎을 달고있는 나무들이 보인다.
이번 겨울의 상해여행을 준비하면서 푸른 잎을 매단 나무들이 아닌,
앙상한 가지의 겨울나무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내심 들었는데,
그게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다.
지난 5월 중국 상해여행에서 가장 보기 좋았던 것 중의 하나가 상해 도심의 풍성한 나무들이었다.
남국의 도시, 상해의 모습이기도 하고...
화단의 나무들은 이름들은 잘 모르겠지만,
제주에서 많이 보았던 나무들 같다.
홍가시나무, 녹나무 등등...
아파트를 나와 도로변에 서니 이곳에서도 풍성한 잎을 달고있는
가로수들이 보인다... 반가움
나의 중국 상해, 소주여행은 이렇게 나무여행으로 시작한다.
많은 차들과 자전거, 오토바이가 지나다니는 도로를 따라 한인촌 방향으로 걷는다.(홍화로)
지난번에 어머니와 함께 갔었던 오래된 수로를 지나 한글 간판들이 어지러이 붙어있는 한인촌 상가를 구경한다.
지난 5월달에 빵과 우유를 샀던 W마트를 지나고 그 옆에는 꽃다방이라는 찻집이,
지난번에 보지 못했던 찻집도 보인다.
한인상가지대를 둘러보고 다시 내 동생이 사는 천안호원 아파트로 되돌아온다.
돌아오는 길, 오늘이 성탄이라서 그런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시끄럽게 폭죽소리가 들린다.
시끄러운 중국, 중국인
내 동생이 사는 집에 들어와 어머니, 작은엄마, 내동생은 어젯밤에 이어 짐정리를 하시고,
나는 주방 탁자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면서 어젯밤과 오늘 아침의 여행기를 쓴다.
아침으로 육개장, 점심으로 잡채밥을 먹고, 각자의 짐을 챙겨 내 동생의 아파트를 나온다.
아파트 입구의 9호선 성중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우리 가족이 나흘 동안 머물 호텔을 찾아 세기대도역으로 간다.
세기대도역을 나와 큰 도로와 넓은 인도, 무성한 가로수길을 따라
Ka CEO Hotel을 찾아간다.
1층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우리 가족이 배정받은 방 32층으로 올라간다.
방에 들어가 온 가족이 단체사진을 찍고,
다시 각자의 짐을 정리하고 간단히 빵과 과일을 먹은 후에, 여행 둘쨋날 일정을 시작한다.
늦은 시간의 여행 시작
다시 세기대도역으로 가서 2호선 전철을 탄다.
세기대도역은 2,4,6,9호선 전철을 탈 수 있는 곳이고,
그래서 이 역 근처에 호텔을 미리 잡은 것이다.
2호선 세기대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인민광장역으로 간다.
지난 5월 갔었던 인민공원이 있는 인민광장역을 나와 건너편의 남경동로로 간다.
남경동로도 지난 5월에 지나간 곳이다.
5월 1일 노동절, 숨막히 듯이 밀려오는 인파와 함께 남경동로를 통해 외탄으로 갔던 일
황포강을 앞에 두고 인의 장막에 막혀 황포강을 보지 못했던 일
오늘은 그 때에 비해 남경동로에 사람들이 많지 않다.
어머니 말씀처럼 성탄절이지만, 중국은 한국처럼 휴일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남경동로에 사람들이 적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은 중국
외탄방향으로 걷다가 내 동생의 제의에 따라 꼬마버스를 타고 간다.
도로 중앙의 나무들, 빨간열매를 달고있는 먼나무도 보인다.
지난번에 보았던 길 옆의 카페,
그곳은 카페가 아니라 피자와 맥주를 파는 곳이었다.
꼬마버스를 내려 큰 도로를 건넌다.
도로 옆으로 커다란 신세계 백화점이 보인다.
지난번에 화장실을 찾아 신세계 백화점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있었는데,
천정 높이 올라간 엘리베이터가 장관이었던 고급 백화점
그 백화점이 우리나라 삼성이 운영하는 신세계 백화점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대단한 삼성, 신세계 백화점
고풍스럽고 웅장한 근대유럽의 건물들이 보이고...
