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남기님의 마지막 추모 집회를 다녀와서...
어젯밤에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故백남기님의 마지막 추모 집회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11월 광화문 앞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물대포의 직접적인 조준사격으로 쓰러지신 故백남기님.
쓰러지셔서 오랫동안 서울대학병원 입원실에서
혼수상태에서 누워만 계셨던 백남기님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뒤로한 채
대학시절 학생회에서 데모를 많이 하셨던 분이라
순수한 의미의 농민이 아니라는 정부와 일부 사람들의 궤변
돌아가신 이후에는 가족들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하겠다는 정부와 경찰의 집요한 집착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 정부의 첫번째 의무이자
정부의 존재이유인데,
그런 상식조차 쉽게 무시하는 정부
1년 동안 서울대학병원을 찾아오셔서
추모 집회와 부검을 못하게 하기 위하여
밤새 자리를 지켜 주셨던 많은 농민들과 시민들
추모 집회 내내 일년 동안 한번도 이곳에 와보지 못 했다는
자책감에,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차분한 사회자님의 진행
우리들의 애국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 전에
사회자님의
살아 남은 자가 살아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씀
제3정당 관계자들의 발언과
따님이신 백민주화님의 아버지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이소선 합창단은 마이크도 없이
합창을 불렀습니다.
제가 이소선님을 무척 존경하고 있는데,
이소선 합창단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어두운 밤
합창단의 경건하면서도 힘찬 노래들은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쟁위원장님이 나오셔서
이곳에서 일년 동안 자리를 지키시면서
낯은 모르지만,
자신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자신에게도 뜻 깊은 시간들이었다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추모 집회 내내
나는 백남기다,
우리가 백남기다는 뜻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깨달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추모 집회 내내 느꼈던 엄중하고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
이제까지 집회에 여러번 참석하였는데,
어제의 집회는 그런 분위기 때문에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배움,
저에게는 배움과 감동이 큰 집회이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사회현실에 대한 고민들로 괴로워하시지 마시고
평안한 생활을 누리시기를...
서울대학병원을 나와
창경궁 앞 버스정류장에서
온수역으로 가는 160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내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백남기다.
우리가 백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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