외탄이 가까워졌다.
건너편의 동방명주와 주변 고층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외탄의 건물들을 내 사진기에 담고, 황포강 앞에 선다.
지난 5월에 이어 두번째 보는 황포강
누런 황톳물에 커다란 화물선이 끝없이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옆의 작은 아버지는 그런 모습들이,
넓은 강을 화물운송통로로 이용하는 모습이 조금은 부럽다고 말씀을 하신다.
한강에서는 환경오염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말씀도 함께 하신다.
몸은 중국 상해에 계시면서도 마음은 한국에 계시는 작은 아버지의 말씀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강 건너편의 푸동의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시고...
우리 가족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순수한 중국의 자본과 중국의 기술로 만들어진 중국인의 자부심, 동방명주
옆의 커다란 건물 위에 설치된 시계탑에서는
15분, 30분, 45분, 정시 마다 종소리가 울린다.
낮고 묵직하고 고운 종소리
외탄의 근대유럽건물들을 다시 사진을 찍으면서 이른 저녁을 먹을
중국음식집, Shanghai Grandmother을 찾아간다.
이 식당도 지난 중국 상해여행 시 둘쨋날 저녁에 왔던 식당이다.
특히 한국 여행객들이 많았던 식당
특히 게요리와 새우요리가 맛있었던 집이다.
우리가 일찍 가서 바로 자리에 앉아 음식을 시킨다.
게요리와 새우요리, 마파두부와 동파육을 시킨다.
간장으로 조리한 게와 그와 함께 볶아온 게 안의 밥
간장에 조린 동파육도 맛있다.
어머니와 작은 엄마는 기름이 너무 많다고 기겁을 하시는데,
나는 맛있다고 한 접시 더 주문을 한다.
옆의 내 동생은 동파육이 소동파와 관련된 유서깊은 음식이라고 이야기해준다.
우리가족들의 중국여행 안내자겸 중국문화해설사, 내 동생
거한 저녁을 마치고 식당을 나온다.
요즘 내가 읽고 있는 허세욱 교수의 "중국인, 중국문화 에세이"에서
'중국은 음식, 한국은 의복, 일본은 집'이라는 글이 떠올라진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땅 위의 책상과 의자, 물 위의 배만 빼고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중국인들, 중국인들의 음식문화
식당을 나와 다시 황포강으로 가서 어두워진 밤하늘을 배경으로
화려한 조명의 동방명주와 푸동 일대를 감상하고...
동방명주 뒤로 조그만 보름달도 보인다.
우리 가족들은 생애 최고의 성탄을 보내고 있다.
황포강을 나와 아까보다 더욱 사람들이 많아진 남경동로를 거슬러 올라간다.
상해시민들이 퇴근 후에 성탄을 보내기 위해 외탄으로 몰리는 것 같다.
외탄은 지난번에 다녀온 곳이었는데,
내 동생과 작은집 식구들이 상해에서 외탄이 제일 좋았다고 해서 일부러 또 찾아온 것이다.
남경동로 중간의 남경동로역으로 들어가서 2호선 전철을 타고
우리 가족들이 사흘 동안 묵을 호텔이 있는 세기대도역으로 간다.
퇴근시간과 겹쳐 지하철 안은 만원이다. 지옥철
세기대도역에서 내려 편의점에 들러 생수 2통과 콜라와 맥주를 사고
Ka CEO Hotel 32층으로 올라간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부리나케 커피를 타 마시고
씻고 거실의 탁자에 앉아 오늘 오후의 여행기를 오전에 이어 쓰기 시작한다.
중국 상해, 소주여행
여행을 하고 여행기를 쓰고
다시 여행을 다녀오고 여행기를 이어쓰는
여행과 여행기를 반복적으로 이어쓰는 그런 여행이다.
이번 4박5일 중국 상해, 소주 가족여행 둘쨋날은
지난 5월 6박7일 중국 상해여행 둘쨋날과 일정이 겹치는 여행이었고,
그래서 여행 중에 지난 5월의 6박7일 중국 상해여행 둘쨋날이 자주 떠올라지는 그런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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